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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진회 Nov 27. 2022

테슬라 모델 운영 사례

테슬라의 제품 전략

누가 봐도 가슴 뛰게 하는 전략이 있습니다.

게다가 한 문장으로 표현해도 이해가 될 정도로 명확하면 가슴이 뜁니다.

그 전략이 실제로 있는 그대로 실현이 되면, 감탄을 감출 수가 없습니다.


엘론 머스크의 경영 스타일이나 언행에 대한 호불호를 걷어내고, 본 글에서는 테슬라에서 추진하고 있는 제품 전략만 살펴보고자 합니다. 본 글에 대한 데이터는 모두 테슬라에서 발표한 연간 사업보고서, 분기 보고서를 참고했으며, 테슬라 관련된 서적을 참고했습니다.


데이터를 잘못 기입했거나, 빠진 데이터가 있어서 실수가 있을 수 있음은 양해 부탁드립니다.


테슬라는 2014년 투자 설명회 때 아래와 같이 제품 전략을 발표합니다.


1. 테슬라의 제품 전략은 무엇인가?


테슬라의 제품 전략 (출처: 2014년 투자자 설명회 자료)


테슬라는 크게 3단계로 제품 전략을 정의합니다.


1단계는 최고급 전기차를 제작한다. 로드스터로 명명된 스포츠카로, 환경 이슈에 민감한 부유층에게 세컨드 카로 가치로 어필을 합니다. 프라이머리 카가 아니라 세컨드카로 포지셔닝한 것이 재미있죠? 부유층을 대상으로 했으나, 충분히 세컨드카로는 승부가 가능할 것으로 생각한 겁니다. 게다가 주행거리도 길지 않고 전기차 인프라도 충분히 갖춰지지 않은 상태인 점을 감안하면 굉장히 현명한 결정으로 보입니다.


테슬라 로드스터

2단계는 대형 세단을 제작한다. Model S로 명명된 세단으로, 이때부터 세컨드카가 아니라 프라이머리카로 포지셔닝합니다. 주행거리가 어느 정도 확보되었고, 전기차 인프라가 갖춰지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서 고객층을 확대한 겁니다.


테슬라 Model S


3단계는 중형급 세단을 제작한다. Model 3로 명명된 세단으로, 고객층이 더욱 확대되는 측면에서 보면 본격적인 양산 체계가 갖춰져야만 가능하겠죠? 이 단계부터 비로소 양산 차량 업체로 볼 수 있겠습니다.


테슬라 Model 3


1단계에서 3단계는 테슬라 플랫폼의 확장 단계로 볼 수 있고, 각 단계별로 플랫폼 내에서 Model S는 Model X, Model 3는 Model Y으로 SUV 모델 파생이 일어납니다.


전략은 방향이 중요합니다. 올바른 방향을 가지고 있느냐, 없느냐가 전략의 승패를 결정짓게 됩니다. 그런데, 방향은 결과론적으로 옳고 그름을 판단할 수 있습니다. 결과가 나와야 전략이 맞았는지 틀렸는지 알 수 있죠. 그래서, 방향을 제외하고는 명확성이 중요합니다. 전략은 명확해야만 합니다.


그래야 한 방향으로 시간과 리소스를 집중할 수 있고, 그에 맞춰서 실행을 했을 때 전략에서 성공을 이끌어 낼 수 있습니다.


2. 테슬라의 제품 전략은 어떤가요?


명확하다 못해, 단순합니다.


1단계에서의 테슬라는 아래와 같은 미션을 가지고 있었을 겁니다.   


1) 전기차의 제품 아키텍처를 확립한다.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2) 테슬라 브랜드를 강화한다.

3) 테슬라의 차량 개발 기술력을 향상한다.  


1단계의 최고급 스포츠카로 접근한 것은 역설적이게도 테슬라는 양산 능력과 저원가 개발 역량을 갖추기 못했기 때문입니다. 콘셉트카와 같은 원가 생각하지 않는 차량을 만들 수 있는 업체는 많을 겁니다. 게다가 기존 내연기관 차량 업체의 해자와 같은 핵심 부품, 핵심 기술에 대한 부담도 없으니 전기차 영역에서는 더욱 많은 회사들이 진입할 수 있었겠죠.


그렇지만, 양산 능력과 저원가 개발 역량은 단시일 내에 쉽게 체득할 수 있는 성격은 아닐 겁니다.

그래서, 1단계에서 양산 능력과 저원가 개발 역량을 갖추기 전에 테슬라의 몸풀기 단계였다고 봅니다. 먼저 기존 회사에서 명확히 정의하지 않았던 제품 아키텍처를 확립을 합니다. 내연기관 자동차 업체가 아니었기 때문에 원점부터 접근할 수 있었다고 봅니다. 아마도 기존 차량 업체에서는 기존 플랫폼을 기초로 전기차량을 설계를 시작하는 것이 합리적이겠죠. 그런데, 그런 자산이 없다 보니 원점부터 시작을 하는 겁니다. 차량 본체부터 전기 전자 아키텍처, 소프트웨어 아키텍처까지 하나하나 만들어가고 테스트하고 검증하는 것이 1단계의 목적이었을 겁니다. 예를 들어서 반도체 수급 문제가 발생했을 때, 테슬라 차량에 있는 반도체 개수, 반도체 종류가 내연기관보다 적기 때문에 타격이 작다는 기사가 있었습니다. 내연기관 차량과 독립적으로 만들다 보니, 원가를 최소화하고 양산성을 높게 만들려다 보니 결과적으로는 부품 수와 부품 종류를 최소화하는 과정을 거친 것이겠죠.


그렇다면, 1단계가 몸 풀리니까 손쉬운 단계였으나 하면 그렇지 않을 겁니다. 최고급 차량을 만들 기 위해서는 그만큼 기술력과 가치를 증명하고, 브랜드를 구축해야만 가능할 겁니다. 가격을 많이 신경을 쓰지 않는 고객이라고 해서 아무런 가치 없는 제품을 구매하진 않을 테니까요. 그래서, 관련한 기술력을 확보하고,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한 노력을 지속했겠죠. 친환경 가치, 프라이머리 카로는 주행거리 등이 약간 부족하겠지만, 타고 다니면 자신을 어필할 수 있는 차량으로…


2단계의 대 세단으로 접근한 것은 두 가지가 확보되었다고 보는 걸 겁니다. 첫 번째는 프라이머리 카로 사용할 수 있는 정도의 주행 거리가 확보되었다 또는 전기 충전 시설을 어느 정도 확보했다로 볼 수 있습니다. 두 번째는 최소한의 양산 능력과 저원가 개발 역량이 확보되었다는 겁니다.


최고급 차량보다는 고객층이 넓어지고 많이 만들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하고, 최고급 차량 대상 고객보다는 지갑이 얇을 테니 세컨드 카로 접근하기에는 무리가 있고 높은 가격으로 판매할 수도 없겠죠. 1단계부터 준비해오던 양산 능력 확충과 원가 절감 노력이 2단계로 진입하는 조건이 되었겠죠.


2단계에서는 다음과 같은 미션이 있지 않을까요?   


1) 전기차의 원가 절감을 극대화하거나, 극대화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발굴한다.

2) 위 아이디어를 다음 단계 차량에 적용한다.

3) 양산 과정의 리스크를 찾아내서 대응책을 마련한다.

4) 본격적인 양산 단계 준비를 위한 생산 거점을 마련한다.

5) 각 생산 거점별로 양산 능력을 극대화한다.  


3단계는 중형급 세단으로 접근합니다. 여기서부터 본격적인 양산 차량 업체로 진입했다고 봐야 합니다. 가장 많은 고객층을 대상으로 차량을 제작해야 하고, 원가 절감은 물론이고 양산 능력을 극대화하지 않으면 대응할 수 없을 정도로 물량이 증가할 겁니다. 게다가 2단계까지는 미국 편중된 판매에 대응했다면, 3단계부터는 글로벌 물량을 대응해야 하니 공급망도 복잡해지고 다수의 글로벌 생산 공장을 운영해야 하는 복잡성을 감내해야 합니다.


1단계에서 3단계로 오는 과정에서 방향성은 세 가지로 보입니다.   


1) 원가를 절감한다.

2) 물량을 확대한다.

3) 테슬라 가치를 높인다.  


이를 토대로 부품수를 줄이고, 부품 종수를 줄이고, 핵심 부품과 기술은 내재화하고, 고원가 발생하는 단계는 자동화하는 등의 개선 활동이 이어졌을 겁니다. 이것 때문에 전기차량의 가장 큰 원가 비중을 차지하는 배터리의 원가를 낮추기 위해서 부단히 노력을 하죠. 그 외에도 Model S에서 Model 3로 넘어가는 작업 횟수를 줄이기 위해서 프레임의 분할 개수를 줄이고 용접 횟수를 줄이는 등의 활동을 하고 있죠. 부품 종수를 줄인다, 부품 수를 줄인다, 작업 수를 줄인다, 작업 자체를 아예 없앴다 등으로… 철저하게 원가 절감, 양산 능력을 확보하는 활동을 고민하는 겁니다.


이후 행보는 어떨까요? 플랫폼 내에서 모델을 확대하는 것도 지속하겠지만, 플랫폼 자체도 확대하지 않을까요? 테슬라 제품이 커버하지 못하는 고객층이 아직 많으니까요. 게다가 전기차 인프라를 확충하고자 하는 노력을 지속할 겁니다. 아무래도 인프라 부족 자체가 전기차량을 선택하는 데 마찰 요인이 될 테니까요.


배터리, 반도체 등 핵심 부품은 제품의 핵심 성능이나 가치를 책임질 뿐만 아니라, 원가에도 직접 연결되기 때문에 최대한 내재화하거나, 직접 설계하는 기조를 유지할 겁니다.


모델뿐만 아니라, 제품군 자체가 확보하려고 하고 있죠. 사이버 트럭, 테슬라 세미 등 상용차량과 로드스터 2세대, 로보 택시 등을 출시 준비 중이니 제품군 확대도 이루어질 테고 여기서도 원가 절감을 제품군 간 표준화 / 공용화 사례를 알아볼 수 있을 겁니다.


테슬라의 제품 전략은 이런 식으로 한쪽으로는 철저한 원가 절감을 추구하면서, 테슬라 제품의 가치는 소프트웨어와 연결을 시켰습니다. 테슬라는 자체 운영체제를 가지고 그것을 전 차량에 적용함으로써 차량의 가치를 높이고 있는 것이죠. 소프트웨어 사례는 나중에 따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자, 그럼 가장 중요한 질문을 살펴볼까요?


3. 테슬라는 왜 이렇게 제품 전략을 세웠을까요?


만약 선진업체를 따라잡는 식이었다면, 즉, 정답지가 정해져 있고 그것을 빨리 따라잡는 것이 중요했다면, 저가형 모델부터 시작했을 겁니다. 답안지는 이미 작성이 됐으니, 빨리 베껴쓰기만 하면 됩니다.  그런데, 테슬라는 스스로 문제를 내고, 스스로 답을 썼어야 했습니다. 그렇기에 기존 업체를 따라 하는 건 아무 의미가 없겠죠. 처음부터 보급형 차량으로 접근하기에는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고, 리스크가 컸던 겁니다. 게다가 한꺼번에 양산 능력이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양산 제품을 출시하면 더욱더 큰 실패를 맛볼 수밖에 없었을 겁니다.


그래서, 처음엔 최고급 차량으로 시작하여 양산 체제가 갖춰질 때까지 학습을 해온 것으로 생각됩니다. 어차피 누가 문제를 줄 것이 아니라면, 먼저 단순하게 접근하자고 잡은 전략이 테슬라의 접근법이었던 겁니다. 이와 유사한 접근법을 이미 채택했던 회사가 바로 애플입니다. 스마트폰을 처음 만든 건 아니지만, 그것을 확대 전개한 애플은 스스로 문제를 설정하고 해결해왔습니다. 고가폰 시장으로 진입한 거죠. 이후에 보급형으로 확대를 합니다. 제품군이 다르므로 목적이나 접근 방법은 다르겠지만 애플처럼 소프트웨어 역량을 갖추고 있으니 제품 자체를 차별화할 수 있는 역량은 갖춘 셈이죠.


기존 내연기관 업체들은 테슬라처럼 못하느냐?


아닙니다. 더 잘할 수 있습니다. 내연기관 차량을 양산했던 경험과 노하우가 있으니 마음만 먹는다면 더 잘할 수 있을 겁니다. 그런데, 과거의 자산이 미래의 부채가 되듯이, 과거의 성공 체험을 쉽게 버리고 원점부터 시작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내부적인 반발도 심할 테고요. 게다가 테슬라 정도의 소프트웨어 개발 역량을 갖추고 있느냐도 문제가 될 겁니다. 지금까지 소프트웨어 비중이 높아지고 있더라도 협력사에 맡기던 부분을 내재화하여 중앙 집중적으로 관리한다는 식으로 체질을 바꾸는 게 쉽진 않겠죠. 과거 피처폰을 잘 만든 회사들이 스마트폰도 잘 만들 수 있었지만, 그렇지 못했던 것처럼 전환하는데 기존 자산의 부채화를 이겨내기가 쉽지 않겠죠.


4. 테슬라의 제품 전략은 어떻게 실현되었는가?


테슬라 모델 운영 현황

마지막으로 테슬라 제품의 출시된 모델의 이력을 살펴봄으로써 앞서 설명했던 제품 전략이 얼마나 잘 지켜져 왔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생산량을 기초로 작성을 하고 싶었으나, 중간중간 기록이 빠진 부분이 있어서 인도량을 기준으로 작성했으며, 로드스터의 경우는 초기 인도량 데이터를 찾기 어려워서 매출을 가지고 유추했기에 정확하지 않음을 알려드립니다.


앞서 1단계는 2006년부터 2011년까지 테슬라 로드스터를 판매하던 시기, 5년이고, 이 시기 중간부터 Model S 출시 준비를 해왔습니다. 2단계는 2012년부터 2017년까지 Model S와 Model X를 판매하던 시기, 6년이고, 역시나 이 시기 내에 Model 3 출시 준비를 했습니다. 3단계는 2018년부터로 볼 수 있습니다. Model S와 Model 3 각각의 모델에서 동일 플랫폼의 Model X, Model Y가 파생되었으며 70% 이상의 부품 공용화율을 보이고, 기존 모델에서 생산성을 향상하기 위한 마이너 체인지가 이뤄졌습니다. 연도별로 Model S와 Model X, Model 3와 Model Y의 생산량을 구분하고 싶었으나, 양산 첫 해를 제외하고는 구분이 되지 않고 동일한 생산 라인에서 생산이 되기 때문에 구분하지 않았습니다.


이후 글에서는 테슬라 사례에서 볼 수 있는 표준화/공용화 사례를 찾아서 작성하도록 하겠습니다.

철저하게 표준화/공용화 관점에서 모델 운영을 바라보고 있기 때문에 전기차를 포함한 자동차 자체에 대한 이해는 부족합니다. 사전 양해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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