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 다시 시작하자

난 이미 가지고 있었다

by 박혜민

한 동안 브런치에 글을 쓰지 않았다. 단독 저서를 쓰고 싶은 마음에 나의 글을 컴퓨터에 꼭꼭 숨겨두었다.

그리고 책을 쓰고, 출판사에 투고하고, 하지만 답이 없는 출판사 아니면 거절의 메시지를 받으며 한 없이 작아졌다.


이리저리 방황을 하며 더 이상을 글을 쓰지 않았다.

내가 그동안 노력했던 것이 마치 무의미하다고 느껴지고, 바보 같이 느껴졌다.

가장 가까운 사람이 던지는 비웃음은 내 가슴을 아렸다.


새벽 5시에 일어나 열심히 책을 쓰던 나의 행동은, 헛짓거리가 되어버린 순간이었다.


왜, 헛짓거리를 했냐고

그래서 무엇을 얻었냐고


그 말이 정말 너무 아팠다.

한 동안 정신을 못 차렸던 것 같다.


이것저것 해 오며 법을 잘 알지 못해, 곤란한 상황을 겪으며

경제적인 손질을 입기도 했다. 정말 내가 바보 같아서 한 동안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가슴에 박힌 그 아픈 말이, 가장 가까운 사람의 비웃음이 나를 그만두게 만들었다.


어젯밤 꿈을 꾸었다.

신랑이 운전하는 차를 타고 가는데, 시외버스터미널을 지나는데 버스 3대가 동시에 나를 향해 점점 다가왔다. 차는 찌그러지고 나의 얼굴 바로 앞까지.. 이러다 죽겠다는 생각이 머리를 스쳤다.


꿈이었다. 악몽을 꾼 것이다.

잠에서 깨어나 한 참을 생각했다.


내 삶이 나에게 주도권이 없구나.

가까운 사람의 비웃음, 가까운 사람의 판단에 나의 행동을 멈췄구나.

정말 바보 같은 행동이, 그 말에 멈춰버린 것이란 것을 알게 되었다.


책을 출판하지 못하면 어떤가? 내가 쓴 글은 나에게 남아있다.

새벽에 책을 쓰기 위해 컴퓨터 앞에 앉았던 나를 내가 기억한다.

출판사의 투고 경험을 내가 기억한다.


내가 가지고 있는 유튜브 채널에 오랜만에 들어갔다.

2018년부터 올린 동영상의 수는 262개이다. 그런데 나의 영상을 보는 사람은 별로 없다.

내가 내 것을 정리해야겠다는 생각에 유튜브 스튜디오에 들어가서 상세페이지를 눌러보았다.

그리고 너무 놀랐다. 7년 전 내가, 아무 생각 없이 엉망진창으로 올렸던 유튜브를 바라보며,


"아! 이걸 누가 보겠어!"


상세 페이지를 하나하나 클릭하다 보니, 브런치 작가라는 나의 소개글이 눈에 들어왔다.

맞다. 나 브런치 작가였는데, 브런치에 글을 쓰고 있지 않구나.


다시 브런치에 글을 쓰자.


내가 이미 가지고 있는 나의 유튜브 동영상을 정리하자.

이미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을 다시 정리하자.


타인의 평가가 아니라, 내 삶을 내가 정리하자.


밖에서 찾지 말고

내 안에서 찾자.

답은 내가 가지고 있다.


다시 시작하다. 브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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