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돈이 목적이 된 사회 , 우리의 '나침반' 은 어디에?
요즘 10대 아이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 1위가
가족도, 친구도, 건강도 아닌 **‘재산’**이라고 하더군요.
(출처: 2025년 6월 24일, 대학내일 20대연구소)
https://v.daum.net/v/20250624101123586
조금 놀랍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한편으론 그리 낯설지 않은 이야기 같기도 합니다.
어쩌면 그 아이들은 우리가 살아가는 방식을
그저 잘 보고 따라 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르지요.
처음부터 돈이 인생의 목표였던 사람은, 많지 않았을 겁니다.
좋아하는 일을 하기 위해,
더 많이 배우고 싶어서,
안정된 공간에서 가족과 살고 싶어서,
혹은 조금 더 자유롭고 싶어서
돈은 그런 것들을 가능하게 하는 수단이었겠지요.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그 수단이 마치 인생의 목적처럼 자리 잡게 된 건 아닐까요?
심리학에서는 이런 현상을 ‘목표 전도(goal displacement)’라고 부르기도 해요.
처음엔 어떤 의미 있는 목표를 이루기 위한 도구였는데,
그 도구 자체가 오히려 최종 목적이 되어버리는 현상이지요.
공부의 목적이 점수가 되고,
글쓰기의 이유가 ‘좋아요 수’로 바뀌듯,
돈도 그렇게 방향을 잃은 도구처럼 느껴질 때가 있는 것 같아요.
목표가 '재산'이라면, 그 다음은요?
그 재산을 가지고 무엇을 할까요?
큰 집을 사고,
멋진 차를 타고,
디올 가방과 페라가모 구두를 사고,
그 다음엔 무엇을 할 것인가요?
요즘은 어디든 갈 수 있는 시대라고 하지요.
네비게이션만 켜면, 실시간 교통정보에 최단 경로까지 알려줍니다.
그런데도 종종, 마음은 허하고
‘나는 지금 잘 가고 있는 걸까?’ 하는 막연한 불안이 밀려올 때가 있습니다.
길이 없어서가 아니라,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를 때 사람은 가장 쉽게 헤매게 되는 것 같아요.
네비게이션은 참 친절합니다.
“500m 앞에서 우회전하세요.”
“목적지에 도착했습니다.”
하지만 그 목적지,
누가 입력하죠? 결국 나 자신이지요.
길을 찾아주는 기술은 점점 정교해지지만,
어디로 갈지, 무엇을 향해 나아갈지는 여전히 내 몫이니까요.
우리는 가끔
‘왜 이 길을 택했는가’보다
‘얼마나 빠르게 가고 있는가’에 더 집중하게 되는 것 같아요.
요즘 세상은 참 불확실한 것들이 많습니다.
사랑도, 직장도, 꿈도 그렇지요.
좋아한다고 다 될 수 없고,
열심히 한다고 꼭 보장되지도 않으니까요.
그에 비해 돈은
손에 쥐어지고, 숫자로 보이고, 기준이 명확해 보입니다.
그래서 더더욱 아이들도 ‘돈’을 선택하게 되는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심리학에서는 이런 경향을 ‘자기결정이론(Self-Determination Theory)’으로 설명하기도 합니다.
자율성과 의미를 느끼지 못할 때,
사람은 외부 보상—돈, 칭찬, 비교—에 의존하게 되거든요.
그러니 아이들을 무조건 나무라기보단,
그런 선택을 하게 된 사회적 배경과 구조를 함께 들여다볼 필요도 있지 않을까요?
SNS를 보다가 괜히 마음이 불편해지고,
누군가 무언가를 샀다는 말에
왠지 모르게 초조해질 때—우리 모두 그런 경험 있지 않나요?
우리는 자주 남과 비교하면서
‘나는 지금 잘 살고 있는 걸까?’를 확인하곤 하지요.
이런 모습을 심리학에선 ‘사회적 비교 이론(Social Comparison Theory)’이라고 설명합니다.
문제는, 그런 비교가 반복되다 보면
‘내가 원하는 삶’보다 ‘남보다 나아 보이는 삶’을 쫓게 된다는 점이지요.
돈이 중요하지 않다는 말은 아닙니다.
오히려 이 시대에는 더 절실한 자원이기도 하지요.
하지만 그 자체가 인생의 목적이 되어도 괜찮을까요?
그 돈은 무엇을 위해 쓰일까요?
그 질문이 빠진 채 ‘돈을 많이 버는 삶’만을 목표로 한다면,
우리는 수단만 쥐고 목적을 잃어버리는 건 아닐까 싶습니다.
우리는 지금
길을 잃은 게 아니라, 방향을 잃은 시대에 살고 있는 건 아닐까요?
무엇을 가지느냐보다,
나는 어떤 방향으로 살아가고 싶은가—이 질문을 던질 수 있어야
비로소 내 안의 나침반이 작동하기 시작하는 것 같아요.
그 나침반은
어쩌면 느리고 돌아가더라도
조금씩, 나다운 방향으로 우리를 이끌어줄 수 있지 않을까요?
지금 우리가 회복해야 할 것은
더 빠른 길을 보여주는 네비게이션이 아니라,
내가 가고 싶은 방향을 가리키는 나침반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지금 우리가 회복해야 할 것은
더 많은 경로나 빠른 길이 아니라,
속도보다 방향을 묻는 감각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누군가는 이렇게 말했지요.
“방향이 없는 속도는 의미가 없다.”
그리고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속 체셔 고양이는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른다면, 아무리 빨리 가도 소용없다”고 말합니다.
지금 우리는,
길을 잃은 것이 아니라
방향을 묻는 법을 잊어버린 시대에 서 있는 건 아닐까요?
이제는 조금 느리더라도,
나만의 방향을 향해 한 걸음씩 나아가는 연습이
필요한 때인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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