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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태리치 Jan 19. 2020

당신은 스스로에 대한 강력한 믿음이 있습니까?

<초콜릿 하트 드래곤>


스스로의 힘으로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고 능력을 인정받고자 했던 어린 드래곤이 있었다. 이 드래곤의 이름은 '어벤추린'. 아직 비늘도 덜 자란 어벤추린은 어른들의 눈을 피해 세상 탐험을 나갔다가 먹잇감으로 눈에 들어온 인간과 대면하게 된다. 어벤추린은 그 자리에서 인간 '요리 마법사'가 끓이고 있던 핫초콜릿에 매료되어 인간을 잡아먹기도 전에 풍미 가득한 핫초콜릿을 먼저 마셨는데, 세상에! 눈을 떴을 때 자신은 위협적인 드래곤이 아니라 작고 연약한 인간 여자아이로 변해 있었다.


아무것도 가진 것 없고 인간 사회에 대해 무지한 소녀지만 어벤추린은 초콜릿을 맛본 강렬한 경험을 통해 초콜릿을 자신의 '사명'으로 삼고 초콜릿 공방의 '도제(직업에 필요한 지식, 기능을 배우기 위하여 스승의 밑에서 일하는 직공)가 되기 위해 무작정 큰 도시로 향한다. 그때부터 인간의 모습을 한 어린 드래곤의 본격적인 성장 모험이 시작되는 이 책은 [초콜릿 하트 드래곤]이다.


아이들이 읽을법한 판타지 소설 같지만 사실 어른이 봐도 무척이나 배울 점이 많다. 특히 어벤추린이 겪는 '성장'에 초점을 맞춰 읽는다면 말이다.


어벤추린이 인간 사회에 적응하며 초콜릿 공방의 도제가 되면서 겪는 경험은 그녀에게 2가지를 확실히 다져준다. 바로 그녀의 '정체성'에 대한 믿음과 '사명'이다.



나는 내가 원하는 그 무엇이든 될 수 있어. 앞으로도 영원히.

어벤추린은 자신만의 노력으로 3대 초콜릿 공방 중 하나인 <초콜릿 하트>에서 도제 생활을 시작하게 된다. 스승이 그녀의 이름을 물었을 때, 어벤추린은 곧바로 이름을 대답하지 못하고 잠시 머뭇거린다. 어벤추린의 이름이 이방인 같으니 '에바'라는 평범하고 무난한 이름을 쓰는 것이 어떠냐고 했던 또래 친구 실케의 충고가 생각났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녀는 다른 사람이 자신을 어떻게 생각할지에 대해 두려워하지 않고 자신의 이름을 또박또박 이야기한다. 새로운 환경에서 유리함으로 작용할 수도 있는 요소를 포기하고 그녀의 정체성을 분명히 하는 것을 선택하는 것이다. 이는 자신의 존재에 대해 대외적으로 드러내고 스스로를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중요한 순간이다. 다른 사람이 아닌 그녀 자신이 되는 것. 그녀는 고난과 좌절스러운 순간조차 자신이 연약한 인간 소녀가 아닌 불을 뿜는 위대한 '드래곤'이라는 정체성을 잊지 않고 기억해낸다. 그리고 대담하게 눈앞에 놓인 문제들을 헤쳐나간다.


'드래곤'이라는 존재는 어벤추린에게 '최고의 자아'인 것이다. 내가 평생 추구해가야 할 멋진 나의 모습. 다른 사람이 뭐라고 하든 스스로가 드래곤이라는 것을 의심하지 않는다. 이런 스스로에 대한 강한 믿음이 그녀에게 어렵고 힘든 일을 이겨낼 수 있는 용기와 힘을 준다.


나는 '이름'이 가진 강력한 힘을 믿는다. 나에게 이름은 단순한 이름 그 이상의 의미가 있다. 이름은 어떤 사람의 존재와 정체성 그 자체라고 생각한다. 나는 내 이름이 특이한 편이다 보니 부끄럽지 않게 살기 위해 좀 더 신경 써왔다. 나는 여전히 나라는 사람에 대해 깊게 탐구하고 어떤 사람인지를 알아가는 과정에 있지만 정체성을 점점 더 분명하고 명확히 해나가는 과정 위에 있음을 느낀다. 이런 부족한 나의 정체성을 탄탄히 다져주는 것은 요즘의 독서생활이다.


예전의 나는 내가 누구인지 확실히 말할 수 없었고 그로 인한 불안함에 무엇을 어찌해야 할지 모르고 우왕좌왕 방황도 많이 했다. 일을 하면서도 이게 나에게 맞는 일인지 수시로 의심했고 또 다른 길을 향해 곁눈질을 하곤 했다.


하지만 독서를 하고 서평을 쓰며 생각을 정리하다 보니, 나의 생각과 정체성에 점차 확신을 갖게 되었고 그로 인한 자신감이 생활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것을 느꼈다. 스스로에 대한 믿음이 강해지다 보니 힘든 일이 생겨도 멘탈이 파사삭 깨지지 않게 되었다. 오히려 '나의 진가를 제대로 보여주마!'라는 오기가 생겼달까? 주변에서 뭐라고 하든 내가 가고 있는 방향이 맞다는 믿음이 생겨 크게 흔들리지 않게 되었다. 나의 정체성에 강력한 힘이 붙다 보니 이는 점차 일에 대한 자신감과 확신으로 연결되었다.


굳센 초콜릿이 되어라. 올바른 초콜릿이 되어라.

어벤추린은 우연한 기회에 초콜릿을 접하고 이에 매료되어 강력한 목표 설정을 하게 된다. 어떻게든 '초콜릿'의 전부를 알아내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나서는 무서운 집념으로 어떻게든 자신의 목표를 이룰 방법을 강구한다. '어떻게든 하겠다'라고 마음먹은 어벤추린은 그 일을 할 수 있는 온갖 방법을 찾아내고, 결국 원하던 바를 이룬다. 우리가 어떤 일을 함에 있어서 뚜렷한 목표를 가지고 긍정적인 사고를 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어떻게든 해내겠다고 생각해야 그 일을 성취할 방법을 찾는다. 그리고 무서운 추진력으로 그 일을 해낼 수 있다. 어벤추린은 마침내 자신이 원하던 '초콜릿'을 다루는 일을 시작하게 된다.


그런데 어벤추린이 자신의 일을 대하는 태도가 예사롭지 않다. 바닥부터 배우는 일, 사소한 것 하나하나 허투루 하는 일이 없었다. 하나부터 열까지 모조리 섭렵하겠다는 굳은 결의가 느껴졌다. 일을 '그냥'하는 것이 아니라 '제대로' 하고 있었다.


어벤추린의 초콜릿을 대하는, 어쩌면 경건하기까지 한 자세는 내가 일을 대하는 나의 자세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했다. 하나부터 열까지 내 손이 가는 나의 일에서 나는 얼마나 정성을 기울여 일을 하고 있는가? 내가 하는 일이 주변에 어떤 영향력을 미칠지에 대한 것까지 고려하며 좋은 파급효과를 끌어내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는가?


일을 하는 것과 '사명감'을 가지고 하는 것은 무척이나 다른 것이었다.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을 하면서 좋은 수업의 퀄리티를 위해 인풋을 열심히 하고는 있지만 나의 사명을 재정립할 때가 왔다고 생각했다. 내가 하는 일이 아이들에게 미칠 영향과 더 나아가 사회에 미칠 영향까지 다시 재고해 볼 문제였다. 나의 교육 철학에 대해 자문해보고 그 속에 깃든 나의 사명감을 좀 더 풍미롭게 만들기로 했다. 나는 그냥 일을 하는 사람이 아니라 '제대로' 하는 사람이 되어야 했다. 나의 일을 이제 굳세고 올바른 초콜릿으로 만들자! 나의 초콜릿은 맛보는 모든 이들에게 경이로움을 선물하자!



나는 내가 강력한 드래곤(최고의 자아)을 내면에 품고 살아가길 바란다. 그리고 내가 만드는 초콜릿은 나의 간절한 염원까지도 고스란히 맛으로 표현될 수 있는 작품이 되길 원한다. 나의 정체성을 다듬어가는 과정은 나에게 강력한 힘을 선물해 줄 것이고, 내가 일을 '제대로'하는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결심은 나의 일을 '작품'으로 만들어 줄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내가 스스로에 대한 강한 믿음을 갖고 있다는 전제 조건이 필요하다. 믿음은 두려움을 이겨내고 엄청난 용기를 부여하는 원천이기 때문이다.


나는 나를 믿는다. 나는 해내는 사람이다. 나는 어떤 상황과 조건에서든 나의 정체성을 잃지 않고 어떻게든 문제를 해결해 나갈 것이다. 어벤추린이 그래왔던 것처럼.


스스로를 믿는 것만큼 강력한 무기는 없다. 우리는 스스로를 믿어야 한다.


당신은 스스로에 대한 강력한 믿음이 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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