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항상....

왜 그리 무엇을 계속하니

by 박혜민

청소년 상담사 1급 연수가 끝이 났다.

무언가가 끝이 났는데, 뿌듯함 보다는 왠지 모를 허망감이 찾아왔다.


무엇을 찾아 이렇게 쫓아왔는지


이제는 무엇을 따라가야 할까 하며 눈을 크게 뜨고 무언가를 찾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아!

나를 즉시 했다.


상담 연수를 마치면서

나를 상담해야지.. 내가 나를 상담해줘 봐야지 생각을 했는데

나를 내담자로 두고 상담해 보자.


상담자: 혜민님, 연수를 이수하신다고 고생 많으셨어요.

내담자: 네, 엄청 고생했어요. 그런데 말이지요. 허망해요. 이수하고 나면 뿌듯할 줄 알았는데, 내가 무엇을 위해 이리 열심히 했나? 허탈함이 남아요. 내가 자격을 딴다고 해도 달라지는 것은 없는데 말이지요.


하하하... 더 이상 말이 이어지지 않는다.

상담받으러 가야겠다.


일 년에 두 번 만나는 지인을 보러 갔다. 멀리 외국에서 살고 있어 한국에 들어올 때마다 본다. 그래서 일 년에 두 번 정도 만나는 지인들이다. 만나는 빈도는 적어도 오랜 시간 나를 지켜본 지인들이다.


차 마시고, 밥 먹고, 이야기 이야기가 끝없이 나온다.


한 참 근황을 이야기 나누다.

한 명이 묻는다.


"혜민아. 넌 항상 바쁘다. 어찌 그리 에너지가 넘치니?

난 아무것도 안 해도 너무 버거운데, 넌 만날 때마다 새로운 걸 계속하고 있어."


좋은 말로 포장이 되어있지만, 그 속의 내용을 왠지 알 것 같았다.


"응? 내가 만날 때마다 새로운 걸 했었어?"


내가 해왔던 것들을 하나하나 나열한다. 그리 크게 성과를 내지 못했던 나의 과거들을 이야기한다. 내가 파놓았던 삽질들이다.


내가 무엇을 위해 이렇게 삽질을 하고 있지?

무엇을 그리 찾고 있지.


연수를 끝내고, 내가 나에게 물었던 질문과 같은 질문이라

놀랐다.


내가 나에게 질문했을 때는 대답을 안 하고 그냥 넘어갔지만, 이렇게 질문을 하니... 천천히 대답했다.


"나는 새로운 무언가를 배우지 않으면, 살아있는 것 같아. 새로운 것을 배우고 성장하면 잘 살아가고 있다고 생각되는 것 같아.

다른 사람은 아이 키우고, 일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하지만 난 그것으로는 부족한 것 같아. 그래서 항상 무언가를 새롭게 더 하고 있지."


"그러게... 나는 아이 키우고, 일만 해도 너무 버거운데, 너는 항상 거기에다 더 무엇을 하더라.."


"그지, 나도 요즘 그걸 생각해보고 있어. 내 안의 어떤 결핍으로 내가 이렇게 자꾸 무언가를 쫓는지 말이야."


대화를 듣고 있던 다른 지인이 한 마디 한다.

"꾸준히 계속하고 있잖아. 그건 결코 쉬운 것 아니야!"


네가 해 온 무수히 많이 삽질들이 어떠한 성과도 가지고 오지 못하니, 그냥 내 하던 일이나 잘해라. 너의 아이 잘 키우고, 다른 무언가를 할 시간에 쉬어라라고 이야기해 주는 그 말도 참 맞는 말이다.


이미 나는 두 아이의 엄마, 한 사람의 아내, 교사로서 역할을 하고 있다. 이것만 해 나가도 훌륭한 삶이다. 이미 충분하다.

하지만 내 안의 나는 그것으로 부족한 가보다. 남들에게 보여주기 위해서 이러는 것은 아닌데....


나도 고민하고, 생각하는 것을 타인에게 들으니 더 생각이 많아진다.


무엇을 찾아서

이리저리 헤매고 있는 걸까?

삽질을 하더라도, 그것을 알고 해야지..

열심히 달리더라도

내가 가고자 하는 목적지는 알고 가야지...


중요한 건

내가 그것을 찾고 있다는 것

내가 그것을 고민하고 있다는 것


내가 현재 고민하고 있다는 그것이

내가 현재를 살고 있다는 것이다.


아마 난.

또 바빠질 것이다.


난 다음 만날 때

또 다른 것을 하고 있을 것이다.


왜냐고, 그것은 내가 살아가고 있다는 것이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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