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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표 예쁘게만 만들면 될까요?

기본에 충실한 장표를 만드는 팁

by 심야서점

먼저 이번 글은 일반화되지 않은 개인적인 장표 작성 노하우임을 알려드립니다.

파워포인트로 장표를 만들 때 필요한 스킬에 대한 책은 시중에 많습니다.

어떻게 하면 시각적으로 훌륭하고, 디자인이 뛰어난 장표를 만들 수 있는지 다룬 책도 많습니다.

좀 더 다양한 장표 작성 노하우나 장표 디자인 방법을 알고 싶다면 시중에 파는 책을 찾아서 읽어보실 것을 권해드립니다.


본 글에서는 어떻게 하면 목적에 맞고, 내용이 충실하고, 구성이 탄탄한 장표를 만들 수 있는지에 대해서만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우린 왜 장표를 만들까요?


일반적인 문서라면 워드로 작성해도 되고, 엑셀로 정리해도 될 겁니다.

그런데, 굳이 파워포인트를 이용해서 장표를 만드는 걸까요?

그걸 먼저 생각해봐야 합니다. 그냥 멋 내려고 장표를 만드는 건 아닐 테니까요.


장표는 기본적으로 보고, 교육, 공유 등의 프레젠테이션, 발표를 위한 보조 자료입니다.

장표 자체로 완성되는 문서가 아니라, 장표에 발표라는 행위가 더해져야 완성될 수 있는 보조재라는 의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장표는 설명을 할 수 있어야 하고, 더욱더 듣는 사람을 생각하면서 작성해야 한다는 특징을 갖습니다.


그런데, 간혹 이런 목적을 잊은 채 외적인 이미지에 치우치거나, 설명해야 할 대상은 잊은 채 기계적으로 숙제처럼 작성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장표는 프레젠테이션을 전제로 만들어야 합니다.


애플의 전 CEO인 스티브 잡스는 흡입력 있는 프레젠테이션 스킬로 유명했습니다.

그의 깔끔하고, 간결한 장표 스타일은 그것만으로도 책이 나올 정도로 잘 알려져 있죠.

잘만들어진 장표하면 생각나는 것 중 하나가 잡스의 장표입니다.


그런데, 우리가 볼 때 멋있는 그 장표는 스티브 잡스의 프레젠테이션에 맞는 장표인 겁니다.

스티브 잡스는 CEO이고, 그의 프레젠테이션 스킬이 뛰어나기에 가장 적합한 장표 스타일이 그것이었던 거죠.


모든 사람이 그렇게 만들어서 발표할 수는 없습니다.


그런 스타일은 내가 발표해야 할 목적, 장소, 대상에 안 맞을 수 있다는 것이죠.


그렇다면 짜임새 있는 장표는 어떻게 만들어야 할까요?


1. 가장 먼저 할 일은 장표를 무슨 목적으로 작성하는지 생각하는 겁니다.


보고 용인지, 교육 용인지, 설명 용 인지를 먼저 생각에야 그에 맞는 장표를 만들 수 있습니다.


목적을 알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장표를 발표한 후에 내가 얻고자 하는 가장 이상적인 상황이 무엇인지 생각해보는 겁니다.


예를 들어서, 스티브 잡스의 자신의 신제품을 소개하기 위한 프레젠테이션의 이상적인 상황은 고객이 애플의 신제품에 대해서 궁금해하고, 끌리게 만드는 것이겠죠.


보고라면 보고 대상자의 의사결정이 잘 나오는 것이 이상적인 상황일 것이고,

교육이라면 교육생들이 발표를 듣고 지식 전달이 제대로 됐다고 피드백하는 게 이상적인 상황일 겁니다.


제안이라면 내 발표를 통해서 나의 제안이 채택이 되는 게 이상적인 상황이겠죠.


목적 없는 장표는 심하게 이야기해서 낙서와 별반 차이가 없습니다.


2. 그 다음은 발표 대상자, 발표할 장소, 시간을 파악해야 합니다.


대상자가 임원이냐, 일반 사원이냐, 대규모냐 소규모냐, 특정 부서이냐 부서 무관한 인원 들이냐에 따라서 발표 내용은 달라집니다. 게다가 장소와 시간에 따라서 발표 구성과 분량이 결정될 겁니다.


대략 어떤 스타일로 어느 정도의 분량의 자료를, 어느 수준의 난이도로 난이도로 만들지

생각해둬야 합니다.


3. 발표 목적에 맞는 제목부터 정합니다.


제목은 발표의 주제를 뜻합니다.

제목만 봐도 본 발표를 왜 하는지,

무엇을 얻어갈 수 있는지,

어떤 내용이 나올지 예측이 가능해야 합니다.


이후에 만들어질 장표는 모두 제목에 수렴되어야 합니다.

제목은 작성에 가장 기본적인 가이드라인이 됩니다.


4. 발표 제목에 따라서 스토리 라인을 짭니다.


일반적으로 스토리 라인은 장표 별 제목과 헤드 메시지함해야 합니다.


간혹 스토리라인을 무시하는 장표가 있는데,

무계획이 실패를 계획하는 것이듯 이건 두서 없이 발표하겠다는 것을 장담하는 것과 같습니다.


스토리라인의 요약이 해당 장표의 목차가 됩니다.


스토리라인은 먼저 엑셀로 정리를 합니다.

엑셀로 정리하는 이유는 자주 수정을 해야 하고, 전체 내용을 한눈에 파악하기 위함입니다.


스토리라인에 있는 장표별 제목만 설명해도 발표의 결과에 이를 수 있어야 합니다.

즉, 목차 페이지를 두고도 본 발표를 이끌어 갈 수 있어야 한다는 거죠.

예를 들어서, 고객사 임원 발표인데, 30초밖에 시간을 낼 수 없다면,

제목만 보고 설명을 해서 주요 내용을 전달할 수 있어야 합니다.


수 분 정도만 쓸 수 있다면, 제목과 목차만 설명하여 주요 내용을 좀 더 자세히 설명할 수 있어야 하고,

발표 전체는 들을 시간이 없으나, 일부만 들을 수 있다면, 제목, 목차, 헤드 메시지를 전달해서 내용을 정리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장표를 만들 때 많이 하는 실수 중 하나가 헤드 메시지를 안 쓰는 겁니다.


헤드 메시지가 없다는 건 해당 장표가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와 숨박꼭질 하는 것과 같습니다.


헤드 메시지는 장표의 제목에 대한 답이 됩니다.

예를 들어서, 해당 장표에서 제목을 추진결과라고 적었다면

그에 대한 답을 요약한 내용이 헤드 메시지가 되어합니다.


헤드 메시지가 없다는 건, 해당 장표를 모두 살펴보고 답을 찾아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고, 불친절한 장표라는 꼬리표를 얻는 것과 같습니다.


그리고, 또 한가지 제목과 같이 헤드 메시지는 장표의 일관성을 파악할 수 있는 기준점이 됩니다.

장표 제목이 장표 전체의 일관성을 페이지별 제목이 해당 페이지의 일관성의 척도가 되고,

헤드 메시지는 해당 페이지의 요약이자, 답이자, 하고 싶은 말이 담깁니다.


헤드 메시지가 있어야 장표 내 내용들이 헤드 메시지에 귀속되는 내용인지 파악할 수 있습니다.

보통 한 장의 장표에는 하나의 메시지를 적어야 한다고 말하는 데, 여기서 하나의 메시지가 헤드 메시지입니다. 헤드 메시지가 있어야 그것을 기준으로 내용을 일관성 있게 작성할 수 있습니다.


그런 이유로 헤드 메시지는 한 문자로 표현이 가능해야 합니다.

만약 두 문장 이상 작성해야 한다면, 한 장으로 표현 못할 내용이 아닌 지 고민해봐야 합니다.


스토리라인을 잡는 방식은 엑셀로 제목, 헤드 메시지, 예상 구성, 장수, 예상 시간 등을 정리하는 방식과 파워포인트 한 장에 블록 다이어그램으로 페이지 구성을 작성하는 방식이 있습니다.

보통 구성이 명확한 경우나 고객 리뷰가 필요한 경우는 후자의 방식을,

처음부터 스토리를 잡아야 하고 계속 변경될 가능성이 높으면 전자의 방식을 취합니다.


저 같은 경우는 전자의 방식으로 스토리라인이 어느 정도 확정이 되면, 후자의 방식으로 통해서 작성된 다이어그램으로 고객과 검토 작업을 진행하는 식으로 혼합해서 쓰고 있습니다.


5. 스토리라인을 작성했다면, 여기서 나온 제목과 헤드 메시지를 가지고 블랭크 페이지를 작성합니다.


제목과 헤드 메시지만 쓰고 내용은 없는 페이지들을 미리 만들어둡니다.

여기까지 만들었다면, 한번 설명을 해봅니다.


목차와 헤드 메시지만 가지고도 발표를 완결할 수 있어야 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페이지 간의 논리적인 완결성입니다. 비약이 있거나, 근거가 잘못된 내용은 없는지, 빠져야 할 부분이나 빠진 부분이 없는지 스포토리 라인을 계속 점검합니다.


여기까지 완결되면 해당 페이지와 관련된 자료를 모두 해당 페이지에 붙입니다.


6. 그런 다음 페이지 구성을 잡아봅니다. 앞서 스토리 라인 작업 시에 대략적인 페이지 구성을 생각해봐야 하는데, 보통 페이지 구성은 모눈 노트에 스케치를 해봅니다.


정석은 모눈 노트에 장표 구성을 스케치한 후에 장표화를 하는 것을 권장하는 데,

저 같은 경우는 장표로 직접 표현해 가면서 아이디어가 나오는 편이고 변경이 많이 되므로,

간단한 구성만 모눈 노트에 잡고, 장표로 곧바로 들어가는 편입니다.


대신 이렇게 작업을 하려면 장표에 시간이 오래 걸리면 안 됩니다.

모눈 노트에 작업을 하는 것 자체가 시간을 아끼기 위함이니까요.


7. 여기까지 완성한 후에 페이지 디자인과 깔끔한 작성을 고민합니다.


글 앞부분에 언급한 것처럼 장표 디자인은 관련된 책이 꽤 많습니다.

디자인 뛰어난 깔끔한 장표를 만들고 싶다면 관련 책을 직접 읽어보거나

잘 만들었다고 생각하는 장표를 따라 그리는 겁니다.


처음에는 누구나 페이지 구성을 쉽게 하지 못합니다. 설명하기 어려운 구성일 수도 있고, 발표에 적합하지 않은 구성일 수도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최대한 연습을 많이 해야 합니다.

연습이 잘 만들어진 장표를 따라 하는 것이죠.


저도 장표 구성이 잘 안 될 때는 다른 사람이 작성한 장표를 보고,

작성하고자 하는 내용에 적합해 보이는 장표 구성을 따라 만듭니다.

내용을 따라 만든다는 게 아닙니다. 구성을 따라 하는 거죠.


예쁘게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깔끔한 구성이 우선입니다.

여러 가지 폰트가 섞여있거나, 줄 맞춤이 안되어있거나, 페이지마다 일관적으로 작성이 되어있지 않는 등의 잘못된 표현을 줄이는 데 집중해야 합니다.


디자인이 나쁜 건 장표는 예쁘다 안 예쁘다로 평가가 나눠지겠지만,

이런 일관성 없는 작성은 작성자를 아마추어로 느껴지게 만듭니다.


제가 예쁘게 만드는 것보다 깔끔하게 만드는 것에 집중하라고 권하는 이유입니다.


제가 다른 사람이 작성할 때 자주 지적하는 것이 이런 것들입니다.

전체 페이지 번호가 없다.

폰트 종류나 사이즈가 다르다.

그림 좌우 비율 변경하지 말아라.

글씨 크기가 너무 작아서 안 보인다.

색깔이 너무 많다.

헤드 메시지 형식을 일관성이 없다.

용어가 일관성이 없다.

약어는 주석을 달아라.

제목이나 헤드 메시지가 페이지마다 위치가 바뀐다.

페이지 마스터가 다르다.

오탈자가 있다.

도형 윤곽선이 너무 굵다.
등입니다.


좋은 장표를 많이 보고

눈높이가 기본적으로 올라가면 이와 같은 지적사항들이 점차 많아집니다.

즉, 눈높이를 높이려면 잘 만들어진 장표를 많이 보는 겁니다.


너무 기본적으로 보이는 이런 것들이 우선 지켜져야 페이지 구성을 살필 준비가 됩니다.

내 눈에는 사소해 보이는 이런 것들이 고객을 포함한 청중들은 해당 발표자를 판단하는 근거가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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