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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태리치 Jan 31. 2020

성장의 한계를 뛰어 넘으려면 오픈하라

<일취월장>

한때 "며느리도 몰라~"라는 말이 유행처럼 번지던 시기가 있었다. 한 CF에서 유명 맛집의 사장님이 양념장의 비법을 아무도 모른다며 던진 말이었다. 이는 TV를 통해 전국으로 번져나갔고 사람들은 아무도 모른다는 비밀스러운 맛을 궁금해했다. 가족에게도 공개하지 않았던 그 비법은 그 후로도 한참을 사장님의 머릿속에만 존재하다 며느리들에게 차츰차츰 전파되었다.


비즈니스의 세계에서는 이처럼 '비밀유지'가 무척 중요하게 작용한다. 신제품을 개발 중이거나 아이디어로 세상을 놀라게 해야 하는 일이면 더욱 그럴 것이다. 인터넷이 발달되지 않아 정보가 퍼지는 속도가 거북이 달리기 같았던 과거에는 산업 비밀을 유지하기가 지금보다는 비교적 쉬웠을 것이라 생각된다.


하지만 요즘은 방금 일어난 일도 지구 반대편에서 생중계 수준으로 알 수 있다. 저마다의 손에 핸드폰을 쥔 수많은 이들은 개인이 알고 있는 모든 것을 언제든 나눌 준비를 하고 있는 아량도 갖추고 있다.

이 포노 사피엔스족(스마트폰을 신체의 일부처럼 사용하는 인류)의 뇌를 조금씩 빌려 얻어낼 수 있는 정보를 최대한으로 받는다면 그것이 창출해낼 가치는 얼마가 될까?



[폐쇄적인 성장에는 한계가 있다]

과거에는 대부분의 기업들이 내부 사정을 외부에 공개하지 않았다. 특히 기업 내부의 R&D 활동은 '폐쇄적'으로 극비리에 진행되어 결과물이 완성된 다음 시장에 공개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요즘은 시장의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많은 기업들이 과거의 폐쇄적인 분위기에서 벗어나 '오픈 이노베이션(Open Innovation)'을 적절히 이용하고 있다고 느낀다. 조직 내부에 갇힌 생각이나 역량만으로는 빠르게 변화하는 현대사회의 흐름을 쫓아갈 수 없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일 것이다.


'오픈 이노베이션'이란 기업이 필요로 하는 기술과 아이디어를 외부에서 조달하는 한편 내부 자원을 외부와 공유하면서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를 만들어내는 것으로 버클리대 헨리 체스브로 교수가 2003년에 제시한 개념이다. 오픈 이노베이션은 기술이나 아이디어가 기업 내외의 경계를 넘나들며 기업의 혁신으로 이어지도록 하는 것으로 지식재산권을 독점하는 것이 아니라 공유하는 것이 개방형 기술 혁신의 핵심이다.
- 네이버 지식백과 한경 경제용어 사전


누군가는 자기가 알고 있는 고급 지식이나 정보를 밖으로 꺼내놓는 것에 대해 두려움을 느낀다. 자신의 경쟁력을 잃을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이 '공유 행위'에 대해 소극적으로 행동하게 만든다. 하지만 언제나 나보다 뛰어난 사람은 존재하기 마련이다. 꽁꽁 숨기고 감추면서 혼자만 대단한 지식을 갖고 있는 것 같은 착각을 안고 살아가는 것은 득보다 독이 되는 경우가 많다. 알고 보면 그 지식이 그렇게 대단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는 경우도 많다.



[함께 나누는 것은 성장을 촉진시킨다]

골드코프의 '도전! 골드코프' 콘테스트


캐나다 토론토의 작은 금광 회사인 '골드코프'는 파업과 빚으로 인해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게다가 반세기 동안 회사를 지탱해주었던 온타리오 주의 레드 레이크 광산이 고갈되고 있어 새로운 금광을 하루빨리 찾아내야만 회사가 회생할 수 있는 위기의 나날을 보내던 중이었다.


이에 골드코프의 대표 롭 맥이웬은 2000년 3월, 회사 전체의 데이터를 공개하며 '도전! 골드코프'라는 콘테스트를 개최했다. 골드코프의 웹사이트에 회사가 알고 있는 광산에 대한 모든 정보를 공개하며 참여자들에게 새로운 금광을 찾도록 독려하는 프로젝트를 기획한 것이다.


그 결과, 50개국에 흩어져 있는 1천여 명이 콘테스트에 도전했고 레드 레이크 광산에서 무려 110곳의 후보지가 나왔으며 그중 50곳은 회사의 최고 지질학자 팀도 찾아내지 못한 장소였다. 새로운 후보지 중 무려 80퍼센트 이상에서 금이 쏟아져 나왔고 금은 220톤이나 발견되었으며, 골드코프의 실적은 1억 달러에서 90억 달러로 치솟았다. 오픈 이노베이션의 수혜를 받은 놀라운 사례이다.


골드코프뿐만 아니라 주변을 살펴보아도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는 사람들을 보면 대체로 '나눔'을 잘 실천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들은 자신들이 쌓아 올린 고급 노하우와 정보들을 주위에 나누어주는 데 인색하지 않았다. 그리고 그런 이들의 주위에는 그 도움을 감사히 여기고 도움을 되돌려주려는 이들로 북적이곤 했다. 이렇게 서로 협력하는 상생관계가 형성되면 그로 인한 혁신도 일어나고 폭발적인 성장이 일어난다.


최근에 강의를 들으며 알게 된 유명한 메신저도 자신이 오늘날 이룬 비약적인 성과는 자신이 가지고 있던 경험과 정보를 다른 사람들과 아낌없이 공유함으로써 시작되었다고 이야기한 바 있다. 자신이 가지고 있던 노하우를 아낌없이 나누었더니 이를 좋게 본 사람들이 하나 둘 협업도 제안하고 좋은 정보를 공유하게 되면서 엄청나게 성장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개인적으로도 일에 대해 고민이 많을 때, 혼자 고민하고 결정 내린 일 보다 주위의 조언도 얻고 피드백도 받으며 진행했던 일이 훨씬 더 좋은 결과를 가져온 경험이 많았다.



[오픈하고 공유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자]

사람은 자기가 가지고 있는 사고의 틀을 깨기가 쉽지 않다. 나의 시선에서는 나를 만족시키는 답만 보일 뿐이다. 신선한 아이디어는 주로 다른 사람의 입을 통해 나온다. 놀라운 일은 보통 내가 혼자 했을 때 보다 여러 사람들이 함께 했을 때 이루기가 쉽다. 내가 아무리 능력 있는 사람이라 할지라도 100명이 달려들어 처리하는 일의 속도를 따라잡을 수는 없는 것이다.


나의 내부 사정을 외부에 오픈하는 것이 부담스러워 '오픈 이노베이션'을 실행에 옮기기가 쉽지는 않다. 나의 결함이나 치명적인 약점을 드러내는 데서 오는 수치심과 불안함도 감수해야 하고, 기대에 못 미치는 효과로 인해 실망을 떠안게 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런 리스크에 발목 잡혀 '오픈 이노베이션'이 가져다줄 수 있는 은혜로움을 놓칠 수는 없다.


근시안적인 사고에서 벗어나 개인의 능력, 그리고 단일 조직의 능력에는 한계가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보다 적극적으로 공유와 협업이 주는 혜택을 이용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혼자서는 혁신을 이루기가 어렵다. 다행히 현대 기술의 도움으로 요즘은 외부 자원을 적극적으로 수용할 수 있는 협업 시스템과 플랫폼을 활용해 상상할 수 없는 성과를 얻을 수도 있다. 각자의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는 엄청난 방법을 알게 되었으니 이제는 새로운 방법을 통해 혁신을 이루어가야 할 때이다. 


기억하자.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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