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잡성, 좀 더 깊게..., 경영 관점에서
복잡성에 대한 정의와 개념은 그 이름만큼이나 다양하고 복잡하다. 다만, 여기서는 기업 경영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중 하나로 그 정의를 한정하고자 한다. 복잡성은 시스템이 가지고 있는 고유의 특성 중 하나로 시스템이 가지고 있는 목적을 달성하고자 하는 활동의 성과를 결정짓는 주요한 요인 중 하나이다. 예를 들어서, 기업이 가지고 있는 복잡성이란 기업의 목적인 이윤 추구를 위해서 수행하는 많은 연구개발, 구매, 생산 등 활동들이 그 성과, 즉 이익을 내는 데 영향을 주는 요인 중 하나이며, 제품이 가지고 있는 복잡성이란 제품의 목적인 가치 창출을 위해서 수행하는 많은 기능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중 하나이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복잡성을 말할 때, 복잡성 그 자체와 복잡성이 발생하는 요인을 혼용해서 사용하고 있는데, 명확히 정의와 요인은 분리를 해야만 복잡성을 관리하는 활동을 올바르게 진행할 수 있다.
일반론에서 설명한 복잡성의 정의를 복습하면, 복잡성은 시스템의 고유의 특성이다. 그 자체를 수치화 또는 정량화하는 것이 어렵다. 다만, 시계열 상의 또는 동일 시스템인 경우 그 시스템이 가진 특성을 차이로 얻을 수 있는 복잡성이 일으키는 결과만을 인지할 수 있을 뿐이다. 즉, 복잡성이 현재 얼마 인지는 알 수 없으나, 복잡성에 영향을 미치는 시스템의 특성을 변화시켜서 얻을 수 있는 시스템의 성과만을 인지할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실수하는 것이 복잡성을 수치화하는 것과 복잡성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수치화하는 것을 혼돈하는 것이다. 복잡성 그 자체가 시스템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메커니즘을 파악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시스템의 어떤 특성이 복잡성을 발생시키는지 파악하는 것 또한 불가능하다고 볼 수 있다.
그럼에도 우린 왜 복잡성에 대해서 인지하고 공부해야 할까?
그것은 기업에서 하고 있는 많은 활동이 복잡성과 연관되어 있고, 이 복잡성을 어떻게 절감하고 관리하느냐가 기업의 성과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그렇게 관련된 활동 중 하나가 모듈러 디자인이다.
복잡성은 왜 발생할까? 복잡성이 문제라면 복잡성을 피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역시 일반론에서 살펴본 내용을 복습하면, 복잡성으로 발생하는 문제는 정체된 시스템, 즉 죽은 시스템이 아니라면 피할 수 없다. 복잡성으로 발생하는 문제는 결국 시스템의 변화, 그중에서 성장으로 인해서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혼자서, 또는 뜻 맞는 파트너와 회사를 운영할 때는 경영, 회계, 마케팅, 개발 등을 둘이 충분히 할 수 있을 정도로 충분한 규모였고, 발생하는 문제는 둘이서 또는 외부의 도움을 구하면 상대적으로 쉽게 해결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 그러다가 규모가 점점 커지면서 구성원이 많아지면서 HR을 둘이서 감당할 수 없을 정도가 되고, 고객사 규모나 수가 창업자들이 해결하기 어려워진다. 즉, 회사라는 시스템의 규모가 커지면서 해결해야 하는 문제의 수준이나 규모가 같이 커지게 된다. 그렇게 발생하는 문제 중 복잡성으로 인한 문제도 같이 커지게 된다. 그렇다면, 복잡성은 “0”이 될 수 있을까? 복잡성은 시스템이 죽지 않는 한 절대로 0이 될 수 없다. 시스템 규모가 매우 작거나, 시스템이 가지는 역량이 높아서 복잡성 자체를 인지 못 할 수는 있으나, 절대 0은 될 수 없다.
복잡성이 성장으로 인한 필연적인 요인이라면, 그것 자체는 시스템에 악영향을 미치는 나쁜 것이라고 판단해도 될까? 꼭 그렇지는 않다. 나쁘다는 것은 결과가 명확했을 때 내릴 수 있는 가치 판단의 결과이다. 그런데, 시스템에 미치는 복잡성의 수준이 미비할 때, 또는 우리가 가지고 있는 역량으로 복잡성을 충분히 커버가 가능할 때는 나쁘다는 판단을 내리기는 모호할 수 있다. 그래서, 이런 이유로 일부 문헌에서는 좋은 복잡성, 나쁜 복잡성으로 구분을 하기도 한다. 그러나, 필자는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다. 나쁘다고 판단하기 어려운 수준의 복잡성은 무시 가능한 복잡성과 이미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 나쁜 복잡성으로 구분해야 한다. 즉, 좋은 복잡성은 없지만 그렇다고 모든 복잡성을 나쁘다고 판단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서, 앞서 백종원의 골목식당 사례에서 살펴본 것처럼 하나의 메뉴를 판매하던 가게에도 인지할 수 없지만, 복잡성으로 인한 문제들이 있을 수 있다. 메뉴 자체가 만들기 어렵거나, 메뉴에 들어가는 재료가 수급 관리가 어렵거나 등등… 그런데, 주인이 충분히 커버할 수 있을 정도로 규모가 작은 문제라면 문제를 문제로 인식 안 할 수도 있다. 물론 경험이 적은 주인, 역량이 낮은 주인은 이 문제를 감당하기 어려워서 큰 문제로 인식할 수 있다. 그래서, 결론은 나쁜 복잡성이란 개념은 결국 시스템마다 상대적인 것이다. 좋은 복잡성은 없지만, 나쁜 복잡성으로 구분하는 것은 결국 시스템마다 다르다는 것이다.
앞에서 시스템이 가지고 있는 역량이란 표현을 했다. 시스템이 가지고 있는 역량은 다양하겠지만, 내가 언급하는 역량의 개념은 시스템이 가진 외적, 내적 조건을 가지고 복잡성을 극복하고 성과를 내는 능력을 의미한다. 복잡성과 마찬가지로 역량 또한 시스템마다 다른 시스템의 고유 특성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복잡성으로 인한 문제를 인지할 때 기준이 되는 것은 시스템이 가지고 있는 역량이 기준이 되어야 한다.
그런데, 시스템이 가지고 있는 역량을 수치화하는 것이 가능할까? 복잡성도 수치화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언급했는데 말이다. 그래서, 결과로 파악할 수밖에 없다. 회사라면 경영성과, 개인이라면 개인의 업무 성과 같은 것으로 말이다. 복잡성으로 인한 문제 인지, 복잡성과 역량과의 비교 모두 수치적으로 직접 비교는 불가능하고, 시스템이 발현하는 결과의 비교로만 가능하다.
복잡성은 수치화하기도 불가능하고, 이론적으로 없애기도 불가능하다면 복잡성은 어떻게 관리해야 할까?
그전에 복잡성을 왜 관리해야 하는가에 대해서 살펴봐야 한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시스템은 인위적으로 생성된 것이든, 자연적으로 생성된 것이든 간에 시스템이 존재하는 목적이 있고, 목적에 따라서 작동하며 성장한다. 그 성장이 정체로 바뀌고, 정체가 노화로 바꾸는 순간도 있으나 그 시점은 배제를 하고, 성장하는 과정에서는 목적에 따라서 시스템이 발현해야 하는 성과가 있다. 그리고, 그 성과는 시스템이 가지고 있는 구성요소에 따라서, 구성요소 간의 상호작용으로 결정이 되게 된다. 그런데, 복잡성은 이러한 성과에 ‘부’ 영향을 미친다. 물론, 복잡성이 끼치는 영향 자체가 모두 나쁘다고 평가할 수 없다. 자동차가 앞으로 전진하기 위해서 구동력이 핵심이지만, 지면에서 반대 방향으로 마찰력이 발생하지 않으면 자동차는 앞으로 전진할 수 없다. 복잡성이 끼치는 영향은 시스템이 발현하는 데 저항력을 발휘하지만, 이 저항력이 없으면 시스템이 성과를 내는 데 어려움을 겪게 된다. 즉, 복잡성을 이겨냄으로써 성과를 낼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어느 순간 복잡성이 시스템이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을 넘어버리는 순간, 시스템이 내야 할 성과는 감쇄하게 된다. 그래서, 복잡성을 없앨 수도 없애서도 안 되겠지만, 어느 수준으로 관리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자, 그렇다면 복잡성을 관리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정확하게 말하면, 복잡성을 관리하는 것이 아니라, 복잡성을 일으키는 요인을 관리한다는 표현이 적합하다. 복잡성은 우리가 그 결과를 인지할 수는 있으나, 그 용어 그대로 그 자체는 복잡하여 인지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복잡성을 일으키는 요인은 무엇일까? 먼저 외적인 요인과 내적인 요인으로 살펴볼 수 있다. 여기서 외적인 요인은 사실상 시스템이 제어하기 어려운 영역이기 때문에, 내적인 요인을 주로 관리해야 한다. 여기서 내적인 요인은 크게는 두 가지로 나눠볼 수 있다. 시스템을 구성하는 구성요소 자체, 구성요소의 수나 다양성이고, 시스템을 구성하는 구성요소 간의 상호작용, 즉 메커니즘이 복잡성을 일으키는 요인 중 대표적인 두 가지로 볼 수 있다. 여기서 후자인 구성요소 간의 상호작용인 메커니즘은 시스템이 성과를 발현하기 위해서는 필연적으로 가져야만 하는 기술적인 조건, 제약사항이 반영된 것이기 때문에 사실상 관리하기가 불가능한 요소가 많다. 물론, 불필요한 상호작용을 없애고, 기술 혁신을 통해서 복잡성을 개선할 수 있겠지만, 관리하기 어려운 요인이 많다. 그래서, 복잡성을 관리한다는 것은 시스템을 구성하는 구성요소 자체, 구성요소 수나 다양성에 포커스 하는 경우가 많고, 향후에도 이 요소를 대상으로 전개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