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마다 찾게 되는 에펠탑"
퐁텐블로 캠퍼스에서 학교생활을 하면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는 파리와의 접근성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처음 학기가 시작하면 친구들을 사귀고 밀린 과제들을 하느라 주말에 시간을 많이 내지 못 했지만, 점점 학교생활을 적응하게 되면 자주 찾게 된다. 심심해서, 친구들이 프랑스에 놀러 와서, 한국 음식 재료들 사러 등등 다양한 이유를 갖고 파리를 찾는다. 퐁텐블로 역에서 기차를 타면 약 40분 정도면 파리에 도착할 수 있으니 교통도 수월한 편이다. 필자도 예전 대학교 생활을 할 때 처음 방문하고 너무 좋은 추억이 많았던 곳이라 갈 때마다 기분이 오묘했고 매번 여행을 한다는 기분을 느낄 수 있었다.
오늘은 주말마다 필자가 자주 찾았던 곳들과 추천하고자 하는 곳들을 몇 가지 적어보고자 한다. 요즘 파리에 대한 정보는 워낙 많다 보니까 오늘의 포스트는 뻔한 내용 특집이다.
1. 오르셰 미술관과 2층 카페
필자의 최애 장소다. 아쉽게도 MBA 학생들은 (만 27세 이하까지) 정말 어리지 않는 이상 무료입장은 불가다. 그래도 충분한 값어치를 하는 장소라고 생각해서 첫 번째로 소개한다. 전 세계에 유명하다는 작품들은 다 만나볼 수 있는 공간. 루브르는 너무 크고 정신이 없고 모두가 모나리자 앞에 있고 해서 필자는 오히려 오르셰를 가는 것을 좋아한다. 특히 아래 사진의 한쪽을 구경하고 2층에 있는 카페에 가서 커피 한잔을 한 다음에 다른 반대쪽을 돌면 크게 무리 없이 구경할 수 있다. 가기 전에는 오르셰 오디오 파일이나 오디오 가이드를 대여해서 구경하기를 추천한다. 워낙 많은 작품들이 있는데, 본인이 관심 가는 작품에 대한 설명을 들으면 더 많은 생각을 하게 되고 그 여운도 오래가는 것 같다.
2. 에펠탑을 보려면 Trocadero
에펠탑은 뭐 머스트 장소니까 모두가 갈 것이다. 그렇다면 사진은 어디서 찍는 게 좋을까. 의외로 에펠탑은 근접보다 오히려 멀수록 아름답다. 많은 사람들이 에펠탑을 올라가고는 하는데, 밤에 올라가면 어두워서 크게 매력적이지 않다 (주관적 생각). 그러므로 오히려 조금 멀리 떨어져서 바라보는 것을 추천한다. 가장 많은 사람들이 사진을 찍는 장소로는 에펠탑 맞은편에 있는 작은 긴 공원에서 앉아서 찍는다. 이 곳에서 와인 한 병 두고 사진 찍으면 느낌 있지만, 필자는 그곳보다 Trocadero를 추천한다. 에펠탑에서 Pont d'Iéna라는 다리를 건너면 Jardins du Trocadero, 즉 트라카데로 공원이 나온다. 그 공원 위에 올라가는 길이 있는데 그곳에서 바라보는 에펠탑이 제대로다. 물론 사람들도 엄청 많긴 하지만 노을이 질 때 붉게 물든 파리와 에펠탑은 어마어마하다. 그곳에 앉아 구경을 하고 있으면 사람들이 프러포즈도 하고 웨딩 사진도 찍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3. 개선문 꼭대기
사람들은 샹젤리제에 가서 개선문을 바라보며 사진을 찍고 돌아선다. 아니다 돌아서지 말아라. 그대로 쭉 가서 개선문을 올라가는 티켓을 사라. 파리의 전경을 보고 싶을 때 가야 하는 곳은 에펠탑 꼭대기가 아닌 개선문 꼭대기이다. 열심히 계단을 밟고 올라서다 보면 아 내가 왜 이런 고생을 하지?라는 생각을 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이는 정상에서 서서 바라보는 파리를 보게 된다면 금세 녹아내릴 것이다.
4. Septime
혹시 파리 여행을 계획 중이고 아직 3주 전이라면 이 곳을 예약해보길 바란다. 미슐랭 1 스타 + 세계 최고 레스토랑 50위 안에 꾸준히 자리를 매김하고 있는 (2017년 기준) Septime. 힙알못도 알고 있는 Jay Z와 Beyonce가 방문해서 더 유명해진 이 식당은 예약이 생각보다 까다롭다. 정확하게 3주 전 예약을 받는데, 너무 많은 사람들이 예약을 하다 보니 쉽지가 않다. 필자의 경우 같이 공부하던 누나가 예약에 성공해서 정말 숟가락만 얹은 케이스. 크지 않는 식당에 되려 캐주얼하여 보이는 느낌이 미슐랭의 느낌은 별로 없었다. 가격 역시 타 식당 대비 그렇게 비싸지도 않았고 와인 역시 30유로 정도면 한 병을 시킬 수 있었다. 그런데 음식이 나오고 맛을 보는 순간부터 "아... 그렇구나" 라는 생각이 들게 되는 곳이다.
이 근처에는 Before sunset인가 After sunset인가 (필자가 보지 않은 영화)를 촬영한 카페, Le Pure cafe가 있다. 걸어서 갈 수 있는 거리이니 밥을 먹고 그 카페에 들려 커피를 한 잔 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5. 그 외
사실 너무 많아서 뭐라고 딱히 뭘 뽑아야 할지 모르겠지만, 필자가 학생 시절 다녀보고 가장 기억이 많이 남는 장소들이다. 덕분에 더 이상 파리나 에펠탑을 그리워하지는 않게 되었다 (그런데 다음 달에 부모님이 오셔서 다시 파리로 갈 것 같다). 파리를 가게 되면 가야할 곳이 너무 많다. 몽마르뜨, 룩셈브르크 공원, 오페라, 루브르, 마레지구, 몽쥬약국 등 너무 많다. 하지만 때로는 에펠탑이 보이는 작은 에어비앤비를 구해서, 바게뜨와 와인을 사서 한잔 하는 느낌도 좋다. 한 가지 명심해야 할 곳은 파리는 굉장히 로맨틱한 곳이다. 그리고 또 도시 자체가 그렇게 깨끗하지 않다. 그러므로 커플들이 방문을 하게 되면 로맨틱한 것들만 기억하고 돌아가는데, 싱글로 오신 분들은 대부분 "아 뭐야 파리 엄청 더러워"라고들 말해준다. 그러니 웬만하면 혼자 오지 말아라 (농담). 정말 파리를 방문한 주변 친구들에게 많이 들은 말이다 (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