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티태스킹의 폐해
나에게 주어진 시간이 가장 소중한 자원 중 하나라는 점은 누구나 인정을 하겠지만, 집중력 자체를 소중하고 희소가치가 있는 자원이라는 점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회사는 일하는 개인에게 시간을 돈 주고 산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정확히 말하면 회사는 개인이 발휘할 수 있는 집중력을 돈을 주고 산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 자원을 가지고 자신의 과업을 해결할 때, 회사는 그 대가를 지불하는 셈이죠. 그래서, 회사에서 아무것도 안 하고 멀뚱히 앉아 있는 경우는 자신의 역할을 못하는 겁니다. 반대로 짧은 시간을 일하더라도 자신의 집중력을 완벽하게 사용하여 기대되는 과업을 완성한다면 칼퇴근을 하던, 일찍 집에 가던 자신의 몫을 다한다고 볼 수 있죠.
그렇게 발휘되는 집중력은 사람이 가지고 있는 능력의 집합을 활용하여 만들어집니다. 그래서 집중력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멀티태스킹이 가능한 경우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물건을 나르면서 음악을 듣는 행위, 실내 자전거를 타면서 책을 읽거나, TV를 보는 행위 등 서로 상충되는 경우가 많지 않은 선에서 멀티태스킹이 가능한 경우가 있습니다.
그런데, 반대로 사용하는 능력이 겹쳐지면서 멀티태스킹 자체가 집중력 저하로 이어지고 결국 생산성 저하로 연결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기획 업무를 담당하는 A 씨가 계획을 세우기 위해서 고심하고 있는데, 한쪽에 TV를 틀어놓거나, 온라인 쇼핑을 하는 경우를 생각해 볼까요? 이 경우는 시각, 지각력이 서로 상충이 되기 때문에 당연하게도 둘 다 일이 제대로 되지 않을 겁니다.
책을 읽으면서 전화통화를 하는 행위도 동일하죠. 얼핏 보면 전화는 언어, 청각을 사용하고 눈으로 책을 보기 때문에 서로 상충되지 않을 것 같지만 머릿속으로는 전화 내용을 곱씹으면서 말을 하고 있고, 책도 내용을 보더라도 머릿속으로 해석을 해야 하므로 상충되겠죠.
사실상 인간의 두뇌는 하나이므로 멀티태스킹이 불가능합니다. 가능한 경우는 앞서 설명한 것처럼 사용하는 능력이 서로 겹치지 않는 경우가 있겠으나 그리 많지 않습니다. 뭐 이런 경우는 가능할 수도 있겠죠. 음악을 듣거나, 오디오북을 들으면서 설거지를 한다거나, 빨래를 개는 경우, 이런 경우도 실수를 하거나 귀로 듣는 내용에 신경을 못쓰는 경우가 발생합니다.
또는 주기적으로 과업을 스위칭하는 경우인데, 스위칭에 드는 자원, 예를 들어서 스위칭을 통한 집중력 저하가 발생하므로 그다지 효율적이지 않습니다.
멀티태스킹은 불가피한 상황이 아니라면 하지 마세요. 어쨌든 비용이 발생합니다. 그중 가장 큰 비용은 집중력 저하입니다. 만약 멀티태스킹을 하고 싶다면, 자원의 경합이 일어나지 않는 멀티태스킹을 하세요. 사용하는 감각이나 능력을 서로 다른 경우가 그러하겠죠. 또는 정기적으로 스위칭을 합니다. 지루함을 인한 생산성 저하 문제가 있다면 지루하지 않게 정기적으로 스위칭해 줍니다. 비용이 발생하더라도 스위칭의 효과가 크다면 도전할 만합니다.
이렇게 말하면서도 저는 유튜브를 보면서 글을 쓰고 있습니다. 유튜브로 인한 시각과 청각, 글쓰기의 시각과 지각이 서로 경합하면서 집중력을 떨어뜨리고 있습니다. ^^
다음엔 유튜브 보기와 같은 습관의 무서움에 대해서 알아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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