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무거움을 허락하지 않는 연습

by 아무개


타인의 기분을 품고

내 속을 저울질하지 말라

그 또한 저마다의 바람에 흔들리다

사라질 먼지일 뿐


어쩔 수 없이 발 디딜

시간마저,

내가 붙잡아 무게를 더할

의무가 아니다


이미 입 밖으로 흘러간 말,

그 말이 남긴 파문을

되짚는 순간마다

너는 스스로를 고문한다


회색의 말풍선,

그 답장이 가져올

천 개의 가능성 위에

너의 심장을 걸지 말라


사람들이 너를

어떻게 호명하는지

그 불확실의 그림자를

너의 이름으로 받아쓰지 말라


비로소

모든 무게를 내려놓는 저녁,

너의 숨은

아직 아무도 닿지 못한

첫 번째 하늘을

다시 배운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집에 가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