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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태리치 Feb 07. 2020

현명한 의사결정을 도와주는 생각하기 기술

<자신 있게 결정하라>


드라마 '눈이 부시게'에서 파마 값이 비싸다며 흥정하는 손님을 향해 김혜자 선생님은 일침 하셨다. "먹으면 없어지는 치킨도 2만 원인데 하루 종일 내내, 사람이 서서 손으로 하는 걸 2만 원이 비싸다 그러면 안 되죠!" 그렇다. 30분이면 신기루처럼 사라지는 '치킨'을 향해서는 돈 2만 원의 투자도 아끼지 않는데, 우리는 왜 2만 원짜리 '물건'은 장바구니에 담아두고 열두 번 넘게 고민하는 걸까?


우리는 어떤 일에 대해 결정할 때 굉장히 똑똑하게 고민하고 판단 내린다고 생각하지만 이는 사실 엄청난 착각이다. 우리가 내리는 의사 결정은 우리가 미처 인지하지 못하는 오류로 가득 차 있다. 우리의 결정은 생각보다는 감정에 좌우되는 경우가 많고 우리의 뇌는 편견과 비합리성으로 가득하다. (그리고 안타깝게도 그 사실을 본인만 모르고 있을 뿐이다.) 치킨과 쇼핑의 사례만 생각해봐도 알 수 있다.


일상에서 흔히 일어나는 순간의 결정이 나의 미래를 바꾼다면, 당신은 결정을 내릴 때 좀 더 신중해지지 않을까?

대부분의 사람들은 누구나 매 순간의 선택이나 결정에 대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문제는 내가 내린 결정이 옳은 선택이었는지를 확인하기가 어렵다는 데 있다.



[4단계의 검증을 거쳐라]

책 <자신 있게 결정하라>에서는 현명한 결정을 내리는 데 도움이 되는 다양한 방법을 소개하고 있다.

결정을 검증하는 방법으로 생각을 4단계로 나눠 검증을 해볼 수 있는 'WRAP' 프로세스를 소개하고 있는데, 이 중에서 나의 생활에 실제로 적용해 보면 좋을 방법들을 한 가지씩만 골라보았다.



* 생각의 4단계 프로세스 : WRAP *




1. 다양한 대안을 고려하라

우리는 어떤 일을 결정을 할 때 플랜 A와 플랜 B 이외에는 방법이 없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살까 말까' 또는 '할까 말까'와 같은 옵션 말고는 다른 방법을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우리가 플랜 C, 플랜 D까지 준비하고 이 대안들을 동시에 여러 개 선택해서 진행한다면, 그 결과가 어떻게 될까? 과연 하나의 선택지만 고집할 이유가 있을까?


이 책을 읽으며 나를 가장 정신 차리게 만들었던 부분이 아니었나 생각한다. 나는 주로 양 극단의 선택지를 놓고 둘 중 하나를 결정해서 승부를 보자고 덤벼드는 쪽이었다. 하지만 선택지가 극단일 필요도, 둘 중 하나일 필요도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양쪽을 적절히 수렴할 수 있는 대안도 생각해보고 '또 다른 방법은 없을까?'를 끊임없이 고민해본다면 의외로 많이 쏟아져 나오는 대안에 놀랄지도 모른다.


궁지에 몰리면 마음에 여유가 없고, 해서는 안 될 잘못된 선택을 하기 마련이다. 더 이상 방법이 없다고 생각하지 말고 문제에 다각도로 접근해서 새로운 대안을 많이 찾아내다 보면 훨씬 더 좋은 해결책도 모색하고 보다 현명한 결정을 내릴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2. 우칭으로 검증하라

나는 현재 하고 있는 일에 대한 만족도가 무척 높은 편이다. 하지만 처음부터 '나는 이 일이 잘 맞을 거야. 꼭 이 일을 해야겠어!'라고 결심하고 시작한 것은 아니었다. 우연한 기회에 지금 하고 있는 일이 나와 잘 맞을지에 대해 경험을 해 볼 수 있었고 지속해도 괜찮겠다는 판단이 들어서 본격적으로 일에 뛰어들게 되었다.


우칭은 이처럼 분석보다는 실험이나 경험과 같은 적극적인 수단을 통해 살짝 발을 담가보는 것(경험해 보는 것)을 의미한다.


주변에 보면 잘 다니고 있는 회사를 그만두고 새로운 일을 시작하고자 하는 사람들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이런 생각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무턱대고 회사에 사표를 던지고 새로운 일에 올인하는 것은 상당히 위험하다. 그 일을 시작하기 전에 자신과 잘 맞을지, 잘해나갈 수 있을지, 어느 정도로 준비해야 하는지에 대해 검증할 체험 기간이 필요하다.


직장 생활과 병행하면서 관심 있는 분야에 대해 조금씩 먼저 경험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취미생활로 접해도 좋고, 간접 체험이나 실제로 그 분야에 종사하는 사람들을 만나 현실적인 조언을 구하는 것도 좋다.


좋다고 뛰어든 일이 알고 보니 속에서 부글부글 끓고 있는 온천수였다면 화상을 심하게 입고 병원에 실려갈지도 모른다. 현명한 결정을 내리고 싶다면 무턱대고 뛰어들기 전에 발을 살짝 담그고 냉탕인지 온탕인지, 깊이는 얕은지 보기보다 깊은지 알아 갈 시간이 필요하다. 판단을 내리고 움직이기 전에 경험하라.



3. 다른 사람에게 조언한다고 생각하라

연애하는 친구의 고민을 들어주면서 속으로 '헤어져, 헤어지라구!'라고 외친 경험이 한두 번은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사람은 다른 사람의 일에는 냉철한 시각을 유지하기가 쉬운데 자신의 일에는 그렇게 하기가 어렵다. 감정이 나의 눈을 가로막기 때문이다.


내가 정말 중요한 결정을 앞두고 있는데 선택을 하기 힘든 상황이라면 '나의 일'이라는 생각에서 한 걸음 물러나서 바라보자. 똑같은 일이나의 소중한 사람들에게 일어났고, 그들이 내게 조언을 구한다면 나는 그들에게 뭐라고 이야기해 줄 수 있을까?


나의 일을 '가장 친한 친구의 일' 또는 '사랑하는 가족의 일'이라고 살짝만 관점을 틀어보면 생각보다 답이 쉽게 나올지도 모른다.


고민되는 일이 있다면 달리 생각해보자. '이건 내 친구 얘긴데...' 그럼 나는 그 친구에게 뭐라고 조언해 줄 것인가? 친구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이 나에게 필요한 조언이라는 것을 깨닫고 행동으로 옮기면 된다.



4. 인계철선을 설치하라

인계철선이란 적절한 순간에 우리에게 경각심을 깨워 결정을 재고하거나 새로운 결정을 내리게 하는 신호를 말한다. 인계철선은 무의식적이고 자동적인 행동방식에서 벗어나도록 약간의 자극을 주어 새로운 선택을 해야 할 시점이라는 사실을 일깨우는 역할을 한다.


1970년대 록밴드 반 헤일런은 유별난 기행으로 루머에 오르내렸다. 그것은 대기실에 M&M 초콜릿이 가득한 유리 단지를 준비하되 갈색 초콜릿은 하나도 없어야 한다는 특약 조항이 계약서에 있다는 것이었다.

실제로 반 헤일런의 리드 싱어였던 데이비드 리 로스는 이 유리 단지에서 갈색 초콜릿을 하나 발견하고는 광분해서 대기실을 난장판으로 만들기도 했다고 한다.


겉보기에 그저 단순한 록밴드의 광기로 보이는 이 조항에는 사실 비밀이 숨겨져 있다. 이 'M&M'조항은 "대기실에 갈색 초콜릿이 없는 M&M 초콜릿 단지를 준비해야 한다. 이를 위반할 시에는 공연 계약이 취소됨은 물론 손해배상의 책임까지 져야 한다."라고 명시되어 있고 계약서의 수많은 기술적 지침들 가운데 묻혀 있었다.

이는 바쁜 순회공연 일정으로 무대의 안전사항에 대해 꼼꼼히 점검할 시간적 여유가 없어 안전을 확인할만한 장치로 사용되었는데, 로스는 새로운 공연장에 도착하자마자 바로 M&M 초콜릿 단지를 살펴보고 갈색 초콜릿이 하나라도 나오면 전체 무대 장치에 대해 철저한 점검을 요구했다고 한다.


M&M 조항이 각 공연장의 무대 담당자들이 계약서를 꼼꼼히 읽고 진지하게 받아들였는지를 빠르게 판단할  있는 일종의 인계철선이었던 셈이다.


우리의 일상에도 이러한 인계철선의 설치가 필요하다. 중요한 일에 대해 조건이나 한계를 정해놓고 그것에 다다르면 지금 하고 있는 일에 대해 점검하거나 새로운 방향으로 수정할 수 있는 기회로 삼는 것이다.

이러한 인계철선이 있으면 인식을 전환할 수 있는 기회가 되어 현재 하고 있는 일에 대해 경각심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무의식적으로 반복되는 잘못된 결정 습관을 바꿔라]


우리는 많은 선택의 순간에 그동안 해 오던 대로 습관적인 결정을 반복한다. 이로 인한 실패와 손실에 대한 기회비용은 고스란히 우리의 몫이다. 지금까지 내가 해 온 선택이 만족스럽지 않았다면? 이제는 결정 방법을 바꿔보는 것은 어떨까?


관점을 달리하고 조그만 장치를 설정하는 것만으로도 더 나은 의사결정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이루어진 자신 있는 결정은 하나씩 쌓이고 쌓여 습관적인 결정으로 점철되어 있는 우리의 인생을 더 낫게 만들지도 모른다.


명심하자. 순간의 선택이 운명을 바꾼다. 사소한 일이라고 마음 가는 대로 선택하기보다는 더 멀리 내다보고 결정하는 현명함을 연습해보자. 4단계만 거치면 우리 모두 자신 있게 결정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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