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의 3조건에 적용해 본다면?"
평소 즐겨보는 유튜브 조승연의 탐구생활을 보는데 행복에 대한 신선한 접근이 있어 이 조건들을 나에게 적용해 봤다. 최근 올라온 "인간은 언제 가장 행복할까? 뇌과학자가 말하는 [행복의 3가지 조건]"에서 인간은 다음과 같은 3가지 조건을 느낄 때 행복한다고 정리했다. 먼저 자율성이다. 말 그대로 본인의 인생에서 본인이 직접 선택하고 결정할 수 있는 자율성이 보장될 때 행복감을 느낀다고 한다. 남이 시키는 것만 하는 것이 아닌 본인이 생각하고 결정하고 행동하는 것이다. 두 번째는 유능성이다. 미래의 나는 더 유능해질 것이고 성장해질 것이라는 믿음이 있으며, 이를 직접 경험하면서 행복을 느낀다는 내용이다. 마지막은 연결성이다. 주변 사랑하는 사람들과 연결되어 있음을 느끼고 그들에게 인정을 받을 때 행복감이 느껴진다는 것이다. 이 3가지 내용을 무심코 내 인생에 적용해 보니 나 역시 이 3가지 조건이충족했을 때 행복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예를 들어 나에게 가장 행복했던 기억 중 하나인 십 대 시절에는 이 3가지 조건이 항상 존재했다. 내 관심 과목을 골라 들을 수 있었고 학교가 끝나면 내가 좋아하는 운동을 정말 질릴 만큼 할 수 있었다. 그 덕분에 공부와 운동 능력을 성장시킬 수 있었는데, 이 과정은 내 자신감과 자존감 모두 높여주었다. 또한 같이 공부하고 생활했던 친구들과 팀 스포츠를 하면서 강한 유대관계를 쌓았던 팀 동료들이 있어서 하루하루 너무 즐거웠던 기억만 있는 것 같다. 이런 생각을 하다 보니 다음과 같은 질문이 생겼다.
아마존에서 일하면서 나는 행복할까?
먼저 자율성이다. 한국 기업과 외국 기업 모두 경험해 본 결과 아마존은 상대적으로 자율성이 있는 조직이라고 생각한다. 자율성의 가장 첫 근거로는 내가 원한다면 내부 부서 이동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예전 한국 기업에서 근무했을 때 나에게 2년 동안 세 번의 부서이동이 있었다. 부서이동이기보다 부서의 이름이 변경되거나 팀 혹은 프로젝트 인원에 변동이 있었던 것이다. 당시 나는 회사의 막내였기 때문에 어떤 프로젝트를 하거나 같이 일할 사람들에 대한 결정권이 없었다. 그저 주어진 일에 정말 열심히 할 뿐이었다. 그 당시만 해도 그게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이 전에도 소개한 것과 같이 아마존은 본인의 커리어를 직접 본인이 선택하여 만들어나가는 곳이다. 본인 매니저 그리고 멘토들과 상담하며 커리어 목표를 세우고 이를 이루기 위해서 지금 어느 부서에서 어떤 일을 할 것인지 결정을 내리는 것이다 (물론 내가 원한다고 하여 무조건 옮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내부 면접을 통해서 상대팀에서도 원하는 인재라는 확신이 들어야 한다). 처음 이러한 설명을 듣고 약간의 이질감이 느껴졌다. 정말 내가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상사에게 말을 해도 되는 것일까. 혹시라도 내 커리어 목표가 너무 뚱딴지라서 나를 이상하게 보면 어떻게 할까 등 다양한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러나 이제 내 팀원들의 커리어 목표를 관리해 주는 입장에서 말하자면 나는 정말 그들이 원하는 커리어 목표에 도달하기를 바라고 도와줄 준비가 되어있다.
물론 그렇다고 하여 무조건 내가 하고 싶은 일만 하는 것은 아니다. 결국 회사란 내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여 보상을 받는 곳이다. 그러므로 내가 원치 않더라도 해야만 하는 업무를 하는 시간이 더 많다. 뿐만 아니라 어느 회사나 그렇듯 아마존에도 상사와 직속 부하직원 관계가 존재한다. 때문에 무조건 내가 모든 일을 결정하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많은 경우 개인이 업무 목표를 설정하고 이 목표에 도달하기 위한 방법을 결정할 수 있다. 여기서 상사는 해당 목표와 목표에 도달하기 위한 방법이 어떤지 피드백을 주고 방향성을 잡아주는 역할이다 (업무를 무조건 시키는 입장이 아니다). 이러한 자율성이 있어서일까.본인의 커리어를 설계하고 이를 바탕으로 부서 혹은 업무를 선택할 수 있는 아마존의 자율성은 내가 회사에 만족하는 첫 번째 이유다.
다음은 유능성이다. 누구든 회사 생활을 하다 보면 시간과 함께 업무 능력이 올라간다. 그렇기에 신입사원 시절에는 어려운 일을 척척해내는 대리님이 그렇게 멋져 보이는 것이다. 아마존에서 근무하며 나 역시 업무 능력과 커리어 목표를 위해 필요로 하는 능력들을 성장할 수 있었다. 입사 후 가장 먼저 세운 목표는 아마존 프로덕트 매니저 중에서 이 친구 방귀 좀 뀐다 라는 사람이 되는 것이었다. MBA를 졸업하고 소프트웨어 개발에 대한 이해가 전혀 없던 시절이었기 때문에 꽤나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생각했다. 개발팀과 회의를 할 때마다 그들이 말하는 내용을 못 알아들어서 식은땀을 흘리던 날들도 많았고, 원하는 제품을 설명하다가 버벅거리던 날들도 있었다. 하지만 점진적으로 더 큰 제품을 운영해볼 기회를 얻었다. 그리고 이러한 경험들을 통해 프로덕트 매니지먼트에 대한 전문성을 키울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다른 누군가를 코칭할 수 있는 경험과 노하우가 생겼다. 그 다음 목표는 이 경험들을 바탕으로 보다 뛰어난 프로덕트 매니저들을 키울 수 있는 나만의 프로덕트 팀을 꾸리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러한 기회를 얻게 되어 내 팀원들이 아마존에서 방귀 좀 뀐다는 프로덕트 매니저로 만들기 위해서 지난 몇 년 동안 열심히 달려왔다. 그들에게 내가 겪었던 경험들을 공유했고 그들 역시 열심히 노력한 결과, 회사 내에서 좋은 고과를 받기 시작했고 다른 팀에서 탐내는 멋진 인재들이 되어가고 있다.
유능성과 관련하여 아마존의 강점은 능력이 인정되면 바로 기회가 주어진다는 것이다. 해외 기업이라서 그런지 이 사람이 얼마나 어린지는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주어진 업무를 깔끔하게 할 수 있다면 시간의 제약 없이 빠른 성장을 할 수 있다. 물론 무조건 빠르다고 좋다는 것은 아니다. 간혹 그런 경우를 본 적 있다. 본인의 역량 이상으로 본인을 과대포장하여 많은 업무와 책임을 얻게 된 사람들인데, 분명 능력이 있는 사람들인데도 불구하고 너무 빨리 성장하려는 것이 되려 독이 되는 경우다. 그렇기 때문에 회사에서도 역량이 충분하다는 것을 알기 전까지 함부로 기회를 주지는 않는다. 이 사람의 역량과 주어질 기회를 잘 판단하여 적절하게 주는 것 역시 상사로서 해야 하는 가장 중요한 업무 중 하나다. 나는 아마존을 통해 많은 것들을 배웠다. 똑똑한 상사와 주변 동료들을 통해서 부족한 내 부분을 채워나갈 수 있었고, 다양한 프로젝트를 통해서 복잡한 문제를 하나씩 풀어나가는 능력을 얻었다. 이런 점을 생각해 보면 유능성에서도 나쁘지 않은 점수를 줄 수 있을 것 같다.
마지막은 연결성이다. 아무래도 회사다보니 다양한 사람들과 일을 한다. 그중에는 정말 똑똑하고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이 많다. 흔히 유럽 사람들은 워라밸을 중시하기 때문에 일찍 퇴근하고 휴가도 자주 간다고 생각한다. 물론 틀린 말은 아니지만 직접 경험해보니 이들은 정말 열심히 일한다. 주어진 시간을 허투루 쓰지 않고 정말 열심히 일한다. 추가적으로 일을 해야 한다면 우리나라에서와 같이 서슴없이 야근을 한다. 그런 사람들과 같이 일하면서 배울 점이 참 많았다. 특히 이때까지 나의 롤모델이 되어준 내 상사 덕분에 나 역시 업무를 바라보는 기준이 많이 올라갔다는 것을 매번 느낀다. 뿐만 아니라 나는 아마존에서도 운이 참 좋은 사람에 속한다. 항상 좋은 사람들과 일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감사하게도 내 주변에는 정말 똑똑하고 열심히 일하는 친구들이 많았다. 서로 일을 미루는 것이 아닌 도와주기에 바빴고 비록 다른 나라에 멀리 떨어져서 근무를 하지만 친한 친구처럼 안부를 물어가면서 일을 하고 있다. 물론 그렇다고 하여 모든 사람들과 연결성을 느끼는 것은 아니다. 어느 회사나 그렇듯이 같이 일하기 어려운 사람들도 있고 나와는 다른 목표를 갖고 있는 부서 사람들과 일하는 것은 항상 어렵다.
연결성은 다른 사람과의 관계일 수도 있겠지만 그 관계 속에서 내가 얼마나 인정을 받느냐도 중요한 것 같다. 그 점에 있어서는 아마존은 칭찬하거나 인정해 주는 문화가 잘 정착된 것 같다. 프로젝트가 끝나면 같이 일한 팀들 뿐만 아니라 자랑하고 싶은 높은 상사들까지 포함하여 "우리가 이렇게 멋진 일을 끝냈어"라는 메일을 보낸다. 그렇게 되면 높은 상사들 모두 다 같이 칭찬해 주며, 이 프로젝트가 고객들에게 얼마나 큰 도움이 될 것인지를 다시 한번 상기시켜 준다. 그렇다 보니 서로 칭찬해 주는 게 꽤나 자연스러운 환경이다. 이렇게 생각해 보면 연결성 역시 나쁘지 않은 것 같다.
위 내용은 나의 개인적인 생각이기 때문에 같은 회사를 다니지만 인정하지 않을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적어도 지난 시간 동안 내가 겪었던 이 회사는 꽤나 만족도가 높은 곳이었다. 물론 굉장히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던 시절도 있었다. 정말 너무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 계획된 여행도 취소하고 방 안에서 괴로워했던 지난 시절도 있다 (물론 지금 생각해 보면 아무런 일도 아니었지만). 하지만 이러한 과정을 통해서 나는 더 성장할 수 있었다.
누구나 행복해하고 싶어 한다. 나 역시 행복과 관련된 책을 찾아 읽어보기도 했고 유튜브를 보면서 다양한 생각을 해본다. 그런데 위에서 언급한 행복의 3조건을 본인의 상황에 적용하여 고민해 보는 것도 좋은 것 같다. 지금 나는 내 인생에서 내가 원하는 것을 할 수 있도록 결정을 내릴 수 있는가 (꼭 큰 결정이 아니더라도 상관없다). 지금 나는 매일 같이 성장하고 있는가. 그리고 지금 나는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의 사랑과 인정을 받고 있는가를 고민해 보는 것이다. 그리고 만약 부족하다고 느껴지는 부분이 있다면, 작은 부분부터 채워나가는 연습을 해보는 것은 어떨까. 그런 과정을 통해 3조건이 점차 충족이 되다보면 더 행복한 삶을 살고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해본다.
*본 내용은 개인의 의견임을 알려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