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를 통해 이루고 싶은 작가의 꿈
어디든 떠나보자고 버스를 탄 것과 같았다.
6여 년 전, 그렇게 브런치를 시작했다.
마흔 후반에 찾아온 인생에 대한 고민의 해답을 찾고자 홀로 여행을 떠났다. 그 과정을 기록하며 힐링했던 순간들을 브런치에 적었던 것들이 쌓이고 쌓여,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에 운 좋게 뽑혀 작가도 되고 책까지 내었다. 글쓰기가 취미였던 나에겐 꿈같은 일이었다.
엄청난 고통 끝에 조개가 진주를 잉태하듯, 나는 그렇게 40대 후반에 찾아온 사추기를 넘겼다. 다만, 그 치유의 기억은 1년을 넘기지 않았고, 오십 대의 인생이 그렇게 녹녹하지 않다는 것을 매일 느꼈다.
하루하루 달라지는 몸이 그랬고, 멀어져 가는 인간관계와 갈라파고스에 있는듯한 격리감.
'나이먹음'은 또 그렇게 찾아왔다.
나 같은 오십 대가 많았을까?
시중에는 생각보다 오십에 대한 책들이 많았다.
그래서 다시 브런치에 글을 쓰고 싶었다.
내 글도 어느 중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그 주변인들도 그들을 이해할 수 있는 그런 글.
다시 시작한 글쓰기는 나에게 힐링이었고 짜릿한 행복이었다. 그리고, 알았다.
브런치에 글을 쓰는 것이 누군가를 위함이라기보다 정작 나 자신을 위함이었다는 것을.
좀 더 바란다면, 내 글에 누군가가 공감하고 힐링한다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다.
‘인간관계는 버스 타는 것과 같다’라는 말이 있다.
살다 보면 버스를 타고 승객들과 함께하듯이 어느 집단에 들어가고,
긴 시간을 함께 달리다 보면 동지애 같은 것이 생겨날 수 있겠지만,
결국 정류장마다 내리듯이 가까웠다가도 멀어지는 것이 인간관계이기에
누군가 나를 떠나도 슬퍼하지 말라는 것이다.
그래 인생이 버스 타는 것과 같다면, 그럼 아예 버스를 운전하면?
내가 지금껏 살아온 세월이 누군가의 버스를 타고 내리는 일상이었다면,
앞으로 브런치북에서 만큼은 그 버스를 모는 운전사가 내가 됐으면 좋겠다.
버스를 타듯이 사람들이 내 글을 접하고,
목적지까지 힘들지 않게 앉아가듯 내 글을 보면서 공감하고 위로를 받으며,
내릴 때 '안녕히 가세요', '수고하세요'하고 가벼운 인사를 나누듯이
내 글에 하트를 남기고 댓글을 남기면 나도 그에게 따듯한 감사의 답장을 남기고 싶다.
그런 작가가 되고 싶다.
그런데,
좋다고 안 내리겠다고 하면 어떡하지?
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