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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랑새의숲 Dec 04. 2023

고래 이야기 (feat.우영우)

 - 엄마 이야기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에서 가장 마음이 아팠던 부분은, 왜 우영우가 고래를 그리 좋아하는가였다. 


고래 사냥을 할 때, 아기 고래를 먼저 잡으면 어미 고래는 절대로 아기 고래 곁을 떠나지 않아. 

자기가 죽을 것을 알면서도 끝까지 새끼를 버리지 않는 거지. 


만약 내가 고래였다면, 엄마도 날 안 버렸을까? 



나도 그런 생각을 한 적이 있다. 

우리 오빠가 죽은 뒤, 나를 다시는 따뜻하게 껴안아주지 않던 엄마를 바라보면서. 


내가 오빠처럼 나이가 좀 많았더라면, 든든한 아들이었다면, 

아니 적어도 이렇게 11살인 어린이만큼만 어리지만 않았더라면. 

엄마에게 짐이 아닌 , 위로가 되었을까? 


그래서 엄마가 날 안 버렸을까? 
돌아보고 다시 예전처럼 꼭 껴안아줬을까? 


어릴 때 가슴에 폭 파묻혀 엄마의 말랑한 가슴을 가지고 놀던 그 품이 그리울 때가 있다. 우리 모두가 그렇듯이. 난 엄마의 슬픔으로 그 가슴에서 쫓겨난 이후, 다시는 자연스레 돌아가지 못했지만 가끔은 정말 그립다. 


누군가는 실제로 따뜻한 엄마가 존재하고, 

누군가는 엄마 같은 다른 이가 위로하고, 

어떤이는 다른 좋아하는 것들로 엄마처럼 나를 위로하길 바라면서 무언가를 한다. 

쇼핑을 하던가, 영화를 보던가, 인형을 껴안고, 수다를 떨고, 술을 마신다. 


오늘 나는 고래 그림을 서툴게 그려봤다. 

그림을 잘 못 그리는 나는, 그림을 그리면 뭔가 .. 내 내면아이가 잘 튀어나오는 것 같아서. 


엄마 고래와 그 옆에 아기 고래. 

오늘은 그림에서만이라도 아기 고래가 되고 싶은 밤이다. 


#이상한변호사우영우

#고래이야기

#고래의모성

#엄마고래아기고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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