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올드 가드] 감상 포인트
단발병, 아니 숏컷병을 부르는 샤를리즈 테론의 카리스마란..
동명의 원작 코믹인 [The Old Guard]의 주인공도 숏컷이던데, 처음부터 샤를리즈 테론을 염두에 두고 쓴 책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찰떡이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는 평이 많이 갈리는 편이다. [올드 가드]도 마찬가지다. 클리셰가 심하다, 개연성이 부족하다는 등의 혹평이 뒤따른다. 그럼에도 넷플릭스라는 플랫폼 덕분에 수많은 '원작'이 영상으로 재탄생하고 있다. 게임, 소설, 만화책 등 장르를 불문하고 고대하던 팬들의 꿈을 충족시킨다.
몇몇 시청자들은 넷플릭스 특유의 평등주의에도 불편한 기색을 내비친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는 언제나 소수자를 적극적으로 드러내기 때문이다. 단순히 여자를 주인공 삼았다 정도가 아니다.
[나르코스]에서는 히스패닉이 스페니쉬를 쓴다. 그들의 세계를 들여다보려면 자막은 필수다. 각진 영어를 쓰는 소련군이나 침 튀기며 영어를 하는 나치는 비현실적이다. [위쳐]의 칼란테는 폭력적이고 반항적이다. [저주받은 소녀]는 아예 아서왕을 조연의 위치로 내려놓았다.
[올드 가드]도 마찬가지다. 인종, 종교, 성적 지향 등등을 모두 아우른다. 스키타이의 안드로마케. 스키타이라 한다면 심지어 기원전의 존재다. 기원전부터 현재까지 인류를 지켜봐 온 자의 눈에 갈등은 별 가치가 없다.
그렇다고 너무 많은 가르침을 주려는 영화는 아니다. 오히려 액션과 스펙터클이 주는 즐거움이 훨씬 더 주목적에 가깝다. 플롯도 복잡하지 않고 캐릭터들도 입체적이라 괜찮은 요소들을 잘 갖췄다. 복잡하지 않다는 건 충분히 예측 가능한 방향으로 전개된다는 의미라 마음 편하게 봐도 좋다.
무엇보다, 샤를리즈 테론이니까.
카리스마의 제왕의 얼굴만 보고 있어도 감탄이 절로 나온다. 마흔을 훌쩍 넘긴, 낼모레 쉰을 바라보는 여자의 눈빛이란. 크. 감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