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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랑이 Apr 30. 2023

나는 20대 당뇨 환자다.

소아비만으로 얻은 병

나는 소아비만으로 일평생을 살았다.

중1 때 세 자리를 돌파했으니 그때부터 내 장이

얼마나 혹사당했을지는 안 봐도 뻔한 일이다.


물처럼 마시는 탄산음료,

정제 탄수화물로 가득 찬 식단,

남들보다 두 세배는 많이 또 빠르게 먹는 식습관까지.

췌장이 '나 일 못해! 안 해' 해도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살을 빼기 전에 나는 분명 당뇨환자였다.

혈당이 음식을 먹으면 널을 뛰었고 그게 무서워서

병원을 안 갔다. 무시했다. 검사를 안 받았다.


20대에 당뇨환자라니.

뚱뚱하긴 해도 나 정도면 건강한 편이잖아!라고 스스로를 위로했지만 자기 합리화의 다른 이름일 뿐. 내 몸은 고장 나고 있었다.


비만으로 유래된 2형 당뇨는 다이어트만으로도 병의 호전을 보인 다고 한다. 나도 살을 많이 빼고 나서 혈당이 많이 안정을 찾았다. 하지만 한번 당뇨환자는 죽을 때까지 당뇨환자다.  탄수화물 가득한 음식을 먹으면 200까지 치솟는 혈당은 이미 망가져버린 장을 보여주는 것이겠지.


살을 빼겠다고 결심한 이후로 한 번도 안 먹은 것이 탄산음료랑 떡볶이다. 옥수수도!  혈당이 롤러코스터처럼 치솟는 걸 보고 기겁한 적이 있다. 가축을 살 찌울 때 옥수수가루를 먹인다던데... 진짠가보다.


나는 여전히 당뇨환자고 평생 당뇨환자일 것이다.

내당능장애도 결국 전당뇨라고 하지를 않던가.

평생 조절하면서 살아야 한다.

파괴된 췌장세포는 돌아오지 않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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