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A 06. 인터뷰

"왜 이 학교를 지원하셨나요?"

by 김태강
(이미지 출처: Cuvitt) 드디어 찾아온 인터뷰 기회. 당신은 얼마나 준비 되었나요?


MBA 지원을 완료하고 미뤘던 친구들과의 만남도 갖고 술도 신나게 마신 것 같다. 한편으로 후련한 마음으로, 한편으로는 초조한 마음으로 기다리다 보니 연락이 왔다 - 인터뷰를 볼 것인지 아니면 다음 기회인지. 필자의 경우 다음 기회에 라는 메일을 수차례 받았다. 아무래도 시차가 다르다 보니, 새벽에 일어나서 그 메일을 받았을 때 기분은 정말 설명하기 어렵다. 아무렇지 않게 다음날 일어나서 출근을 하고, 아무 일 없었던 것과 같이 다시 지원서 준비를 반복 하던 중 두 학교에서 인터뷰 요청이 왔다. 오늘은 필자가 경험했던 두 학교에서의 인터뷰와 느꼈던 점들을 적어보고자 한다.


첫 번째 학교 인터뷰

신사동에 근무하고 있는 졸업생 분과의 인터뷰였다. 회사 가방에 넥타이를 챙겨서 출근을 하고, 마치 중요한 일이 있는 것처럼 최대한 일찍 퇴근했다. 추운 겨울날로 기억이 되는데, 신사 사거리에서 내려 마음의 준비를 하고 인터뷰를 보러 갔었다. 인터뷰를 보시는 졸업생 분은 졸업 후 해외 게임 기업에 근무하는 분이셨고 인상도 굉장히 좋았던 것으로 기억된다. 사내 회의실에 앉아 그분을 바라보며 떨리는 목소리로 자기소개를 하였고, 그 후 질문들이 끝없이 쏟아져나왔다. 그리고 생각보다 어려웠던 질문은:


본인의 인생에서 실패했던 경험에 대해서 말씀해주세요

딱히 준비한 답변이 있었던 것은 아니었기 때문에 순간 머릿속으로 많은 생각을 했다. 내가 언제 한번 크게 말아먹은 적이 있지? 자잘한 실패는 많지만 딱히 하나를 꼽아서 이야기하기엔 내 인생이 너무 평범했다고 느꼈다. 어쩔수없이 회사에서 경험했던 내용을 설명하면서 대화를 이어나갔다. 허나 아무래도 스토리 자체가 탄탄하지 않았고, 졸업생분의 얼굴에서도 아쉬운 표정이 보였다. 그 점이 가장 아쉬웠던 부분인 것 같다. 그 외에 질문들은 지극히 평범했고, 특이한 점은 케이스 인터뷰를 봐야한다는 점 이었다. 내용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았는데, 필자가 한 마리의 파리/벌레라고 생각을 하고 우연하게 들어간 회의실에서 우버와 에어비엔비 CEO가 토론을 하고 있다고 가정을 하자. 그렇다면 그들은 두 회사가 추후 어떠한 프로젝트를 공동으로 진행할 수 있는지, 두 회사가 마주하고 있는 문제점과 해결방안은 무엇인지에 대해서 발표 하는 케이스였다. 내용이었다. 이 역시 전혀 예상 못 했지만 평소에 관심이 있던 회사들이어서 내용을 생각해내는 것은 크게 어렵지 않았다. 그 후 졸업생 분은 방을 나가셨고 혼자 30분 동안 발표를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을 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많이 부족한 발표였는데, 자신감 있게 밀어붙였던 게 괜찮았는지 발표에 대해서 굉장히 좋은 피드백을 받았다. 생각보다 긴 인터뷰였지만 긴장을 했던 탓인지 빛의 속도로 지나갔었고 그렇게 첫 인터뷰를 봤다. 돌이켜봤을 때 이 인터뷰에서 배웠던 점들은 아래와 같다:


uber-airbnb.jpg (이미지 출처: 구글) 에어비앤비와 우버가 같이 할 수 있는 프로젝트는?


A. 한국 분들과 인터뷰를 할 경우 꼭 영어로만 하지 않는다 - 이는 두 번째 인터뷰에서도 마찬가지였는데, 졸업생분의 영어가 모국어 수준이 아니셔서 한국어로 인터뷰 진행을 하였다. 필자의 경우에는 모두 영어로 준비했기 때문에 특히 테크니컬 한 단어를 사용해야 할 경우 많이 당황했던 것 같다. 준비한 것에 따라서 만약 영어가 편하다면 자신 있게 본인이 준비해온 게 있는데 영어로 해도 되냐고 물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학교는 영어 인터뷰일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B. 본인의 단점, 실패 경험에 대한 고민을 해라 - 너무 큰 실패를 생각할 필요는 없다. 별 것이 아니더라도 그 상황을 통해서 본인이 배운 점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는 게 중요하기 때문이다. Constructive feedback을 마주했던 경험이 있었다면 좋은 것 같다. 누가 이런 이야기를 해줬고, 왜 이런 이야기를 해줬고, 본인의 경우에는 이를 바탕으로 어떠한 노력을 했는지에 대한 확실한 내용이 있다면 더더욱 플러스.


C. 이 학교 왜 지원하셨나요? - 무조건 나오는 질문이다. 이 전부터 필자가 이야기했던 리서치의 모음집을 잘 정리해서 설명하면 좋을 것 같다. 아무래도 학교의 특성을 따져봤을 때 이러한 커리어로 가는데 많은 도움을 주는 것 같다 라는 게 많은 분들이 말하는 모범답안이지만, 학교의 핏에 대한 정보가 있다면 이를 엮어서 말하는 게 좋다. 예를 들어 이 학교에는 이러한 행사가 있다고 하는데, 본인의 이러한 경험들을 통해서 뭘 했으면 좋겠습니다 라는 식으로 "나 정말 준비 많이 했어요"라는 이미지를 주자. 비슷한 포맷을 만들어서 돌려 쓰지 말고 인터뷰를 보러 가는 학교라면 확실한 이유를 설명하자.


두 번째 학교 인터뷰 - 파트 1

필자는 결국 두 번째 학교에 입학했다. 이 학교를 가는 과정은 쉽지만 않았는데, 지금 와서 돌이켜보니 재미있는 거지 막상 그 상황이었을 때는 얼마나 스트레스가 심했는지 모른다. 해당 학교의 경우 두 번의 인터뷰를 봐야 한다. 두 번의 인터뷰가 막상 인터뷰를 보는 사람은 힘이 들 수도 있겠지만, 다양한 사람들의 객관적인 생각을 종합하여 입학 결정한다는 점에서 더 좋다고 생각한다.


첫 번째 인터뷰를 보러 종각역에 갔다. 졸업생 분은 컨설팅 회사에서 근무를 하시는 Principal이라고 하셨다. 필자와 동일한 기업에서 근무를 하시다가 (사업장도 동일했음) MBA 과정을 하시고 컨설팅으로 커리어 체인지를 하신 분이셨다. 필자 역시 지원서에 컨설팅에 관심이 있다고 했기 때문에, 학교 측에서는 해당 경험을 해보신 그 졸업생 분에게 인터뷰를 보게 해줬다. 떨리는 마음으로 인터뷰를 보러 갔고, 늦은 저녁에도 근무하시던 분들을 보며 컨설턴트의 인생이 쉽지가 않구나 라는 생각도 했다. 졸업생 분은 필자를 회의실로 데려갔고, 바로 인터뷰를 진행하였다. 졸업생 분은 필자의 Resume를 읽더니 영어는 크게 문제없을 거 같다며 한국어로 진행하셨는데, 나중에 본인이 영어를 잘 못한다고 하셨다. 그렇게 인터뷰는 시작되었고, 테크니컬 한 부분에서 버벅거리는 필자를 보시더니 혹시 영어가 더 편하냐고 물어보셨다. 아무래도 영어로 준비를 하다 보니 이런 내용을 설명하는 데 있어서는 영어가 더 편하다고 말씀드렸고, 그랬더니 5분 줄 테니 왜 이 학교를 가야 하는지에 대해서 영어로 설명하라고 하셨다. 충분히 리서치는 한 상태였기 때문에 컨설턴트들이 좋아한다는 3 가지의 이유를 말했다. 다행히 그분도 답변에 만족하듯이 넘어갔다.


business-meeting-people-silhouettes-100572628-primary_idge.jpg (이미지 출처: CIO Korea) 컨설턴트와의 인터뷰 - 왜 그랬을까?


허나 필자가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졸업생 분의 태도였다. 인터뷰 중간마다 하품을 하고 핸드폰도 체크하시고, 심지어는 가족에게 3번의 전화를 해서 오늘은 일찍 집에 갈 거라고 말씀을 하셨다. 이야기를 경청하는 스타일도 아니었는데, 지원 동기를 설명할 때 "아 알겠으니까 다음 걸로 넘어가시죠"라는 식으로 말씀을 많이 끊기도 했다. 정말 그럴 때마다 필자는 얼마나 멘붕이 왔는지 모른다. 인터뷰가 진행되던 와중에 책상 아래 손톱 주변 살들을 하도 긁어서, 끝나고 나온 뒤 발견한 피를 보고 필자가 얼마나 긴장을 했는지 알 수 있었다. 졸업생 분은 학교 생활이 그다지 즐겁지 않다고 하셨다. 공부해야 할게 너무 많았고 영어가 준비되지 않아서 친구를 사귀는데도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고 한다. 그러면서 필자가 컨설팅에 관심이 있다고 한 것 같아서 컨설팅 인터뷰를 진행하는 것처럼 진행했다고 한다. 지금 와서 돌이켜보면 그렇다고 해서 학교 지원하는 학생에게 이럴 필요가 있었나 싶다. 인터뷰를 보고 인사를 드리는데 다음 인터뷰 전까지 지원 동기에 대해서 대대적인 변경이 필요하다고 하셨다 - 진부하고 재미가 없으니 조금 지어내더라도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라고. 그렇게 인터뷰는 끝이 났고 필자의 멘붕도 끝이 났다. 종각역 앞에 앉아 친한 친구에게 "나 이제 끝난 거 같아"라는 말과 함께 한 시간 동안 이야기를 했다. 이틀 뒤에 있을 두 번째 인터뷰를 준비해야 했지만, 뭘 해야 할지 도저히 감이 오지 않았다. 지금 학교를 졸업한 입장에서 그분이 왜 그랬는지 아직도 이해를 할 수 없다. 물론 학교에 합격한 것을 보면 피드백을 나쁘게만 주지 않으셨겠지만, 정말 최악의 경험 중 하나라고 할 정도로 힘든 시간이었다. 인터뷰에서 필자가 느낀 점은 아래와 같다:


A. 알고 보니 이런 경험을 한 사람은 나밖에 없었다 - 학교에서 인터뷰를 보게 할 졸업생들을 교육할 때 절대 이런 식의 태도를 갖지 말라고 당부한다. 인터뷰 과정 역시 학교를 알리는 과정인데, 이러한 불친절하고 무례한 태도를 갖는 것에 대해서 학교는 용납할 수 없다고 했다. 그런데도 왜 그분은 이와 같은 행동을 했는지 이해를 할 수 없다... 최근 필자의 졸업생 친구가 인터뷰를 하러 간다고 하길래, 필자와 같은 경험을 하지 않게 제발 잘해달라고 말을 해줬다.


B.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본인의 인터뷰를 보시는 분이 친절할 거라고 생각하지 말아라. 분명히 이 분 말고도 다른 분 중에서 혹독하게 인터뷰를 보시는 분들도 있을 것이라고 예상을 하고 들어가라. 그럴 경우 얻게 되는 데미지가 조금 덜 하기 때문이다.


C. 질문을 똑똑하게 준비해 가자 - 인터뷰를 보면 항상 마지막 5분에 질문을 할 수 있게 해준다. 이때 너무 뻔한 질문을 해서 "이 사람 준비 너무 안되어있네?"라는 생각을 하게 하면 안 된다. 그렇기에 충분한 양의 질문을 준비해 가고 답변에 따라서 똑똑하게 추가 질문을 하자. 이 인터뷰하셨던 분에게는 그분의 학교 생활에 대한 질문을 많이 했는데, 그 과정을 통해서 왜 이분이 학교를 싫어했었고 많은 어려움이 있었는지를 알게 되었던 것 같다. 이러한 본인의 이야기를 끄집어 내니 그 전보다 필자에 대해서 많은 관심을 표현해주셨다. 마지막엔 "아무래도 후배 같으니까 이런 이야기 하는 거예요" 라며 스토리가 너무 재미없다고 하셨다. 합격하려면 더 재밌는 거 준비하라고 말씀해주시는 것 보면 긍정적인 요소도 있었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멘붕의 상태로 저녁 버스를 타고 집으로 돌아갔고 그때 창 밖의 풍경을 바라보며 많은 생각을 했다. 앞으로 이틀 뒤에 있을 인터뷰는 어떻게 준비할 것이며 정말 거짓말을 섞어야 하는지, 그리고 이 길이 내가 가고 싶은 길이 맞는지 다시 한번 고민해봤던 밤이었던 것 같다.


To be continued (이탈리안 졸업생과의 두번째 인터뷰 그리고 합격 통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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