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프로세서 현황
※ 본 글에서 사용한 데이터의 출처는 2001~22년까지의 애플 결산 보고서와 나무 위키입니다. 특히, 나무 위키에 있는 소중한 자료가 없었다면 본 글을 작성할 수 없었을 겁니다.
※ 본 글의 기본은 데이터를 통한 추정입니다. 고로 틀린 부분이 있을 수 있습니다. 단, 애플 결산 보고서에 나온 내용은 팩트로 보고 설명하도록 하겠습니다.
※ 특정 제품 또는 산업 자체보다 제품 운영에 대한 효율성이 주제입니다. 스마트폰, 태블릿에 상세 기술에 대해서는 일반인 이상의 지식이 없습니다. 제가 관심 있는 부분은 모델을 어떻게 운영했는가, 어떻게 효율적으로 운영했는가입니다.
※ 모델의 출시 시점은 쉽게 알 수 있으나, 단종 시점은 없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럴 경우는 차세대 모델이 출시되는 시점을 이전 세대 모델의 단종 시점으로 가정했습니다.
이전 글에서 애플의 운영체제 현황을 살펴봤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프로세서 현황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모든 제조업체는 “Make or Buy” 문제를 갖고 있고, 내외부 상황에서 따라서 자사에 가장 적합한 결정을 내리게 됩니다. 애플의 프로세서 현황을 중요한 이유는 “Make or Buy”의 전형적인 사례이기 때문입니다.
iPod touch, iPhone 초기 버전에는 삼성의 프로세서를 구매해서 적용했습니다. 물론, 상세 설계에는 어느 정도 관여를 했겠죠. 그런 후에 iPhone 4부터 자체 설계한 프로세서를 탑재하기 시작합니다.
그 이유는 몇 가지로 예상이 됩니다.
프로세서는 iPod touch, iPhone 등의 머리에 해당합니다. 스스로 성능, 사양에 대한 장기적인 계획을 세우고, 설계 및 제작을 하고 싶다면 당연히 자기 스스로 만들고 싶은 건 당연한 것 아닐까요? 실제로 프로세서를 직접 설계하지 않는 업체들은 외부 프로세서 업체의 동향을 파악하고, 그에 맞춰서 모델 적용, 출시 일정을 조정해야 합니다. 만약 그 일정이 당겨진다면? 지연된다면? 취소된다면? 모델에 대한 계획도 그에 맞춰서 변경이 되겠죠.
핵심 컴포넌트라고 해서 모두 직접 만들 수 있는 건 아닙니다. 디스플레이, 메모리, 카메라 모듈 등은 스스로 설계하지 않고, 외부에서 구매를 합니다. 물론 상세 설계 결과에 자신들이 원하는 사양을 반영할 것을 요구합니다. 그렇지만, 애플이 공식적으로 설계를 하거나 제작하지 않습니다. 대신 애플 내부에 설계, 구매, 품질 전문가가 엄격한 자사의 품질 기준, 사양 기준, 원가 기준에 맞춰서 납품을 받도록 조정할 것입니다.
핵심 컴포넌트이고, 스스로 설계할 역량을 갖추고 있어도 그것이 핵심 역량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면, 외주로 돌릴 겁니다. 그런데, 프로세서 설계 역량을 핵심 역량으로 생각하고 있던 것이겠죠. 실제로 자사에서 부족한 칩 설계 역량을 보완하기 위해서 업체를 인수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칩 설계 역량은 핵심 역량으로 생각했지만, 칩을 제작하는 역량은 그렇지 않은 것으로 보이죠. 그래서 설계한 칩은 TSMC와 같은 파운드리 업체에 맡기게 되고요.
iPhone의 판매 물량이 증가할수록 이에 적용한 프로세서를 설계하고 제작한 회사가 직접적으로 이익을 얻을 겁니다. 게다가 그 회사의 셀링 파워도 증가하겠죠. 그래서, 애플이 그 이익을 얻고자 직접 설계하는 걸 겁니다. 때마침 설계하는 역량도 갖추고 있고요. 실제로 아래 그림을 보면, 연도별로 대체로 동일한 프로세서를 적용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것은 물량을 증대시켜서 얻을 수 있는 원가 효과가 개별 제품별로 차별화하여 얻을 수 있는 원가 절감 효과보다 크기 때문일 겁니다. 이를 프로세서에 대한 로드맵을 수립하고, 제품에 적용하는 계획까지 수립함으로써 최적점을 찾는 거겠죠. 프로세서 개발 시점, 프로세서를 적용하는 모델 출시 시점까지 등등등…
물론, iPad의 경우는 프로세서가 달라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 경우는 이전에 설계해서 제작한 프로세서가 남았거나 아니면 투자금을 회수를 못했거나, 동일한 프로세서를 쓰고 물량을 증대시켜서 얻을 수 있는 효과보다 차별화해서 얻을 수 있는 원가 절감 효과가 크기 때문이겠죠.
아래 그림은 연도별, 프로세서 별로 적용한 모델 현황을 정리한 그림입니다.
눈에 띄는 것은 동일한 시점에 출시된 모델에는 제품군, 모델군과 상관없이 동일한 프로세서를 적용하는 경향을 보인다는 겁니다. 최소 2 모델에서 최대 8 모델까지 적용한 프로세서가 있습니다. 프로세서를 적용한 모델 수가 증가하고, 물량이 증가함에 따라서 프로세서를 설계하고 투자한 금액을 회수하고도 남는 이익이 있을 겁니다.
표준화/공용화가 낡은 개념이라고 생각하시나요?
하지만, 경쟁사에서 범접할 수 없는 매출을 보이는 애플에서 더욱더 치열하게 표준화/공용화 개념을 활용하고 있습니다. 왜일까요?
그건, 물량이 증가할수록 표준화/공용화에서 얻을 수 있는 원가 절감 효과가 극대화되기 때문일 겁니다. 제품군, 모델군이 다양화되더라도 내부 컴포넌트 종류는 줄이기 때문에 그만큼 비용을 줄일 수 있을 겁니다.
경쟁사가 세그먼트 별로 다수의 컴포넌트를 사용할 때, 애플은 동일한 컴포넌트를 사용하여 내부적으로 복잡성도 줄이고, 계획도 단순화하고, 물량 효과를 극대화하는 등 효과를 얻으려고 하는 거겠죠.
이를 능동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 설계하고, 제작하는 물량은 애플이 직접 조정할 겁니다.
이와 비슷한 사례는 테슬라에서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테슬라도 애플과 같이 자체 운영체제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모델 종류는 애플 모델 수보다 작지만, 극단적인 표준화/공용화로 제작 원가를 낮추려는 시도를 보입니다. 이를 위해서 자기들이 확보해야 하는 역량은 자체적으로 확보하든, 인수하든 가리지 않죠.
마지막 글은 iPad, iPod touch의 운영 현황에 대해서 다루고, 전반적인 애플의 경영 성과에 대해서 살펴보고 마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