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해서는 토탈 코스트를 구할 수 있을 거란 유혹
모듈러 디자인이 단일 제품에 대한 활동이라면, 그것에 대한 결과를 비용으로 표현하기
어렵지 않을 겁니다. 그런데, 모듈러 디자인은 제품들의 집합, 제품군에 대한 활동이므로
비용 효과를 직접 보는 것은 어렵습니다.
그럼에도 모듈러 디자인 활동을 수행할 때 강조하는 말이 "토탈 코스트(Total Cost) 관점에서 활동을 수행하라"는 겁니다. 이런 말을 할 때마다 반복되는 질문은 "그럼 토탈 코스트(Total Cost)는 어떻게 구하는가?"입니다.
모듈러 디자인에서 토탈 코스트(Total Cost)를 구한다는 건 다양성 비용 (Variety Cost)을 구하는 문제입니다.
다양성 비용은 복잡성 비용 중 하나입니다. 복잡성 비용을 산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했었죠.
다양성 비용 또한 비슷합니다. 다양성 비용만 구하는 건 어렵고, 그마저도 규모가 큰 회사에서는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구한다고 해도 단일 시점 비용 항목을 분석해서도 안되고, 과거 비용부터 분석해야 합니다. 측정하는 비용 항목도 이전과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예를 들어봅시다.
하나의 메뉴를 팔던 식당이 두 개, 세 개 메뉴를 팔면서 추가되는 다양성 비용을 측정할 수 있을까요?
지금처럼 재료비, 인건비 등의 비용 항목으로 표현하면 구하기 어려울 겁니다.
하나의 메뉴를 팔다가, 여러 개의 메뉴를 팔면서 조리, 재고 관리, 레시피 관리에 어려움을 겪으며 잃는 비용을 산출해야 할 텐데 비용 항목에는 나타나지 않는다. 즉, 비용은 발생했으나 분류해 낼 수 없다는 뜻입니다.
그렇다면 토탈 코스트(Total Cost)를 고려하라는 말은 무슨 의미일까요?
토탈 코스트(Total Cost)를 고려하라는 것은 토탈 코스트(Total Cost)를 구하라는 의미가 아니라, 토탈 코스트(Total Cost) 관점을 취해야 함을 의미합니다.
제품 하나에서는 이익을 얻더라도 다수의 제품에서 손해를 본다거나,
설계 관점에서 이익을 얻는데, 생산, 구매 관점에서는 손해를 보는 상황에서
회사 입장에서는 결국 손해를 입는 상황을 피하자는 걸 의미합니다.
모듈러 디자인 활동 중에 자주 있는 상황이 특정 모듈이나 부품의 종류를 줄이려고 하는데,
특정 부품으로 표준화하면 재료비가 올라가는 상황입니다. 여기서 토탈 코스트(Total Cost) 관점을 갖는 건 표준화했을 때 전체 재료비는 올라가지만, 설계 또는 생산 쪽에서의 인건비, 관리비용, 재고비용 등이 감소하여 전체 비용으로 봐서는 떨어지는 지를 검토하는 건 의미합니다. 단순히 재료비, 특정 제품, 특정 부서의 비용만 가지고 활동 전체를 판단해서는 안됨을 의미합니다.
토탈 코스트(Total Cost)는 구할 수 없습니다. 토탈 코스트(Total Cost) 관점을 가져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