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에

by Tae

가끔은 바라지는 않지만 ’만약에‘ 일어나면 어떨까 궁금하게 하는 생각들이 있다. 예를 들면 길거리 가판대의 물건을 훔쳐간다거나, 운석이 떨어진다거나 하는 그런 웃긴 이야기들 말이다.


이 ’만약에‘라는 말에 나는 오늘 하루종일 흔들렸다. 평소에 안열던 커튼을 활짝 열고 창 밖을 내다보며 창가의 죽어있는 꽃을 보는 체 하거나, 문 앞을 서성거리면서 바람을 느끼는 척을 해야했다. ’만약에‘ 벌어질수도 있는 일을 나는 무시하고 싶지 않았기에, 아니 무시할 수 없었기에 바보같은 짓을 해야했다.


결국 나의 바보같은 상상은 현실이 되지 못했다. 내심 안도의 한숨을 쉬었는지 모르겠다. 그치만 마음 한 켠에 무거운 짐을 얻은 것 같았다. 한편으론 기뻐하고 한편으론 아쉬워하는 나 자신을 나도 이해할 수 없다.


어쩌면 나는 가판대의 물건을 훔치고 싶었고, 운석이 떨어지길 바랬을지 모른다. 어쩌면 나는 딱 한번 마지막으로 창가에 죽은 꽃이 아니라 다른게 서있길 바랬을지도 모른다. 그때 나는 어떤 표정을 지었을까. 그때 나는 무슨말을 했을까.


이것또한 바보같은 상상이란걸 금새 깨닫고는 다시 커튼을 닫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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