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A 04. 에세이 - 그대들은 어떤 기분이신가요

"당신은 인생에 대해서 얼마나 생각해보셨나요"

by 김태강

마침내 컴퓨터 스크린에 나온 본인이 원하는 점수를 확인하고, 기쁨의 포효를 하면서 시험장을 나온 지 얼마 되지 않아 우리는 에세이라는 난관을 맞이하게 된다. 시험을 준비할 때만 해도 GMAT 점수만 나오면 바로 학교에 입학하는 줄 알았는데 이젠 자아성찰, 자기반성을 통한 장문의 에세이를 준비해야 한다. 에세이는 많은 지원자들이 쉽게 보는 부분인데, 사실 GMAT보다 더 중요한 게 에세이이다. 필자 역시 굉장히 오랜 기간 에세이 때문에 고생을 했는데, 수많은 시행착오를 하며 겪었던 경험과 팁을 공유하고자 한다.


(이미지 출처: Monash University) 참고로 필자는 공대출신이라서 더 힘들었을 수도 있다


1. 브레인스토밍

본인이 원하는 타깃 스쿨 웹사이트를 확인하여 MBA Essay questions들을 전부 한 곳에 모아보자. 그렇게 보게 된다면 상당히 많은 학교들의 에세이가 겹친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런 다음 비슷한 질문들을 한 곳으로 엮어서 브레인스토밍을 시작하라 (물론 요즘 탑스쿨 에세이 질문 수가 적어지고 또한 특이해지고 있는 건 사실이니 잘 확인해야 한다). 필자의 경우 초반 브레인스토밍을 하는 게 가장 어려웠던 것 같다. 뭔가 이때까지 했던 프로페셔널한 경험이나 그전에 있었던 필자의 인생을 돌이켜봤을 때 딱히 대단한 경험이 없다고 생각했다. 평범한 가정에서 자라서 큰 문제없이 학교를 다니고 운 좋게 잘 취업을 했던 필자의 경우 어떻게 해야지 뭔가 색다를 수 있을까 라는 고민이 많았던 것 같다. 이 글을 읽는 많은 분들도 공감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선 브레인스토밍을 할 때는 이런 것 고민하지 말고 모든 걸 다 적어보자. 생각보다 본인의 경험 중 재밌는 일화들이 많다는 것을 깨달을 것이고 또한 이를 잘 정리해놓으면 추후 인터뷰 - 그리고 MBA 취업 인터뷰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 또한 막상 학교에서 오퍼를 받은 친구들의 에세이를 읽어보면 스토리는 생각보다 별거 아니지만 그 안에서 본인의 행동들이나 느낀 내용들을 어떻게 쓰냐는 게 더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러니 많은 에피소드들을 생각해보고 많은 답변들을 고민해보자 - 본인의 삶엔 충분히 멋진 경험이 있을 것이다.


2. Self-reflection

에세이에 활용할 에피소드들이 다양하게 정리가 된다면 그다음엔 자아성찰의 시간이다. 어떻게 보면 되게 가볍게 생각할 수도 있지만 얼마큼 본인이 본인에 대해서 잘 아는지가 중요하다. 모든 학교들이 이를 중요시하는데, 이는 본인의 내면에 대한 깊은 고민을 한 사람들이야말로 MBA 과정을 지원했을 때 뚜렷한 목표의식이 있다고 믿고, 또한 본인의 철학과 주장이 확실하기에 Classroom experience에 충분한 기여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생각보다 우리는 바쁜 인생을 살아오면서 자신을 돌이켜본 경험이 많이 없다. 그러기에 이러한 행동을 하는 것에 있어서 불편할 수도 있지만 상당히 좋은 경험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필자는 혼자서 여행도 가보고 근교로 나가 조용히 생각도 많이 해본 것 같다. 그렇게 하나둘씩 생각하다 보면 문자에 대한 답들이 하나씩 보이기 시작할 것이다.


대부분의 탑스쿨들은 이야기한다.

MBA 과정은 지원 준비를 했을 때부터 시작하는 것이라고. 이는 필자 역시 공감하는 부분이다. 끊임없이 본인에게 질문하고 고민하길 바란다. 내가 지금의 회사를 그만두고 싶은 이유는 무엇인지, 지원하는 학교를 가고 싶은 이유는 무엇인지, 왜 그 학교여야 하는지, 그리고 졸업 후에 내 모습은 어땠으면 하는지.


3. 펜을 들고 한없이 솔직해지자

어느 정도의 자아성찰 뒤, 솔직한 글을 적어보자. 영문 에세이가 익숙하시지 않은 분들도 있으실 텐데 그럴 경우 검색창에 합격 에세이들을 찾아보는 게 많은 도움이 된다. 필자 역시 합격 에세이 몇십 개를 읽고 또 읽은 것 같다 (추천 에세이를 원하시는 분은 댓글이나 따로 메시지 주시기 바랍니다). 필자가 즐겨 읽었던 책은 아래 65 Successful HBS Application Essays라는 책인데 혹시 서점에 가서 영문판이 있다면 읽어보길 바란다. 어떤 식으로 글을 써야 하는지, 어느 수준의 글을 써야 하는지를 배울 수 있을 것이다. 에세이에 대한 감을 얻은 후 편하다면 한글로 먼저 작성한 뒤 영어로 번역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41GFPZKqDCL._SX310_BO1,204,203,200_.jpg (이미지 출처: 구글) 이 책은 정말 사랑이다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는 솔직 함이다. 정말 본인의 생각이어야 한다. 물론 요즘 에세이 과외나 첨삭해주시는 분들도 많다고 하고, 이 분들을 통해서 좋은 결과를 얻은 분들도 많이 계시니 뭐라 할 말은 없지만 - 추후 학교 가서 에세이도 많이 쓰게 될 건데 지금부터 연습한다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


솔직함이 중요한 이유는 분명하다. MBA는 학교나 직장에서 잘 나갔거나 나가는 사람들이 지원하는 코스다. 나름 학교에서 유명한 똑똑이들이고 기업에서 인정받는 인재들이다. 그럴 경우 대부분의 사람들이 에세이 질문을 보고 "학교가 원하는 답이 뭘까?"라는 생각으로 질문에 다가간다. 하지만 절대 그러면 안된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절대 이런 식으로 에세이를 다루지 말아라. 입학사정관들이 바로 지원서를 버리는 수도 있다. 왜냐하면 본인을 제외한 수천 명의 지원자들이 그런 식으로 글을 적을 것이기 때문이다. 입학사정관들도 그런 글들을 읽기 질렸을 것이다. 물론 본인이 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뻔한 스토리라고 느껴질 때도 있을 것이다. 그럴 경우 진실성을 더하기 위해서는 본인의 행동에 대한 레이어를 벗겨 주면 된다 (자세한 건 아래 3 why에서). 자 그렇다면 솔직함을 가지고 글을 적을 때 가장 많이 사용되는 두 가지 방법에 대해서 이야기해보려 한다.


A. STAR approach

워낙 유명한 방식이지만 많은 사람들이 막상 글을 적거나 인터뷰를 볼 때 잊어버리는 것 같다. 어떠한 상황에 대해서 설명을 하거나 글을 적을 때 Situation, Task, Action, Result의 순서대로 적어 내려 가는 방식이다. 이 방식은 지원 에세이, 지원 인터뷰, 취업 인터뷰까지 계속 사용해야 하니 처음부터 익숙해지자. 이러한 프레임워크를 가지고 스토리를 전달할 경우 확실히 내용들이 간단명료해진다. 최대한 Situation과 Task는 짧게 가져가고 Action에 힘을 많이 주자. 그런 다음에 Result는 충분히 임팩트를 전달할 수 있도록 수치를 넣어주는 게 중요하다. 거기에다가 L (Lesson)까지 붙여주면 더 좋다. 이 상황을 통해서 본인이 느끼거나 배운 점이 무엇인가? 아니면 다시 한번 이런 일을 할 기회가 생긴다면 어떻게 다르게 할지에 대해서 적어보는 것도, 읽는 사람 입장에서 "아 이 친구가 많은 고민을 했구나"라는 인상을 심어줄 수 있다.


B. 3 why (혹은 5 why)

이 방식은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지 않는다. 본인의 생각 레이어를 벗기는 방법 중에 하나인데 본인의 행동에 대해서 끊임없이 질문하다 보면 정말 그 행동을 하게 된 가장 근본적인 동기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간단하게 예를 들어보자:


나는 테크 회사에서 프로덕트 매니저가 될 거야

왜? 본인은 필자의 신기술에 관심이 많고 다양한 사람들의 협업을 즐기기 때문이야

왜 신기술? 신기술들은 많은 사람의 삶을 긍정적으로 변화시키기 때문이야

왜 타인의 삶을 변화? 본인의 능력이 타인에게 좋은 영향을 줬을 때 살아있음을 느끼기 때문이야


이런 식으로 끊임없는 생각을 하다 보면 본인이 추후 어떤 일을 하고 싶은지,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등 다양한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필자도 처음에는 탐탁지 않았지만 지금 와서 돌이켜보면 굉장히 효과가 있는 것 같다. 에세이를 쓰다가 막혔다는 기분이 들거나 어떠한 행동을 설명할 때 너무 뻔한 내용이라고 생각한다면 한번 사용해보자. 은근히 에세이에 쓸 좋은 근본적인 이유들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4. Why this school?

거의 모든 학교들이 다 물어보는 질문이다. 그렇기에 최대한 이 질문에 대해서는 복사 붙여 넣기를 하지 않았으면 한다. 본인의 타깃 스쿨이라면 필자가 저번 글에서 설명한 것과 같이 충분한 리서치가 필요하고 어느 정도의 네트워킹이 빛을 바라게 된다. 학생 시절 학교에서 하던 지원 설명회를 참석하여 지원자 분들과 만나 많은 이야기를 했었다. 아무래도 바쁜 와중에 먼길을 와서 학교에 대한 관심을 보여주는 게 고마웠던지 필자 나름 팁을 많이 공유하려고 했던 것 같다. 그중에서도 특히 왜 우리 학교를 지원해?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주기 위해서 많이 노력했던 것 같다.


예를 들어보자.

필자가 다녔던 학교의 경우 Diversity와 Inclusiveness를 굉장히 중요시한다. 그렇기에 한 Section 내에서 다수의 국적을 찾아볼 수 없다. 이는 수치상으로 확인이 가능한 건데, 여기서 꿀팁은 이 부분의 한 레이어를 더 들어가는 것이다. 도대체 이게 왜 학교를 지원하는 이유가 되어야 하는 걸까? 그럴 경우:


한 국적이 특정 집단 내에 Majority가 될 경우 그 외 소수자들의 의견들은 외면당할 수 있다

특히 다양한 의견들을 통해서 서로의 생각을 공유하는 토론식 강의가 많은 MBA에서 이는 매우 중요하다

필자의 경우 다양한 문화와 사고들을 통하여 조금 더 유연하게 세상을 바라보는 시야를 갖고 싶어서 MBA를 가려 한다. 그렇기 때문에 당신 학교가 지향하는 방향에 누구보다 깊게 동의하다

(여기서 멈추지 말고 한 레이어를 더 가자) 필자는 A라는 나라에서 자란 경험과 B라는 산업군에서 일해본 경험이 있기 때문에 클래스 내에서 새로운 시야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여기서 본인이 네트워킹을 정말 잘 했을 경우, 동문들의 이름을 적어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동문 A (Class of 2000) 과의 대화를 통하여 학교에 대한 확신을 얻을 수 있었는데, 그중에서도 학교에서 중요시하는 ABC와 DEF에 대하여 전적으로 동의한다. 왜냐하면 GHI와 XYZ이기 때문이다

작년 직접 찾아간 캠퍼스 이벤트에서 만난 재학생 B (Class of 2018)가 이런 말을 했다. 그 와의 대화를 통해서 본인이 찾고자 하는 학교가 확실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그 외 사람들을 만나며 핏이 맞다고 느꼈다 (물론 여기서는 왜 핏이 맞았는지 정확한 설명을 해야 할 것이다)

채용 설명회에서 만났던 입학사정관과 동문 C (Class of 2010)은 학교의 강점으로 이러한 점을 뽑았다. 본인의 경우 졸업 후 이러한 산업군으로 가는 게 목표이기 때문에 학교의 강점을 잘 살려서 본인의 꿈을 이루고 싶다 (구체적으로 적어야 한다. 또한 받기만 하는 게 아니라 기여할 점도 같이 붙여서 이야기하라. 항상)


5. 꼭 피드백을 받아라

아무리 대단한 작가라고 해도 실수를 한다. 꼭 피드백을 받자. 돈을 내고 받아도 되고 주변에 영작 좀 잘한다는 친구가 있다면 부탁을 해라. 필자의 경우 주변 사람에게 받는 게 더 좋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 이유는 에세이에 적힌 이야기가 얼마나 진실되는지는 알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피드백을 받고 고친 후 다시 피드백을 받아라. 끊임없이 고치면 최종적으로 정말 멋진 에세이를 만들어 낼 것이다.


에세이 작성은 정말 힘들다.

답이 없기 때문에 무엇이 문제인지도 모른다. 그럴수록 혼자서 끙끙 머리를 싸매지 말고 주변 사람들에게 공유해라. 그리고 의견을 끊임없이 물어보길 바란다. 때론 글을 작성하고 신나게 여행을 다녀온 다음에 다시 글을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본인이 놓친 부분이나 부족한 부분이 신기하게도 보일 것이다.


지금 준비하는 많은 분들이 힘냈으면 좋겠다. 에세이 작성은 정말 힘들다. 본인들이 힘들어하는 만큼 모든 사람들 역시 스트레스를 받는 부분이니, 조금만 더 힘내서 멋진 에세이를 작성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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