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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태리치 Feb 23. 2020

진정한 '나'를 찾아 헤매는 당신을 위한 안내서

<다크호스>


어려서부터 부모님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고 모범적인 삶을 살아온 A. 남들이 잠든 밤에도 감기는 눈을 부릅떠가며 열심히 공부한 끝에 명문대에 진학했고 차근차근 엘리트 코스를 밟아 안정적인 직장을 꿰찼다. 부모님은 그런 A를 자랑스러워하며주위 사람들에게 자랑하기 바빴고 A의 가까운 지인들은 '출세'해서 좋겠다며 부러움이 가득 담긴 눈길로 A를 바라보곤 했다. 그런데 이상하다. 몇 년이 지난 지금, 연봉도 두둑하고 앞길이 탄탄대로인 안정적인 직장을 다니고 있지만 이 상황이 A는 전혀 즐겁지가 않다. 출근을 할 때면 가슴이 답답하고 자꾸만 이 일은 내가 원하던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딱히 하고 싶은 일이 있는 것도 아니다. 솔직히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도 잘 모르겠다. 단지 부모님을 실망시켜드리고 싶지 않다는 생각으로 살다 보니 여기까지 왔다. 이 재미없는 직장을 과연 평생 다닐 수 있을까? 오늘도 A는 무거운 발걸음으로 일을 하러 나선다.



한편, 공부에는 취미가 없어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생활전선에 뛰어들어 다양한 아르바이트를 하며 살던 B. 우연한 기회에 일하게 된 한 의류 매장에서 자신의 감각으로 사람들을 스타일링 해주는 일에 매력을 느낀 뒤로 스타일리스트가 되고 싶다는 목표가 생겼다. B는 스타일리스트가 되기를 고민하며 스타일링 중에서도 어떤 세부적인 일을 할 때 자신이 즐거움을 느끼는지 구체적으로 분석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자신은 유명한 연예인에게 스타일링을 해주는 스타 코디가 되고 싶은 욕구가 있는 것이 아니라 일반 사람들이 쉽게 소화 가능한 스타일링을 알려주고 사람들이 고마워할 때 엄청난 만족감을 느낀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 후 B는 국내의 모든 패션 잡지를 정기구독하며 다양한 스타일을 연구하고 현장에서 일하며 갈고닦아 온 경험을 바탕으로 유튜브에 패션 채널을 개설했다. 일상생활에서도 쉽고 멋지게 소화 가능한 그의 스타일링이 입소문을 타면서 구독자가 50만을 돌파했고 밀려드는 방송매체와의 협업 및 개인 스타일링 의뢰도 꾸준히 늘어나면서 이제는 업계 내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가 되었다. 수익도 알바를 하던 때 보다 몇십 배나 늘었지만 무엇보다도 B는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이 너무나 즐겁고 만족스럽다. 이제는 자신의 브랜드를 갖고 싶은 꿈이 생겨 자신만의 스타일을 녹여낸 의류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극단적인 사례이긴 하지만 A와 B 두 가상인물의 이야기로 시작해 보았다. 이 글을 읽고 나서 당신은 어떤 생각이 들었는가? A와 B, 둘 중 한 명의 인생을 살아야 한다면 당신은 어떤 인생을 살 것인가? 지금 현재 당신의 모습은 A와 B 중 누구와 더 가까운가? 일하러 가는 발걸음이 가벼운가? 내가 좋아하고 있는 일을 하고 있는가? 그렇지 않다면 당신이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인가? 당신의 꿈에 대해 정확히 알고 준비하고 있는가?


아마 상황은 저마다 다르겠지만 다수의 사람들이 A에 가까운 삶을 살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의무교육이니까 남들과 똑같이 학교를 다니고, 대학을 나와야 취업이 잘된다고 하니까 입시제도에 합류해 대학을 가고, 월급을 많이 주고 안정적인 직장에 취업하는 게 성공한 삶이라고 하니까 그런 회사를 목표로 취업을 준비하는 표준화된 삶. 내가 좋아하는 일은 무엇이고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인지 자세히 들여다볼 여유도 없이사회에서 닦아놓은 반들반들한 길을 찾아 목적지만 보고 뛰는 달리기 같은 인생. 그것이 오늘날 현대인들 대부분이 겪고 있는 현실이 아닐까. 과연 달리기가 끝나고 우승선을 넘으면 그다음엔 뭐가 있을까? 경주가 끝나면 우린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다른 사람의 이야기인 것처럼 풀어내고 있지만 사실은 나 스스로에게 하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남들이 성공이라고 부르는 목적지를 바라보며 부단히 움직이는 인생. 정말 다행스럽게도 내 인생이 어딘가 이상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는 것을, 잠시 숨 고르기를 하고 나와 대화할 타이밍이라는 것을 최근에 깨닫게 되었다. 도대체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


가장 큰 문제는 표준화된 시스템에 사람을 맞추려는 우리 사회에 있다.


먼 과거에 개인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평균'이라는 것의 개념을 인간에게 적용시킨 케틀레부터 산업시대에 기업 이익과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공장의 시스템에 노동자들을 끼워 맞추어야 한다고 주장한 테일러까지, 덕분에 우리는 표준화된 학습을 통해 표준화된 인재로 길러져 시장 경제에 던져졌다. 이런 시스템이 사회의 기준으로 정착되면서 계급사회였으면 기회조차 없었을 일반인들에게 '너희가 열심히 따라오기만 하면 어느 정도까지는 사회적 지위와 경제적 안정을 얻게 해줄게'라는 약속을 제공하면서 '표준화'는 곧 우리 사회의 성공 공식으로 뿌리를 내렸다. 우리는 이런 사회 시스템이 낳은 일종의 피해자인 셈이다. 사회는 '표준화'를 따르는 것이 가장 가치 있고 성공적인 삶이라는 공식을 꾸준히 세뇌시켜 왔다. 그러면서 우리는 개인적인 '목표'는 잃어버리고 모두의 '목적지'를 바라보며 열심히 앞만 보고 달리는 삶을 추구하게 되었다.


하지만, 이제 시대가 격변하고 있다. 우리는 이제 표준화된 가치가 절대 무적이 아니라는 것을 안다. 사회의 성공 공식이 우리의 행복을 보장해주지 않는다는 것도 안다. 사회가 정해놓은 길을 거스르고 일탈을 통해 새롭게 성공 공식을 써 내려가고 있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자기에게 맞는 방식으로 자신만의 성공을 이룬 사람들은 현대 사회의 성공 법칙이 정답이 아니라고 증명하고 있다!


저자 토드 로즈는 전작 [평균의 종말]이라는 책에서 이미 평균은 허상이고 '표준화'가 어떤 것인지 그 실체에 대해 낱낱이 고발했다. 인간에게 '평균'이라는 개념은 적용할 수 없고, 사람들은 모두 각각 다른 재능과 잠재력을 가지고 있으니 개개인성을 살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평균의 종말을 읽은 후, 내가 그동안 추구해 온 성공의 방식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깨닫고 이를 수정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이제는 나도 안다. 사람들이 입을 모아 말하는 성공을 위해 사는 것보다 내가 만족하며 할 수 있는 일을 하며 사는 게 훨씬 행복할 거라는 것을. 좋아하면 잘하게 된다고 하지 않던가?! 아마 약간의 운이 첨가된다면 경제적인 여유도 누리며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살 수 있을 것이다.


'생각만 해도 행복하네? 좋았어! 그럼 이제 나의 개개인성을 살리는 방법을 찾아볼까? 자, 어디 보자. 내가 뭘 좋아하더라? 잠깐, 내가 하고 싶은 일은 뭐지? 음.. 내가 잘하는 게 뭐더라? 내 장점은??'


이런 질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다 보면 결국엔 '나'라는 본질을 들여다보는 상황과 마주하게 된다. 비로소 나와 마주 앉아 밀도 있는 이야기를 나누려는데 할 말이 없다. 30년 넘게 함께 살았는데 제대로 아는 게 없기 때문이다. 이런! 난 그동안 뭘 하며 산 거지? '나에 대한 이해'가장 중요하고 '나에게 맞는 방법'을 찾으라는 건데 그건 도대체 어떻게 알아내는 거야? 나도 나를 잘 모르겠다고!!


위와 같이 나와 비슷한 고민을 했던, 나를 찾아 헤매는 사람들이라면 오늘의 책 [다크호스]가 당신을 찾아가는 친절한 안내서가 되어 줄 것이다.


이 고민에 해답을 찾기 위해서는 먼저 다크호스들의 삶을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다크호스'는 1831년 소설 [젊은 공작 The Young Duke]이라는 책에서 유래한 말이다. 이 소설에서 주인공은 경마에서 돈을 걸었다가 '잘 알려지지 않은(dark) 말'이 우승하는 바람에 큰돈을 잃는다. 이후로 '다크호스'는 주목받지 못했던 뜻밖의 승자를 지칭하는 말이 되었다.


이 책에서는 사회의 표준화된 공식을 깨고 비전통적인 방법으로 성공을 이룬 사람들을 '다크호스'라고 부른다. 이들에게는 공통점이 있었는데 바로 충족감을 느끼며 산다는 것이었다. 다크호스들 모두 현재의 자신에게 자부심을 느끼면서 자신이 하는 일에 깊이 몰입해 의미 있고 보람찬 삶을 살고 있었다. 이들이 느끼는 충족감은 개개인성(Indivisuality)에서 나온다. 사람마다 자신의 관심사, 욕구, 희망이 다르기 때문에 충족감을 얻는 환경 또한 다르다. 다시 말하면, 철저하게 개인에게 맞는 환경이어야만 충족감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개인, 나 자신에 대한 이해가 필수적이다.


이 책은 서문에서 책을 쓴 이유가 '당신의 고유 환경 속에서, 당신이 진정을 원하는 것과 그것을 성취할 방법을 알아내도록 돕는 실용적인 지침을 제시하기 위함'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당신이 세계 최고가 되도록 도와주려는 것이 아니라 최고의 당신(the best version of yourself)이 되도록돕는 것이니 개개인성을 활용해서 충족감과 우수성을 모두 누리는 삶을 '다크호스형 사고방식'을 통해 배워보라고 조언한다.


동기는 당신의 개개인성에서 정서적 핵심이다. 진정한 동기 깨닫기는 충족감을 얻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자기 고유의 동기를 활용해야만 진정성의 느낌과 의미, 완수감을 느끼기 때문이다. 다크호스형 사고방식의 기본 과제는 개개인성을 이용하는 것이며, 이 과제는 진정한 동기를 찾아 나서는 순간 비로소 시작된다.


사람은 각자가 고유하게 만들어낸 길을 통해 성공에 도달할 수 있다


다크호스형 사고방식 1. 나의 미시적 동기 깨닫기 (★★★★★)


다른 사람들에게 이야기하기 민망할 만큼 별나고 하찮은 욕구처럼 보이는 동기를 '미시적 동기(micro-motive)'라고 한다. 나의 개개인성을 발굴하기 위해서는 바로 이 미시적 동기에 주목해야 한다. 하지만 이를 알아내는 것은 생각만큼 쉽지 않다.


미시적 동기는 일반적인 동기보다 더 세부적인 것까지 들여다봐야 한다. 예를 들어, 개를 좋아한다고 해서 모두 수의사가 되고 싶어 하는 것은 아니다. 강아지와 교감하며 훈련하는 것을 좋아할 수도 있고 아픈 개를 치료해서 건강을 찾아주는 것에서 보람을 느낄 수도 있다. 또는 개에게 즐거움을 주는 장난감이나 편의를 도와주는 상품을 만들어내는 것에서 의미를 찾을 수도 있다. 이처럼 일반적인 동기가 개에 대한 애정에서 비롯될지라도자신만의 고유한 열망, 취향, 끌림에 따라 미세하게 조율된 특별한 미시적 동기를 잘 살려야 한다. 자신만의 고유한(남들 눈에는 사소하게 비칠지도 모르는) 흥미를 얕잡아봐서는 안된다.



★ 미시적 동기를 깨닫는 방법 - 비판게임

1단계 - 누군가를 비판하려 드는 순간을 의식하기

2단계 - 반사적으로 누군가를 비판할 때 일어나는 감정을 살펴보기

3단계 - 그런 감정을 느끼는 이유를 자문해보기



내가 가진 미시적 동기를 헤아리기 위해서는 먼저 [1단계]누군가를(특히 직업을) 비판하려고 하는 순간 그 상황을 의식해서 자신의 반응을 살펴봐야 한다. [2단계]그 반응이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중요하지 않다. 자신의 감정이 뚜렷하게 드러나기만 하면 된다. 그리고 절대 스스로를 속이거나 포장하지 말고 [3단계]'내가 그 사람의 삶을 살았다면 뭘 좋아하고 뭘 싫어했을까?' 생각해보는 것이다.


비판 게임의 목적은 강하게 일어나는 나의 감정 반응을 이용해서 내면의 숨겨진 욕구의 윤곽을 찾아내는 것이다.


연습장을 두 칸으로 나누어 <긍정>과 <부정>이라고 쓰고 자신의 반응을 그때그때 솔직하게 정리하해보면 도움이 될 것이다.


예를 들어, 도서관 사서를 보면서 '하루 종일 책 속에 파묻혀 좋은 책을 읽을 수 있다니 너무 좋겠다.'라는 생각을 한다면 <긍정> 칸에 정리해두고 '그렇지만 하루 종일 큰 움직임 없이 한 공간에만 머무르는 건 힘들겠어.'라고 생각한다면 <부정> 칸에 정리해두고 꼼꼼히 살피는 것이다. 이 상황에서 정확히 어떤 점을 좋아하거나 싫어하는지 주의 깊게 살펴야한다. 내가 책에 둘러싸인 환경을 선호하는 것인지, 실질적으로 책을 읽는 것을 선호하는 것인지도 들여다보고 정적인 공간을 싫어하는 것인지, 아니면 움직임이 없는 정적인 상태를 싫어하는 것인지를 파악해본다. 그러다 보면 '나는 책과 관련된 문화를 좋아하는 욕구가 있는데 정적인 공간은 나와 맞지 않구나!'와 같은 잠재적인 미시적 동기를 깨달을 수 있다. 이런 과정을 거듭하고 세부적으로 관찰해서 나의 미시적 동기를 찾아 나가야 한다. 그리고 이런 다양한 미시적 동기들을 통합해서 나의 열정을 '설계' 해야 한다. 사회의 직업 목록에 나와있는 뻔한 직업군을 쫓지 말고 내가 가진 다채로운 범위의 미시적 동기들을 두루 활용할 수 있도록 나에게 맞는 일을 설정하는 것이다.


잊지 말고 주의해야 할 점은 나의 동기가 변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항상 미시적 동기들에 주목하고 새로운 동기가 생기면 그에 맞는 새로운 기회를 찾아내는 식으로 변화에 맞춰 활용하는 유연성을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



다크호스형 사고방식 2. 선택 분간하기 (★★★)


나의 미시적 동기들을 파악했으니 이제 그에 맞는 '목표'를 설계해야 한다. 이때 우리는 일반적인 사람들의 통념상 할 수 있는 목록에서 할 일을 고르는 것이 아니라 나의 미시적 동기들을 최대한 많이 활성화할 기회들을 '찾아내서' 적극적인 선택을 해야 한다. 그리고 이런 적극적인 선택에는나와의'적합성'을 고려하는 것이 중요하다. 내가 가진 미시적 동기가 내가 찾아낸 기회의 특징과 얼마나 조화를 이룰 수 있는지따져봐야 한다. 적합성이 좋으면 기회의 위험성이 낮아지고, 적합성이 안 좋으면 기회의 위험성은 높아진다. 나에 대한 이해도가 높을수록 이 기회가 나에게 적합한지 아닌지를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이 높아진다. 한 가지 알아두어야 할 점은 다크호스들은 운에 의존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다크호스들도 위기를 관리한다. 최악의 시나리오를 고려하고 그 결과를 감당할 자신이 없다면 고려 중인 선택을 포기하기도 한다. 경제적 현실성도 감안한다. 이는 다크호스들뿐만 아니라 성공한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전략이다. 성공한 이들은 운이나 확률에 운명을 맡기지 않는다오히려 위험을 회피하는 성향이 있다는 것을 기억해두길 바란다. 역설적으로 다른 사람의 눈에는 위험으로 보이는 일이 나의 입장에서는 위험이 아닐 수도 있다. 나의 미시적 동기를 충족시킬 수 있는 일이 때때로 주변 사람들에게는 표준화된 성공 공식에서 벗어난 위험으로 보이기도 한다. 내가 나에 대해 정확히 이해하고 선택의 적합성을 따져 행동한다면 다른 사람이 말하는 위험에 신경 쓰며 의기소침해지지 않아도 된다. 그들은 나만큼 나를 잘 모른다.



다크호스형 사고방식 3. 자신의 전략 알기 (★★★★)


다크호스형 사고방식에서 전략이란 '더 발전할 방법'을 의미한다. 따라서 모든 전략에는 시간에 따른 실력 향상이 고려된다. 여기서 중요한 관건은 자신의 장점을 적절한 공부법과 훈련법, 학습체계의 기준으로 삼는 것이다. 세상에 단 하나의 최고의 방법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각자의 개개인성에 맞는 나만의 최고의 방법이 있을 뿐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나의 장점에 대해 파악하고 있는 것이 중요하다. 동기가 나에게 어떤 일을 하고 싶게 만드는 자극이라면 장점은 그 일을 이루어 나갈 수 있는 나만의 도구다. 내가 어떤 도구를 가지고 일을 시작하는지를 파악해야 나에게 맞는 방법을 설계해서 일을 완수할 수 있다.



★ 장점의 특징

1) 파악하기 어려움

2) 맥락적

3) 역동적



문제는 장점이 파악하기 어렵고 맥락적이며 역동적이라는 것이다. 내가 요리로 사람들을 행복하게 해주고 싶다는 바람(=동기)은 분명히 느낄 수 있지만 요리를 직접 해보기 전에는 내가 미각이 발달했는지 아니면 후각과 청각으로 요리의 상태를 파악할 수 있는지는 모르는 일이다.


장점을 확실히 알아보는 방법은 딱 하나! 직접 해보고 알아내는 것뿐이다.


장점을 발견한다 하더라도 어떤 상황에 놓이냐 하는 맥락에 따라 유용할 수도 불리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후각이 예민하다는 것은 조향사 같은 일을 할 때는 활용도가 매우 높은 장점이지만 악취를 관리하거나 청소와 관련된 일을 하는 상황에서는 불편함을 주는 불리함으로 작용할 수 있다.


게다가 장점은 변동성이 워낙 커서 연습하면 더 좋아지고 방치하면 더 퇴보된다.



내가 전략을 선택하는 목적은 기존에 갖고 있던 나의 기량이나 지식을 향상시키려는 것이다. 미시적 동기에 따라 선택을 내릴 때는 '이게 바로 나야!'라고 선포하는 셈이라면, 새로운 전략을 선택하는 것은 '이게 내가 다음에 시도하려는 거야!'라는 잠정적인 의사를 내보이는 것과 같다. 다크호스형 사고방식에서는 전략의 선택을 시행착오의 문제로 바라본다. 전략은 시험적 구상과 비슷해서 나의 전략을 알아가는 과정은 처절한 실패를 각오해야 할 첫 번째 시기이기도 하다. 실패는 우수성을 키우는 과정에서 필수 요소다. 실패를 통해 비로소 내가 가지고 있던 불분명한 장점의 숨겨진 윤곽선을 발견할 수 있다. 이렇게 장점을 발견해내면 이를 나의 전략에 추가하면 된다. 예를 들어, 내가 바리스타가 되기 위해 훈련 중이고 후각이 뛰어난 장점이 있다면 커피의 원두를 구분하고 특징을 외우는데 후각을 활용하는 전략을 세우는 것이다. 또는 내가 눈으로 한번 본 것을 생생하게 그리는 능력이 있다면 원두의 모양이나 특징을 시각적으로 구분하고 파악하는 전략을 쓰는 것이다. 후각이 발달한 사람에게 눈으로만 보고 원두의 특징을 구분하고 외우라는 전략은 맞지 않는다. 이것이 우리가 장점을 파악해야 하는 이유이다. 이렇게 개개인성을 살린 전략으로 노력하면 시간적 효율성을 엄청나게 높일 수 있는 이점이 생긴다. 눈으로 보고 구분할 때는 100번을 구분해도 모르겠는데 코로 냄새를 맡으니 10번만 연습해도 각인이 되는 놀라운 경험을 할 수 있다. 장점을 파악해서 전략을 세우는 것은 나의 시간을 절약해주는 완벽한 무기이다.



다크호스형 사고방식 4. 목적지를 무시하기 (★★★★)


표준화된 성공 공식에서는 목적지를 의식하고 달려야 한다고 말한다. 내가 영화감독이 되겠다는 목적지가 있으면 먼 미래에 영화감독이 되는 꿈을 이루기 위해 그 길을 먼저 걸어간 다른 사람들의 발자취를 따라 똑같은 코스를 밟으려고 노력한다.


이처럼 한참 먼 미래에 놓인 직업 기회를 추구할 경우 두 가지 문제점이 발생한다. 첫째, 그 기회에 마침내 이르렀을 때 이미 자신이 깨달은 미시적 동기들이 바뀌어 있을 가능성이 있다. 둘째, 그 기회 자체가 시대나 사회의 변화로 인해 변해버렸을 가능성이다.


반면, 다크호스형 성공 공식에서는 목적지를 무시하고 목표를 설계하라고 권한다. 목적지와 목표는 명확히 다른 개념이다. 목적지는 다른 누군가의 목표관에 순응해 따라가는 지향점이고 이런 목적지는 대개 표준화된 기회 제공 기관(예를 들면 대학교나 기업 같은 곳)에서 정해놓은 것이다.


하지만 목표는 언제나 개개인성을 근원으로 하는 것이다. 올해 안에 판매 실적 2배 달성하기, 6개월 안에 책 50권 읽기 같은 것이 목표이다.


목표를 강조하는 이유는 개개인들은 전문성이 굉장히 다양하고 상황과 맥락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자신이 장차 어떤 기량을 달성하게 될지 미리 알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너무 일찍부터 목적지를 향해 쭉 뻗어있는 일직선 대로를 달리게 되면 만족감이 훨씬 큰 성공에 이르게 될 수많은 갈래의 구불구불한 경로가 차단될지 모른다고 말한다. 게다가 그 목적지에 이르는 시간은 상황에 따라 개인에 따라 제각각이다.


표준화된 시스템에서는 박사가 되기 위해 대학 4년, 석사 2년, 박사 2년과 같은 간소화된 표면적 숫자로 성공 시간을 점치지만 그 깊이는 고려하지 않는다. 업적을 이루는데 걸린 시간이 짧을수록 그 사람이 우수하다는 것을 증명한다고 일반화한다. 과연 그럴까? 공학박사가 되겠다는 목적지를 설정해놓고 일단 성적부터 만들자며 시험에 나오는 예상문제만을 뽑아 열심히 공부해서 All A를 받으며 대학원 준비를 하는 학생이 우수한 걸까 아니면 시험 성적은 B나 C 언저리에서 맴돌지만 매일 도서관에서 관련 서적을 탐독하며 자기가 관심 있는 분야의 학문을 공부하는 목표를 설계하고 이에 매진하는 학생이 우수한 걸까? 성적이 안 좋은 학생은 표준화된 시스템의 관점으로 볼 때 재능이 없는 학생이고 성공 가능성이 낮다. 하지만 이 학생이 정말 성적만 우수한 학생보다 떨어진다고 이야기할 수 있을까?



다크호스형 사고방식에서는 시간은 별 의미가 없다. 자신의 고유한 개개인성에 맞춘 하나의 전략을 찾기까지 걸리는 시간이 상대적이기 때문이다. 발전의 속도는 각 개개인이 선택한 특정 기회와 특정 전략에 따라 결정된다. 일정한 시간을 채운다고 해서 우수성이 확보되는 개념이 아니다. 그러니 'ㅇㅇ가 되기 위해서는 평균 5년이 걸린대. 그러니 나도 딱 5년만 도전해보고 끝내자!'라는 잘못된 목표를 설계하는 실수는 저지르지 않았으면 한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목적지를 무시하고 저 멀리 있는 가능성보단 지금 당장 바로 앞에 놓인 기회, 내가 할 수 있는 일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다. 목적지를 전혀 몰라도 내 눈앞에 놓인 기회들을 충실히 일구어 나가다 보면 성공을 이룰 수 있다. 단, 내가 어떤 사람인지 모른 채로는 그런 성공에 이를 수 없다. 지금까지 이야기했듯이 사람마다 미시적 동기와 불분명한 장점이 자신만의 독특한 패턴을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저마다 개개인성을 가지고 있는 사회에서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보편적 경로란 존재하지 않는다. 다른 사람의 성공 코스를 그대로 답습한다고 해서 내가 똑같은 결과를 얻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우리는 그저 개개인성에 적합한 선택을 하고 전략을 활용해 단기 목표를 추진하면서 더 좋은 전략이나 기회가 보이면 코스를 변경하는 유연성을 발휘하면 된다.




그동안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찾지 못해 방황했을 수많은 사람들이라면 이 책이 무척 도움이 될것이다. 그리고 이 책에서 말하는 성공과 맥락이 통하는 [세상에서 가장 발칙한 성공법칙]이라는 책도 같이 읽어보길 바란다. (이 책 역시 '나'를 이해하는 메타인지의 중요성을 강조한 책이다.)


지금 당장, 우리 자신의 미시적 동기가 무엇인지 정리해보자. 그리고 내가 가진 다채로운 미시적 동기를 통합해서 모두 아우를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을 찾아내 목표를 설계하자. 그 목표를 이루는 과정에서 내가 가진 전략적 무기를 활용하고 멀리 놓여있는 목적지에 집중하기보단 지금 당장 눈앞에 놓인 미션을 하나하나 완수해 나가는 것. 그것이 바로 '나'에게 적합한, 우리 모두가 함께 성공할 수 있는 방법이다.


다른 사람을 의식할 필요도, 다른 사람의 성공을 흉내 낼 필요도 없다. 내가 원하는 것에 집중해서 충족감을 느끼며 행복을 누리는 삶. 우리는 이 책을 통해 그 가능성을 가늠해보았다.


우리는 우리만의 성공을 써 내려갈 수 있다. 머지않은 미래에 우리 사회에 뿌리박힌 표준화 시스템이 와르르 무너져 내려 사람들 모두 표준화의 굴레에서 벗어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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