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형 AI 시대를 마주한 한 컨설턴트의 솔직한 생각
요즘 제 옆자리에는 아주 똑똑한 주니어 컨설턴트가 한 명 앉아있습니다. 방대한 자료를 순식간에 조사하고, 핵심만 요약해서 정리해 주며, 막막했던 보고서의 초안까지 뚝딱 만들어냅니다. 지치지도 않고, 불평 한마디 없습니다. 네, 바로 생성형 인공지능(AI) 이야기입니다.
업계에서 일하며 최근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이자, 매일 스스로에게 던지는 질문이기도 합니다. 오늘은 이 질문에 대한 제 솔직한 생각을 한번 풀어보려 합니다.
컨설턴트의 일은 수많은 자료를 조사하고, 분석하고, 정리하는 과정의 연속입니다. 특히 프로젝트 초반의 자료 수집과 문서 정리 작업은 양질의 결과물을 만들기 위한 필수 과정이지만, 엄청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해 늘 부담스러운 일이었습니다. 과거에는 이 역할이 온전히 주니어 컨설턴트의 몫이었죠.
하지만 생성형 AI가 등장하며 이 모든 것이 바뀌었습니다. 단순 자료 조사를 넘어 분석 결과까지 도출해 주니, 컨설턴트들은 비로소 단순 반복 작업에서 해방되어 '더 중요한 일'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얻게 되었습니다. 저 역시 최근에 하는 반복 업무의 상당 부분을 AI의 도움을 받고 있고, 그 덕분에 업무 생산성이 극적으로 향상되었음을 체감합니다.
자료 조사와 분석, 보고서 초안 작성까지. 생성형 AI는 컨설턴트의 생산성을 극적으로 끌어올리는, 그야말로 ‘게임 체인저’입니다. 똑똑한 주니어 컨설턴트 한 명과 함께 일하는 기분이죠.
물론 명확한 한계도 있습니다. AI의 결과물은 공개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기에 깊이가 얕거나, 고객사의 내부 데이터를 모르기에 맥락에 맞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직은 딱 ‘주니어 컨설턴트’ 수준의 결과물이라, 고객에게 최종 상품으로 내놓기엔 역부족입니다.
그렇다면 AI는 컨설턴트에게 무해한 ‘파트너’로만 남을까요? 저는 아니라고 봅니다.
지금은 AI가 외부 데이터만 학습하지만, 머지않아 각 기업이 자사의 내부 데이터와 자료를 학습시킨 자체 LLM 엔진을 보유하는 시대가 올 겁니다. 수십 년간의 경영 데이터, 성공과 실패 사례, 내부 보고서를 모두 학습한 AI 컨설턴트가 탄생하는 것이죠.
그렇게 되면 기업들은 더 이상 비싼 돈을 주고 외부 컨설턴트를 고용할 필요가 없을지도 모릅니다. 컨설턴트 없이도, 자신들의 기업에 최적화된 AI에게 24시간 내내 자문을 구하는 환경. 그리고 그 미래는 생각보다 멀지 않았습니다.
AI가 아무리 발전해도 대체할 수 없는 영역이 있습니다. 바로 ‘사람과 사람 사이의 상호작용’입니다.
컨설턴트의 역할은 단순히 문제를 분석하고 해결책을 보고서로 내놓는 데서 그치지 않습니다. 고객을 직접 만나 그들의 진짜 고민을 듣고, 데이터 너머에 있는 복잡한 감정과 상황을 이해하며, 조직 구성원들이 실제로 행동으로 옮길 수 있도록 ‘변화를 이끌어내는’ 일이야말로 컨설팅의 본질입니다.
기계가 아닌 사람이 사람의 마음을 움직여 변화를 이끌어내는 영역, 이것이 바로 AI 시대에 컨설턴트가 지켜야 할 핵심 가치입니다. 기계가 인간을 상대하여 이 모든 것을 완벽하게 해내는 미래는 아직 멀었다고 생각합니다.
정리하자면, 단기적으로 생성형 AI는 컨설턴트에게 엄청난 기회입니다. AI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업무 효율을 높이고, 고객에게 더 깊이 있는 가치를 제공해야 합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현재 업무의 상당 부분이 대체될 것을 각오해야 합니다. AI가 대체하기 어려운 인간 고유의 영역—공감, 소통, 변화 관리, 창의적 통찰—을 고도화하고, AI와 경쟁하는 것이 아닌 ‘공존’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합니다.
결국 AI라는 거대한 파도 앞에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두려움이 아니라, 파도를 탈 수 있는 서핑보드를 준비하는 자세가 아닐까요? 그러기 위해선 끊임없이 새로운 기술에 관심을 갖고, 민감하게 반응하며 스스로를 발전시켜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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