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어 있는 우체통에
너의 계절을 접어 넣는다
떨어진 잎사귀 끝에 매달린 말들이
한참을 망설이다 바람이 된다
너를 부르다 멈춘 입술 사이로
서늘한 숨결이 스쳐가고
아무도 모르게 접힌 마음은
흐린 달빛 아래 젖어간다
잊힌 이름들이 바람결에 풀릴 때면
나는 끝내 부치지 못한 편지 한 장
네가 오지 않을 밤에도
늦은 안부를 접어 넣는다
들키지 않도록
아주 천천히, 아주 조용히
주로 시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