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 성과를 이끄는가>
1인 기업가임을 주장하며 교육 서비스업을 시작한 지 어언 1년 6개월. 처음에는 모든 것이 시행착오요, 실수 투성이었지만 이제는 조금씩 일의 핵심 기틀을 잡아가고 있는 것 같다.
안정적인 직장에 비하면 예측이 쉽지 않고 불안정한 일임에는 틀림없지만, 그래도 나는 내 일이 무척이나 만족스럽다.
기획부터 운영 및 실무까지 자율성이 전적으로 내게 있다는 점이나 아직은 순수하고 해맑은 아이들을 만나며 인간관계의 스트레스보다는 즐거움과 기쁨을 더 많이 느낄 수 있다는 점도, 도화지 같은 아이들에게 내가 새로운 세상으로 향하는 문을 열어줄 수 있다는 것도, 배움을 게을리하지 않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자기계발에 정진하도록 스스로를 성장의 환경에 밀어 넣을 수 있다는 것도 모두 나의 일이 만족스러운 이유들이다.
지금이야 '내 일'에 대한 애착도 갖고 열심히 이것저것 시도해 보지만, 학원에서 강사 생활을 하던 시절에는 지금만큼 일이 즐겁지는 않았다. 오히려 지금보다 다소 무기력했고 취미생활을 통해 삶의 즐거움을 찾고자 하는 평범한 직장인의 모습에 지나지 않았다. 강사 시절에도 내가 지금 느끼고 있는 만족스러운 이유들이 크게 다르지는 않았는데 무엇이 달라졌을까?
무엇 때문에 과거에는 무기력했던 내 모습이 지금은 비슷한 상황, 비슷한 일을 하면서도 다른 성과를 내는 것일까?
물론 지난 시간 동안 내가 성장을 위해 부단히 노력한 덕분에 나의 능력이 나아졌기 때문일 수도 있다.
하지만 단순히 달라진 나의 능력 때문일까?
[성과에 영향을 미치는 모티브 스펙트럼]
<무엇이 성과를 이끄는가>라는 책에서는 우리가 일하는 여섯 가지 이유를 '모티브 스펙트럼'을 들어 설명하고 있다.
모티브 스펙트럼에는 여섯 가지 동기 요인이 있는데 이들은 직접 동기와 간접 동기로 나뉜다.
직접 동기는 성과를 높이는 데 영향을 미치고 간접 동기는 성과를 떨어뜨리는 데 영향을 미친다.
지금 내가 하는 일을 살펴보면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현재 하는 일에 대해 즐거움도 느끼고, 의미도 있다고 생각하면서, 꾸준히 성장도 하고 있다. 동시에 미미한 정서적 압박감도 느끼고 있고, 때로는 엄청난 경제적 압박감을 느끼기도 한다. 다행히 꾸준히 변화하고 성장하고자 하는 노력 덕분에 아직까지 타성에는 젖어 있는 모습은 없었다.
이들을 합한 총 동기를 따져볼 때 간접 동기보다는 직접 동기가 더 크기 때문에 일에 대한 만족도도 높고 일의 성과도 꾸준히 개선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일을 할 때 명심해야 할 두 가지]
1. 나는 왜 이 일을 하는가?
일에 대해 고민하다 보면 기존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은 가열하게 하지만 이 일을 '왜 하는가'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은 자주 하지 않는다.
하지만 일에 대한 근본적인 생각이 바로 서 있지 않다면 일을 열심히 할 이유도, 잘 해야 하는 이유도 찾기가 힘들 것이다. 이는 동기의 결여로 연결되어 성과에도 영향을 미친다.
어떤 일을 시작할 때 그 이유와 목적이 주어지지 않는다면 그 일을 훌륭하게 해내기란 어렵다.
내가 처음 독립해서 일을 시작할 때, 나는 왜 이 일을 해야 하는지 어느 정도 확고한 나의 교육철학과 확신을 갖고 시작했다. 강사로 일하던 당시에는 경제활동을 해야겠다는 막연한 생각을 가지고 시작한 일이어서 '왜' 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은 제대로 해 본 적이 없었다. 열심히는 했지만 왜 하는지에 대한 주체적인 영혼은 없었던 셈이다. 내 일을 하는 지금은 영혼을 갈아 넣겠다는 자세로 일하고 있다.
‘이유’가 방법을 바꾸는 것이다. 사람들은 직접 동기를 느낄 때에야 비로소 일을 다른 방식으로 하기 시작한다. 자신의 업무와 역할을 넘어서는 힘을 발휘한다.
-무엇이 성과를 이끄는가 p.49
내가 이 일을 '왜' 하는지에 집중하고 그 답을 찾아내면 이는 나를 주체적이고 적극적으로 일을 하게 만드는 직접 동기로 작용할 것이다. 내가 그 일을 '해야만 하는 이유'는 나를 기꺼이 노력하게 만들고 이는 자연스럽게 성과로 연결된다.
2. 사람이 아니라 상황이 문제다
우리는 일의 성과가 대부분 사람의 능력 유무에 따라 귀결된다고 믿는다. 성과를 잘 내는 사람은 그럴만한 능력이 있기 때문이고, 성과를 내지 못한 사람은 그 사람의 능력이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개인의 탓으로 돌린다. 과실에 초점을 맞춰 성급한 판단을 내리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우리가 갖고 있는 잘못된 '과실 편향 오류'이다. 사실 그 속을 들여다보면 개인의 잘못이 아니라 그 상황이나 맥락이 그렇게 될 수밖에 없는 환경인 경우가 많다.
사람의 성격이나 태도는 맥락에 따라 달라진다. 타고난 것이 아니다. (다양한 연구 결과가 이를 뒷받침한다. 우리가 회사에서의 모습과 친구들을 만날 때의 모습이 다른 것을 생각해보면 쉽게 수긍할 수 있다.) 결국 어떤 사람이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성과를 잘 낼 수 있는 환경(=맥락)에 속해있을 때 좋은 결과가 나는 것이다.
나는 환경의 중요성을 인지하면서도 일을 할 때는 개인의 능력이라고 치부했다. 나에게도, 타인에게도 환경이 아닌 능력이라는 잣대를 들이댄 것을 반성한다. 나의 오류를 빠르게 인지하고 능력을 끌어올리는 동시에 상황도 바꾸려고 노력해야 한다.
그래서 요 며칠, 내가 일하는 환경이나 문화를 더 좋은 방향으로 바꿔보고자 사소한 변화를 줬다.
일을 시작하기 전에 기분이 좋아지는 음악을 틀어놓는 것이다. 아이들과 수업하기에 앞서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면서 기분을 한껏 고무시키고 나서 수업을 하면 표정도 더 밝게, 마음도 더 밝게 시작하는 것 같아 도움이 됐다. 한 층 끌어올린 텐션으로 신나게 수업을 하면 아이들이 즐거워하는 것은 물론이고 이는 곧 수업의 질적 향상으로 연결 되었다.
일하기 전 음악을 듣는 것은 단순히 즐거움을 끌어올리기 위한 방편은 아니다. 내가 이 일을 '왜' 하는지에 맞닿아 있는 나의 교육철학과도 맥락이 통하는 부분이었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실험해볼 수 있었고 다행히 좋은 성과로 연결할 수 있겠다는 확신을 가질 수 있었다.
[이제 '이유'와 '환경'에 주목하자]
앞으로는 일을 하면서 위에서 언급한 '나는 이 일을 왜 하는가'와 '상황이 문제다'라는 문제의식을 항상 염두에 두고 일을 하는 자세를 갖춰 나가야겠다.
성과가 안 나는 것은 수면 위로 드러난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근본적인 원인은 수면 아래에 거대하게 잠겨있다.
그 원인이 무엇인지 확인하고 해결하고 싶다면 내가 이 일을 '왜 하는지'에 대해 깊이 고민해보고 나의 직접 동기와 간접 동기에 대해 생각해봐야 한다. 또한 내가 일을 하는 환경은 내가 성과를 내기에 적합한지도 점검해봐야 한다. 아무리 내가 능력 있는 사람이라고 할지라도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에 놓여있지 않으면 성과를 낼 수 없다. 나를 둘러싼 나의 환경도 무척이나 중요한 요소다.
가지고 있는 능력에 비해 성과가 잘 나지 않는 당신, 이제 중간 점검을 해 볼 때가 왔다. 당신은 그 일을 왜 하는가? 당신이 몸담고 있는 조직 문화는 어떠한가?
괄목할만한 성과를 내고 싶다면 이 책 <무엇이 성과를 이끄는가>를 읽어보길 추천한다.
(부작용 주의. 내가 다니고 있는 회사를 때려치우고 싶다는 욕구가 생길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