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의 기분을 품고
내 속을 저울질하지 말라
그 또한 저마다의 바람에 흔들리다
사라질 먼지일 뿐
어쩔 수 없이 발 디딜
시간마저,
내가 붙잡아 무게를 더할
의무가 아니다
이미 입 밖으로 흘러간 말,
그 말이 남긴 파문을
되짚는 순간마다
너는 스스로를 고문한다
회색의 말풍선,
그 답장이 가져올
천 개의 가능성 위에
너의 심장을 걸지 말라
사람들이 너를
어떻게 호명하는지
그 불확실의 그림자를
너의 이름으로 받아쓰지 말라
비로소
모든 무게를 내려놓는 저녁,
너의 숨은
아직 아무도 닿지 못한
첫 번째 하늘을
다시 배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