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A 01. 어떤 인생을 살고 싶어?

"답이 없다면 찾으러 가야지."

by 김태강

회사 생활 3년 차 즈음 강남역 4번 출구에 모여 친구들과 술을 마셨다. 아주 늦게까지 많은 술을 마셨다.


야 - 넌 어떤 인생을 살고 싶어?

라는 친구의 질문에 나는 답을 할 수 없었다. 한 번도 생각해보지 않았다. 좋은 대학교 나와서 좋은 회사에서 일하고, 좋은 배우자를 만나 행복한 삶을 사는 인생? 그런 인생이 아닐까 라는 생각을 했지만 차마 말을 꺼낼 수 없었다. 과연 나는 어떤 인생을 살고 싶을까?


나는 독서를 특별히 즐기지 않는다.

항상 책과 친해지기 위해서 노력하고 또 노력한다. 그래도 나는 예능이 더 좋고 영상이 더 즐겁다. 하지만 필자는 위 질문의 답을 찾기 위해서 참 많은 글을 읽었다. 과연 행복한 사람들은 어떤 삶을 살고 있는지. 그리고 또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그러던 중 MBA에 대해서 처음 접해봤다. 특히 블로그를 통하여 많은 경영대학원 선배님들의 훌륭한 글들을 접할 수 있었다. 공대생 출신이었던 필자에게 비즈니스라는 새로운 영역, 경영자 교육 과정이라는 거창한 타이틀, 그리고 아무 걱정 없이 학생으로 돌아가 1-2년을 보낼 수 있다는 기회는 매력적이게 다가왔다. 입학 전 배경에 제한을 두지 않고 졸업 후 다양한 산업군에 도전할 수 있다는 점도 역시 매력적이었다. 어떤 인생을 살고 싶은지 모를 때 그 답을 찾기 위해서 가장 좋은 선택이라고 생각 들었다.


MBA 졸업생이 된 지금 이 순간 위 질문을 다시 돌이켜본다.

MBA 과정은 절대 당신의 인생을 설계해주지 않는다. 졸업 후 입학 전과 다르지 않은 본인을 발견할 수도 있고 삶을 대하는 태도가 전혀 달라진 본인을 볼 수 도 있다. MBA 과정은 세상에 얼마나 다양한 삶들이 있는지 보여주고 개인의 목표를 지지해줄 친구들을 만나게 해주며 그 복잡한 과정을 해쳐나갈 수 있도록 디딤돌이 되어주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밤새도록 와인을 기울이며 서로 살아온 이야기를 하고 서로가 바라보는 모습을 솔직하게 털어놓을 수 있는 관계를 맺을 수 있는 과정이다. 어떤 인생을 살아야 해 라는 답을 주기보단 어떠한 삶이 본인과 맞을지 직/간접적으로 경험해볼 수 있는 과정이다. 무작정 현실에서 도피하기 위한 선택이 아닌, 본인의 삶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하고 싶다면 충분히 좋은 선택이 되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학교에 입학하고 얼마 되지 않아 자주 읽었던 블로그 작가님이자 티비에도 이제 자주 나오시는 분에게 감사 연락을 드린 적 있다. 그동안 그분의 글들을 통해서 얼마나 많은 힘을 얻었는지 페이스북을 통해서 연락드렸다 (와인을 하도 많이 마셔서 잦은 오타가 있었지만 그는 기분 좋은 답변을 주셨다). 그리고 본인의 경험을 돌이켜 봤을 때 주셨던 말을 필자는 아직도 잊을 수 없다.


본인이 원하는 게 무엇인지 알고 가세요. MBA는 본인이 원하는 게 있다면 모든 방면에서 도움을 줄 수 있는 과정입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 MBA 과정이 알아서 본인의 꿈을 찾아 준다고 생각한다면 - 아무런 것도 얻지 못할 수 있습니다.

지금도 많은 직장인 분들이 MBA 과정을 준비하고 있다. 퇴근 후 지친 몸을 이끌고 GMAT 학원을 다니고 스터디 그룹을 만나 정보를 공유하며 노트북을 켜 본인의 인생에 대한 에세이를 적고 있을 것이다. 필자도 겪었던 일이기에 어떤 기분인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필자가 그분들에게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MBA는 잘난 놈들이 가는 곳이 아니라 될 때까지 해보는 사람들이 입학하는 과정이다. 준비 자체가 워낙 힘들다 보니 많은 사람들이 중도 포기를 하는 과정이다. 하지만 본인에 대한 성찰과 앞으로 미래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필요하다면 멈추지 않았으면 한다. 그 과정만큼 충분한 보상이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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