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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움이란

by 아무개


외로움이란

홀로 숨을 쉬는 것이다


입김이 흐려진 유리창에

혼자 남은 손바닥을 대보는 일,

그 온기가 결국 자신에게도

닿지 못한다는 걸 아는 것이다


외로움이란

잠들기 직전, 머리맡의 베개가

어쩌면 눈물보다 더 차갑게 식어가는 것,

빛을 끄는 손이

손잡이조차 두드릴 곳 없는 순간이다


누군가 옆에 있어도

목소리가 당신을 향하지 않을 때,

전혀 다른 언어로 말하고 있는 사람들 틈에서

입술을 닫는 연습만 하게 될 때

그것이 외로움이다


외로움이란

달빛이 기울어지며

벽지의 나뭇가지 그림자마저

내게 등을 돌리는 밤,

모든 것이 나를 비껴가는 그 순간,

홀로 숨을 쉬는 자신이

가장 낯설게 느껴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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