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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태리치 Apr 11. 2020

이런 취미 어때요? - 일상 편

삶의 품격을 올려준 것들 2


지난 글에서는 내가 그동안 배운 취미들 중 내 삶을 풍요롭게 해 준 운동에 대해 소개했다.

특이한 취미가 멋지다는 주변의 반응이 있어 재미있었다.


이번에는 운동 외에 내가 일상에서 꾸준히 하고 있는 취미에 대해 소개해 보려고 한다.

보편적으로 운동은 생존을 위한 취미라고 생각하는 데 오늘 소개할 취미는 일상의 취향과 관련된 취미이다.




1. 꽃꽂이

경제활동을 시작하면서 가장 먼저 아묻따(아무것도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하고 배운 취미가 꽃꽂이였다.

늘 흔해 빠진 붉은 장미와 프리지어, 안개꽃이 가득한 꽃다발의 패턴에 질려갈 때쯤, 우연히 인터넷에서 접한 화려하고 다채로운 소재의 꽃꽂이 사진에 온 마음을 빼앗기면서 내가 경제적인 여유가 생기면 반드시 플라워 클래스에 등록하리라고 결심했었다.


꽃꽂이 수업을 하는 곳은 많았지만 인터넷에 올라온 센터피스나 플라워 바스켓 같은 작품 사진을 비교해보면서 내 눈에 예뻐 보이는, 다시 말해 내 취향과 맞는 곳을 선택하는 데 공을 들였다. 같은 소재를 가지고도 선생님의 스타일이나 감각에 따라 결과물의 분위기가 무척 다르기 때문에 어디를 찾아가서 배울지는 개인의 취향에 관한 문제라고 생각한다. 만약 꽃꽂이를 배울 예정이라면 작품 사진들을 많이 살펴볼 것을 추천한다.


나는 플라워 클래스에 처음 등록할 당시 주 1회 8주 과정으로 에누리 없이 현금 50만 원을 수강료로 입금했던 기억이 난다. (약 8년 전 이야기라 지금은 수강료가 어떤지 모르겠다.) 무척 큰돈이라 속으로는 벌벌 떨었지만 너무 배우고 싶은 마음에 눈을 질끈 감고 과감히 투자했다. 결론은 배우길 너무 잘했다는 것!


친구들과 함께 했던 원데이 클래스

꽃을 만지는 동안에는 잡생각이 하나도 들지 않고 오롯이 꽃에만 집중할 수 있었다.

아무런 상념 없이 예쁜 자연을 가까이서 만지고 즐기며 힐링하는 시간은 일상의 스트레스로부터 나를 꺼내 주는 휴식시간이었다. 보기만 해도 아름다움에 취하는 꽃을 두어 시간 만지다 보면 마음은 어느새 싱그러움으로 가득했고 행복도 조용히 차올랐다.


꽃꽂이가 끝난 후에도 친구들과 함께 원데이 클래스를 신청하거나 소소한 이벤트로 꽃을 꾸준히 접하려고 노력했는데 그런 경험을 통해 꽃뿐만 아니라 식물과도 친해지면서 나의 일상은 그린소재에 둘러싸인 행복하고 여유 로운 생활이 되었다.


식물은 인간의 정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혼자서 외로울 때 초록이들을 가꾸면서 많은 위안을 얻었다.



2. 독서

누군가 나에게 여가시간에 주로 무엇을 하냐 물으면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책을 읽는다고 답한다.

나의 독서 습관은 작년 여름을 기점으로 중대한 변환점을 맞았고 그것이 내 인생의 터닝 포인트가 되었다.


작년 7월, 나는 체인지 그라운드에서 진행하는 독서모임 '씽큐베이션'에 합류했다.

이전에도 꾸준히 독서를 하긴 했지만 씽큐베이션은 달랐다. 3개월 동안 매주 한 권의 책을 읽고 한 편의 서평을 써서 제출해야 하는 그야말로 고강도의 독서 토론모임이었다. 읽어야 할 책의 수준도 엄청나서 내가 그동안 읽은 책들은 무쓸모 했다는 자괴감마저 들게 했다.


3개월 동안 매달 두 번씩 토요일의 휴식을 반납하고 서울행 버스에 올랐다. 양질의 책을 읽고 좋은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과정을 통해 독서의 진정한 기능이 무엇인지를 알게 되었고 '성장을 위해서 이렇게 하면 되는 건가'하는 어렴풋한 느낌이 들었을 때 씽큐베이션 모임은 끝이 났다. 무언가 알듯 말듯한 찝찝한 마음으로 그만두기에는 너무나 아쉬워서 좀 더 확실한 답을 구하고자 다음 기수에도 다시 신청했고 운이 좋게도 연속으로 합격해서 작년 12월까지 6개월 동안 씽큐베이션 독서모임을 지속하는 행운을 누렸다.


나는 혼자서는 한없이 나태해지기도 하고, 스스로를 가열하게 몰아붙이다가 번아웃에 빠지기도 하는 나약한 인간이다. 씽큐베이션이 끝난 후 이 좋은 독서생활을 앞으로 어떻게든 지속해야 된다는 절박함을 느꼈고 지역 커뮤니티에서 사람들을 모아 '리드온'이라는 독서모임을 통해 강력한 환경설정을 하기에 이르렀다. 모임에 대한 책임감 덕분에 지금까지도 매주 한 권의 책을 읽고 서평을 쓰면서 깊이 있는 독서를 유지하고 있다.


코로나 이전의 리드온 독서모임 / 지난 3개월 동안 리드온과 함께 읽은 책

독서를 하고 서평을 쓰면서 내 삶은 차츰차츰 달라졌다.

책을 읽고 서평 쓰는 습관을 통해 나의 생각을 간결하게 정리하고 남들에게 정확히 전달할 수 있는 힘을 기르게 되었고, 내면의 상처도 조금씩 치유되어 자존감도 높아지면서 멘탈이 건강해지는 경험을 했다. 브런치에 이렇게 글을 쓰고 있는 것도 다 책을 읽고 서평을 쓰기 시작한 게 발단이었다.

이제는 주변에 좋은 사람들도 같이 성장하고 서로의 변화를 지켜보는 기쁨으로 독서를 하고 있다.


단언컨대, 독서 그 자체는 삶을 변화시키지 않는다. 다만 삶이 변화할 수 있는 터닝 포인트를 제공할 뿐이다.


지인이 했던 말이 아직도 머릿속에 강렬하게 남아있다.

"도서관 B열 312번에 앉아 7시간 내내 책을 붙들고 독서하는 사람이 성공하는 게 아니야. 그 책을 읽으면서 불현듯 떠오른 생각을 실천하기 위해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는 사람이 성공하는 거야."라고.


독서는 생각을 변화시키지만 삶을 변화시키는 건 강력한 행동이다.

나는 독서를 통해 나의 삶을 변화시킬 행동을 이끌어내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

작년에 스스로 엄청난 성장을 했다고 생각하는데 올해는 또 얼마나 성장할지 기대가 된다.


독서는 큰돈이 안 드는 데 효용성은 엄청난 취미이다. 모두들 이 좋은 취미에 발을 담가봤으면 좋겠다.




같이 읽어보면 좋은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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