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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진회 Dec 07. 2022

폭스바겐 그룹 사례

(1-1) TRATON 그룹 사례 

폭스바겐 그룹 사례

이전 글에서 테슬라의 모델 운영에 대해서 살펴봤습니다.


테슬라가 떠오르는 신성이라고 하면, 이번 글부터 살펴보고자 하는 폭스바겐은 너무 밝다 못해서 노쇠한 느낌까지 주는 별이라고 할 수 있겠죠.


실제로 연간 판매량만으로 따지면, 도요타와 세계 1, 2위를 다투고 있을 정도이고, 판매량 기준으로 보면 테슬라의 10배 가까이 되죠. 물론 성장 속도와 전기차 시장에서의 입지는 테슬라가 압도하긴 하지만, 그럼에도 폭스바겐의 시총이 테슬라보다 뒤진다는 게 놀라운 일일 수밖에 없습니다.


앞서 언급한 대로 이번 글부터 기존 내연기관 자동차 회사의 강자인 폭스바겐의 모델 운영 전략에 대해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매번 언급드리지만 그룹 전체의 전략이 아니라, 모듈러 디자인, 플랫폼 전략, 표준화/공용화와 관련된 영역만 살펴보겠습니다. (나머지는 제 전문 영역이 아닙니다.)


테슬라의 경우는 모델군, 제품군이 복잡하지 않은 상태로 분석하기가 상대적으로 용이했으나, 폭스바겐은 보유하고 있는 브랜드만 따져도 폭스바겐, 스코다, 아우디, 포르셰, 람보르기니, 만, 스카니아 등등 상당히 많기 때문에 한 편의 글로 끝낼 수 없습니다.


그래서, 첫 번째 상용차 그룹 TRATON 사례를 시작으로 몇 편으로 나눠서 작성하도록 하겠습니다.


왜 TRATON 사례부터 살펴보는가 하면, TRATON 사례를 이해하면 폭스바겐 그룹의 제품 전략을 이해하기가 좀 더 수월하기 때문입니다. 


어떻게 보면, TRATON의 제품 전략이 폭스바겐 그룹의 제품 전략의 축소판 같은 느낌이 있습니다.


먼저 TRATON에 대한 설명을 간략히 하면, TRATON은 2016년에 만들어진 상용차 그룹입니다. 아시다시피 폭스바겐 그룹 내에서 SCANIA, MAN, VW Commercial 등 각각 독립적으로 모델을 기획, 생산, 운영, 판매 중이 브랜드를 보유 중입니다. 그러던 것을 2016년부터 현재는 TRATON이라는 지붕 아래, SCANIA, MAN, Caminhoes e Onibus, VW Trucks & Bus, RIO, Navistar 브랜드가 위치해 있습니다.


상용차 판매량 (2021년 기준)

TRATON의 전체 생산량을 살펴보면, 2021년 기준으로 트럭이 약 23만 대, 버스가 약 2만 대, 밴이 약 2만 대를 생산하고 있습니다. 특히 SCANIA, MAN 같은 경우는 해당 시장에서 상당히 브랜드 파워를 가지고 있습니다.


대표 브랜드 소개

    

각각이 강력한 브랜드 파워를 가지고 있다면 굳이 통합 그룹을 만들 것 까지는 없을 것 같은데 통합 그룹을 만든 데는 명확한 이유가 있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두 가지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1) 가치 극대화

2) 미래 준비


첫 번째 가치 극대화부터 살펴볼까요?


먼저 브랜드별 제품 포트폴리오를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제품 포트폴리오


각각의 브랜드가 자신의 영역에서 성과를 내고 있지만, 독립적으로 운영하다 보면 어쩔 수 없이 포트폴리오 내에 중복되는 영역이 존재할 수밖에 없고, 폭스바겐 그룹 입장에서 보면 한 영역에 중복으로 리소스를 투자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밖에 없습니다. 


나중에 살펴보겠지만, 통합 후 눈에 띄는 행보 중 하나가 효율성 향상에 관련된 것들입니다. 순서를 생각하면 이렇게 될 겁니다. 먼저, 브랜드와 관계없이 TRATON 그룹 자체적으로 제품 포트폴리오를 짜임새 있게 배치할 겁니다. 그러고 나서, 지역, 브랜드를 고려하여 매출을 극대화할 수 있는 최적의 제품 포트폴리오는 최대한 빈틈없고, 중복 없이 기획을 합니다. 마지막으로 이것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방안을 찾는 거죠. 그것을 브랜드 별이 아니라, TRATON 그룹 차원에서 진행할 겁니다. 이렇게 매출은 높이고, 비용은 줄이면 결과적으로 가치가 올라가게 되죠. 


당연하게 들린다고요. 상용차 시장은 개별 지역마다 특색이 다르고, 고객별로 맞춤화가 필요한 시장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브랜드 독립적으로 기획, 개발, 운영하는 자율성을 보장했는데, 그렇게 하다 보니 같은 그룹 내 브랜드 간의 중복 영역에서의 경쟁이 발생하는 것이죠. 그렇기 때문에 그룹 차원에서 통합 기획을 하고, 남는 리소스는 부진한 영역에 배치를 하고, 전체적으로 꾸려진 제품 포트폴리오를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서 모듈화, 통합 구매 등의 방안을 사용하는 것이죠. 


두 번째는 미래 준비입니다.


 즉, 미래 기술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위함으로 생각됩니다. 상용차도 전동화, 자율 주행, 상호 연결 트렌드를 피할 수 없습니다. 아니 어떻게 보면 승용차 영역보다 더욱 빠르고 적극적으로 받아들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미래 준비를 각각 브랜드 별로 진행한다면 속도도 느리고, 비용이나 리소스 낭비도 생길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래서, TRATON 그룹 차원에서 준비를 하는 거죠. 단편적인 예로 앞서 설명한 TRATON 그룹 산하 RIO라는 브랜드 존재입니다. RIO는 디지털 솔루션 플랫폼을 개발하고 공급하는 회사로 TRATON 내 상용차에 적용할 디지털 솔루션을 책임지고 있습니다. 즉, 과거라면 각 브랜드별로 따로 자신 만의 솔루션을 만들었던 것을 하나로 통합하여 브랜드별로 공급을 받는 형태로 바꾼 것이죠. 결론적으로 일관성 있는 방향, 빠른 속도를 위해서 통합을 하는 거죠. 


지금까지 설명한 TRATON 그룹 배경은 다음 핵심 전략 질문에서도 살펴볼 수 있습니다.


TRATON Way Forward


2022~30년까지 중점적으로 추진할 과제를 TRATON Way Forward라는 이름으로 3가지를 선정했습니다. 3가지 중 마지막 질문인 “우리의 비즈니스 모델을 우리 산업의 변화에 맞춰서 전환할 것인가?”에서 통합의 이유가 미래 준비인 점을 유추할 수 있습니다.


또한 두 번째 질문인 “우리 주주를 위한 지속 가능한 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대답은 다음 그림에서 볼 수 있는 TRATON이 매력적인 투자인 이유에서 대략 대답을 얻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대답에서 가치 극대화 방안을 살펴볼 수 있죠.


TRATON에 대한 투자 매력

TRATON에 투자해야 할 총 4가지 근거 중에서 3번째를 살펴볼까요? 미래 준비도 하면서 모듈러 시스템을 개발하고 운영했던 노하우를 활용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고 하고 있습니다. TRATON 내의 SCANIA는 모듈러 디자인 사례에서 빠지지 않을 정도로 모듈화를 잘 활용한 기업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미 구축한 성공 사례를 그룹 내 다른 브랜드에 접목하는 동시에 통합하는 시도로 확대하는 것이죠. 


결론적으로 TRATON 그룹 신설은 폭스바겐 그룹 내에 분산되어있는 자원을 통합하여 가치를 극대화하고 미래를 준비하기 위한 수단입니다. 


다음 편에서는 사례를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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