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 텐텐 한 알에 담긴 고백

by Taei

​트레이더스의 넓은 통로를 걷다 보니, 유독 눈에 띄는 은색 통 하나가 발길을 붙잡았다. '텐텐'. 어른이 된 지금도 가끔 약국에서 보면 반가운 그 이름이 오늘은 유난히 묵직한 통에 담겨 나를 보고 있었다.


​유치원 교사로 근무하던 시절, 이 작은 텐텐은 아이들에게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화폐이자 마음의 증표였다. 고사리 같은 손으로 비닐을 조심스레 까서 "선생님 하나 드세요" 하고 건네주던 아이들. 그 눈동자에는 자신이 가진 가장 귀한 것을 내어주는 순수한 진심이 담겨 있었다.

​그때의 나는 참 철이 없었고, 매일매일이 실수투성이였다. 처음 마주하는 아이들의 무구한 세계 앞에서 나는 자주 휘청거렸고, 몸이 힘들다는 핑계로 가끔은 최선의 미소를 지어주지 못하기도 했다. 완벽하지 못한 교사였음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은 언제나 나를 '우리 선생님'이라 부르며 무조건적인 사랑을 보내주었다.


​오늘 마트에서 집어 든 큰 통의 텐텐을 보며, 그때 그 작은 손들이 전해주던 온기가 다시 느껴지는 것 같았다. 그리고 가슴 한구석이 찡해졌다.

​'그때 조금 더 안아줄걸, 조금 더 다정하게 웃어줄걸.'

​나는 여전히 철이 없어서 이 나이에도 텐텐 한 통을 선뜻 카트에 집어넣는 어른이지만, 그때 내 손을 잡았던 그 꼬마 친구들은 이제 어엿한 사회의 일원이 되어 제 몫을 다하고 있겠지.


​혹시라도 내가 부족해서 상처를 주진 않았을까 미안한 마음이 늘 마음 한편에 숙제처럼 남아있다. 하지만 이것 하나만큼은 꼭 말해주고 싶다. 그 시절, 너희를 향한 나의 마음만큼은 결코 서툴지 않은 진짜였다고.

​달콤하고 쫀득한 텐텐 한 알을 입에 넣으니 그 시절의 공기가 입안 가득 퍼지는 기분이다. 내가 가르쳤던 아이들이 어디에 있든, 그때의 텐텐처럼 달콤하고 건강한 삶을 살아가길 진심으로 빌어본다.


"너희가 건넸던 건 비타민이 아니라, 나를 버티게 했던 사랑이었어. 모두 행복한 성인이 되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