알지만 쉽게 실천하진 못하는 것
우리 기업들은 빠른 속도와 강한 실행력으로 유수의 선진 기업을 따라잡고, 글로벌 경쟁력을 키워가며, 성장해 왔습니다. 당연하게 목표가 명확하니까 값싼 노동력, 우수한 인재를 기반으로 한 성장 모델은 거칠 것이 없어 보였습니다.
그런데, 어느새 자신의 앞에 선구자, 경쟁자가 거의 보이지 않게 되는 동시에, 스스로 어젠다 세팅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당장 무엇을 먼저 해야 하는지, 내 속도가 빠른지 느린지, 이 방향이 맞는지 틀린지도 모르는 입장이 되어버렸죠.
당연히 타깃이 애매하니까, 과거에 따라잡기 식, 속도 중심의 성장은 한계에 부딪히게 되었습니다. 속도보다 방향이, 행동보다는 작전이 중요한 위치가 되어버린 거죠.
선두 그룹이 겪어야 하는 숙명임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일하던 방식을 유지하고 있다면, 이미 커져 버린 몸집에 맞지 않는 행동을 하는 셈이 되겠죠.
일할 때도 동일한 상황에 처합니다. 일의 순서가 있는데, 그걸 무시하고 빨리 결과를 보려고 액셀러레이터를 밟는 거죠. 뭔가 자신이 주제를 정해서 일을 해야 하는데, 자신이 없으니까 레퍼런스를 찾습니다. 경쟁사에서 했던 일을 찾습니다. 자신의 상황과 회사의 상황과 맞는지, 틀린 지는 상관없습니다. 설득하려면 남들도 하고 있으니까 우리도 해야 한다고 설득하기도 쉽죠.
그런데, 모든 일에는 순서가 있습니다.
가장 먼저, 어떤 일을 할 때는 일의 지향하는 바가 무엇이고, 최종적으로 무엇을 얻고자 하는가를 생각해야 합니다. (Why)
이후에 그것을 위해서 내가 해야 할 과업은 무엇인지를 결정해야 합니다. (What)
마지막으로 어떻게, 누구, 언제 해야 하는지를 생각해야 합니다. (How, Who, When …)
컨설팅을 할 때도 동일합니다.
먼저 달성하고자 하는 목적을 명확히 합니다. 그것 대비하여 현 상황의 문제를 파악합니다.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를 우선순위를 기준으로 분류를 합니다.
선별한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을 설계합니다.
구체적으로 해결하는 계획을 세웁니다.
마지막으로 실행을 합니다.
그런데, 일의 순서를 선/후 관계없이 지르다 보니 이런 질문들이 나오게 됩니다.
경쟁사는 어떻게 하고 있느냐
네가 하고 있는 효과는 뭐냐, 진짜 효과가 있는 거냐?
경쟁사는 왜 하고 있느냐
언제 효과가 나오느냐
이걸 왜 하고 있는 거냐
이 방향이 맞는가
달리다 보니까 뭘 하고 있는 건지 고민하게 되고, 진정 이 길이 맞는지 고민하는 거죠.
일에도 순서가 있습니다.
급하다고 하여 음식이 익기 전에 먹을 수 없고, 주춧돌을 뽑아서 기둥을 세울 수 없습니다.
Image by Gerd Altmann from Pixab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