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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태리치 Jan 27. 2020

당신이 같은 일을 반복해도 '고수'가 될 수 없는 이유

<1만 시간의 재발견>




올해 나의 목표는 '프로 일잘러'다. 아이들을 만나고 가르치는 일을 한 지도 거의 10년이 다 되어 간다. 그동안 나는 매일 같은 일을 반복하며 얼마나 유능한 선생님이 되었을까? 나는 이 분야의 '고수'라고 자신 있게 이야기할 수 있을까?


우리는 흔히 한 분야에서 몇 년 이상의 경험을 쌓았다는 산술적 수치를 들어 그 사람의 실력을 가늠한다. 당신이라면 경력 25년 차인 의사 A와 이제 막 개원한 신참 의사 B 중에서 누구에게 진료를 맡기고 싶은가? 둘 중 어느 의사가 더 유능할 거라고 판단되는가?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이 의사 A를 선택할 것이다. 의사 A가 가진 경력이 주는 이미지, 즉 25년 만큼의 노하우와 경험이 쌓였을 거라는 믿음 때문이다.


하지만 현실은 의외의 결과를 나타내기도 한다. 오랜 경력을 쌓았다고 해서 실력도 그에 절대적으로 비례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 연구 결과 밝혀졌다. 오히려 이제 막 졸업한 의사가 최신 지식과 기술을 학습했기 때문에 실력이 더 뛰어날 수도 있다는 결과가 드러나기도 한다. 아니 그렇다면 25년의 경력과 노하우는 다 어디로 날아간 것일까?




[경력이 쌓인다고 해서 누구나 고수가 되는 것은 아니다]


성공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1만 시간의 법칙'에 대해서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어떤 분야에 '1만 시간 정도의 노력'을 쏟으면 그 분야의 최고가 될 수 있다는 내용이다. 어느 정도는 맞는 말이다. 하지만, 단순히 1만 시간이 누적된다고 해서 모두 최고가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처음에는 잘 못하던 사람이 어느 정도 적당한 수준에 오르고 나면 이에 만족하고 그 이후에는 즐기는 수준에 머무른다. 단순히 예전에 했던 행위를 답습하는 것에 불과한 기계적인 반복을 행하는 순간 발전은 멈춘다.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일이나 취미생활이 연차가 오래되고 경력이 오래된다고 해서 저절로 실력이 상승하지 않는 것도 이런 연유 때문이다. 25년 경력의 의사가 갓 졸업한 의사보다 실력이 퇴보하는 것도 그래서 나타난다. 단순 반복은 실력 향상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우리가 오래 하면 잘 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통념은 사실과 다르다. 어떤 일을 전문가 수준으로 잘하기 위해서 일정 시간의 투자는 당연히 필요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다른 투자도 필요하다. 당신이 고수가 되는 데 꼭 필요한 그것! 그것이 바로 오늘 말하고자 하는 핵심 포인트다.



[고수가 되고 싶은 당신에게 필요한 것]


최고가 되기 위해서는 무엇이 절대적으로 필요할까? 그것은 바로 '의식적인 연습'이다. '의식적인 연습'이란 자신의 컴포트 존을 벗어나기 위해 노력하는 것으로 분명한 목표와 그 목표에 도달하기 위한 구체적인 계획, 그리고 진척 정도를 추적하고 관찰할 수 있는 수단(피드백)을 가지고 집중하여 매진하는 것을 말한다.


사람들은 흔히 타고난 재능이 성공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하곤 한다. 농구 선수가 되는 데 큰 키가 유리한 것처럼 신체적 요소가 어떤 분야에 최적화가 되어 있고 이를 타고난 재능이라고 판단한다면 어느 정도는 그렇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가 믿고 있는 사실과는 다르게,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각각의 재능보다는 그 분야의 전문가가 되기 위해 얼마나 많은 시간을 '의식적인 노력’을 통해 다져왔는지가 그 사람의 성공을 결정하는 핵심요소로 작용한다. 어떤 일을 하면서 의식적인 노력을 수반하지 않는다면 꾸준히 발전하는 모습을 기대하기는, 더욱이 그 분야의 프로가 되는 모습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 의식적인 연습은 다음과 같은 특징을 가진다.


1. 다른 사람들이 이미 방법을 알고 있고, 그것을 위한 효과적인 훈련 기법이 수립되어 있는 기술을 연마하는 방법이다.

2. 개인의 컴포트 존을 벗어난 지점에서 진행되며, 배우는 사람은 자신의 현재 능력을 살짝 넘어서는 작업을 지속적으로 시도해야 한다.

3. 명확하고 구체적인 목표를 가지고 진행된다.

4. 신중하고 계획적이다.

5. 피드백과 피드백에 따른 행동 변경을 수반한다.

6. 효과적인 심적 표상을 만들어내는 한편으로 거기에 의존한다.

7. 기존에 습득한 기술의 특정 부분을 집중적으로 개선함으로써 이를 한층 발전시키거나 수정하는 과정이 수반된다.



[결국 올바른 방법이 중요하다]


이제 처음 던진 질문에 대해 대답할 차례이다. 나는 이 분야의 '고수'라고 자신 있게 이야기할 수 있을까? 부끄럽지만 아직 고수로 향하는 '그 과정' 어딘가에 있다고 이야기하고 싶다.


아이들을 가르친 경험이나 경력을 시간적인 수치로만 봤을 때, 전문가가 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을 보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나는 부족하다. 아직도 더 좋은 교수법을 배우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아이들을 대하는 자세와 태도도 점점 더 성숙해지고 있으며, 일을 대하는 정성과 진지함도 시간이 지나면서 무르익어 가는 것 같다.


과거보단 분명 발전했지만, 올해는 지난 수년간 일군 성장폭 보다 더 폭발적이고 효과적인 성장을 지속적으로 이루어내는 해로 만들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는 '의식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무엇보다도 내가 하는 일에 대한 피드백이 절실한 상태라고 판단된다.



지난 시간을 돌아보니 내가 가장 집약적으로 발전했던 기간은 영어 선생님들과 스터디를 하며 시범 강의를 하고 피드백을 받았던 시간들이었다. 나의 컴포트 존에서 벗어나 좋은 선생님이라면 이래야 한다는 심적 표상을 기준으로 나를 밀어 부치며 연구를 거듭하고, 주변 선생님들로부터 객관적인 평가를 통해 오류를 수정하고 방향을 바로잡았던 오랜 기간들. 결국 올바른 방법을 통한 노력들이 나를 좋은 방향으로 이끌어 왔다.


단순히 경력이 오래되었다고 해서 실력이 그에 상응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으니 이제 다시 '의식적인 노력'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컴포트 존에서 벗어나려는 노력을 할 차례다. 매일 단순 반복적으로 하고 있는 일들도 이제는 몰입해서 쏟아붓고(Focus)-피드백을 하고(Feedback)-고치는(Fix) 과정을 통해 '잘함'을 넘어서 '탁월함'의 레벨로 끌어올려야겠다.


올해 나의 목표는 'Another Level(클래스가 남다른 수준)'이 되는 것이다. 영혼을 갈아 넣는 '의식적인 노력'을 실천해서 실력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해내겠다.



- 책 '1만 시간의 재발견'을 읽고 정리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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