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깜짝할 사이에 끝나버리네?"
정신없는 취업 시간이 끝나고 나면 우리는 마지막 학기를 맞이한다.
벌써 마지막이라는 생각에 모두들 남은 시간을 더 잘 보내기 위해서 여행도 많이 가고 친구들끼리 놀 수 있는 이벤트들을 많이 준비한다. 실제로 돌이켜봤을 때, 인턴십에 대한 부담이 없었던 P3와 풀타임 취업에 대한 걱정이 없던 P5가 가장 좋았다. 특히 아름다운 유럽의 봄을 느낄 수 있는 P3에 퐁텐블로 캠퍼스에 있을 경우 Summer ball에 갈 수 있고 이건 진심으로 must go 행사이다. 나폴레옹이 가장 사랑했던 퐁텐블로 성을 통째로 빌려서 5/10년이 되시는 분들과 같이 reunion 겸 우리 파티를 하는 것이다. 밤새도록 샴페인을 마시며 다양한 음식과 음악들로 놀게 되는데, 거기 다녀와서 별로 였다는 친구가 하나도 없었고 실제로 필자가 갔었던 인시아드 파티 중에서 단연 탑이었다. 그 외에도 유럽의 봄은 바베큐 하기 워낙 좋은 시즌이여서 친구들과 매일 같이 요리해서 와인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게 너무 행복했다. 반대로 P5의 싱가포르 역시 그만큼 매력적이다. 추운 겨울을 피해서 동남아 관광 여행은 뭐 달리 표현할 방법이 없다.
마지막 학기가 시작되면 학교에서 학생들을 많이 볼 수 없다. 특히 유럽 친구들의 경우, 처음으로 아시아를 오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동남아시아부터 해서 일본까지 다녀오는 친구들도 많았다. 그들은 P4때 많은 강의들을 듣고, P5 초반에만 몇 개 수강하면 졸업할 수 있도록 설계를 해놨다. 필자는 그렇게 깊게 생각을 안 해서 거의 졸업 여행 전까지도 매일 같이 강의를 들었다. 실제로 나쁘지 않았던 게, 아침에 일어나서 학교 헬스장을 다녀와서, 강의를 듣고 친구들을 만나서 식사를 하고 이야기를 나누고 싱가포르의 다양한 관광지를 돌아다니기도 했다. 특히 그 당시 친구들과 더 많이 친해진 것 같다. 오늘은 P5 중 기억이 남았던 일들에 대해서 소소하게 적어볼까 한다. MBA 과정 중에서 담고 싶은 이야기는 얼추 다 한 것 같아서, 이제 마무리하고 인시아드 졸업 후 아마존 적응기와 삼성전자와의 차이에 대한 글들을 적으려 한다. 혹시라도 MBA 관련돼서 추가적으로 다루고자 하는 내용이 있다면 따로 연락 바란다.
1. Yogyakarta 여행
학교에는 친하게 지내는 여러 그룹들이 있는데, 이번 여행은 Guardians라는 아시아 친구들 그룹과 함께 여행을 다녀온 것이다. 인도네시아 친구가 플래닝을 해서 우리는 몸만 가면 되었던 여행이었는데, 욕꺄타... 살면서 처음 들어보는 장소였다. 인도네시아의 보로부두 사원이 있는 곳이었는데, 그 외 친구들과 다니면서 맛있는 음식, 좋은 술들을 마시면서 즐겁게 놀다가 왔다. 총 20명 정도 다녔던 여행이었는데, 지금 다들 컨설팅 가서 (실제로 사진들 보니까 거의 80%가 다 컨설팅 간 거 같다) 정신없이들 살고 있다. 이 여행에 모두들 너무 만족해서 졸업 후 P6 Korea trip이 결정되었고, 23명의 참석자들과 함께 서울을 돌아다니면서 즐거운 여행을 했다. 아무래도 사람들은 여행을 통해서 빠르게 친해질 수 있고 좋은 추억들도 많이 생기는 것 같다. 처음 만나서 너는 어떤 일을 했었고 왜 MBA를 왔어?라는 형식적인 질문이 아닌 서로의 성격을 알고 서로의 미래에 대해서 같이 고민해줄 수 있는 친구들이 있다는 게 무엇보다 좋았다.
2. 수많은 저녁 약속들 (특히 한식)
싱가포르에는 수많은 한국 식당들이 존재한다. 그리고 한식은 정말 많은 국적의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특히 많이 놀랬던 점으로는 애들이 비빔밥이나 김치뿐만이 아니라 잡채 파전 등등 다양한 메뉴들을 알고 있었고, 굉장히 좋아한다는 것이었다. 덕분에 매일 같이 친구들과 한식을 먹을 수 있었다. 처음 먹어본 친구들은 신세계라면서 굉장히 좋아했고, 한식을 자주 접하는 친구들의 경우 조개찜 하는 식당을 찾아서 오히려 나를 데리고 갔었다. 필자의 경우도 한식 외에 인도 친구와 인도 식당에 다녀오기, 싱가포르 친구와 함께 싱가포르 전통 맛집 다녀오기 등등 다양한 음식을 접해볼 수 있었다.
3. Pre-졸업여행
필자의 학년은 졸업여행으로 발리를 가기로 했고, 졸업여행 약 3주 전 화산 폭발이 일어나서 가야 하냐 말아야 하냐 말이 많았다. 결국에는 가기로 했고, 필자는 학교에 남아있는 (동일하게 과목 선택을 잘 못 해서 마지막까지 남아있던 친구들) 친구들과 함께 윤식당으로 유명해진 길리섬으로 갔다. 발리는 인시아드를 다니면서 필자가 거의 4주 정도 머물렀던 곳인데 갈 때마다 감탄하는 최애 장소이다. 근데... 사진들이 너무 많아서 다음 편에 한번 제대로 다뤄야겠다. 화산의 경우 실제로 사람들이 지내는 장소와는 거리가 있어서 위험하지는 않다 (필자의 의견). 허나 화산이 폭발할 경우 그 후에 나오는 재 때문에 비행기들이 모두 캔슬된다. 그렇기 때문에 화산 폭발 후에 발리에 묶여있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이다 (예전 유럽에서 아이슬란드 화산 폭발이 그랬던 것처럼). 필자가 지냈을 때 지진도 느꼈을 정도로 지진이 자주 일어나는 곳이다. 그래서 왠지 부모님을 모시고 가기는 그렇지만, 사람들도 좋고 자연환경이 너무 아름다운 곳들이다.
마지막 학기가 되면 서로 아쉬워서 그런지 더 많은 시간들을 보낸다. 학교 기간이 좀 길면 어땠을까 라는 이야기를 친구들끼리 자주 하는데, 2년은 너무 긴 것 같고 한 1년 반 정도 되서 다 같이 조금만 더 놀 수 있으면 좋겠다 라는 이야기를 한다. 그래도 졸업 후에도 어떠한 행사가 있다면 다들 최대한 참석하려고 하고 연락을 놓지 않으려고 한다. 다음 편은 졸업 여행에 대한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