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지연 배우 이야기를 듣고
임지연 배우를 처음 알게 된 건, <인간중독> 여주인공으로 발탁되어 송승헌과 호흡을 맞춘다며 화제가 되었을 때였다. 청순한 외모에 아직 신인 배우인 그녀가 노출신이 부담도 될 법한 영화를 찍는다는 이야기에 좀 더 눈에 담았었다. 그리고 그렇게 지나갔다. 그녀가 어떤 작품을 찍었고, 많은 작품을 찍어서 잠시 휴식기를 가졌다가 다시 스크린에 나올 때에도 인식하지 못한 배우였다.
<더 글로리> 드라마가 화제라, 남편과 저녁을 먹으면서 봤다. 저녁을 먹으면서 볼 수 있는 드라마가 아니란 것은 왜 아무도 알려주지 않았는가. 잔인한 학교 폭력이라는 단어에서 ‘잔인한’의 수위가 내가 생각한 수준보다 높았고, 결국 저녁을 다 먹고 난 후에 영상을 켤 수 있었다.
연진아 체를 만든 임지연 배우는, 소름 돋게 가해자의 역할을 잘 해냈다. 아주 잔인하고, 안하무인이며 나르시시즘에 빠진 그런 인물. 드라마 속 연진이 역할을 잘 해낸 임지연 배우의 개인사를 알게 되었다. 공부를 잘하는 그녀는 어릴 때부터 끼가 많았다고 한다. 고등학교 때 공부를 열심히 해서 한예종에 들어갔고, 대학생활 내내 연기를 할 수 있는 활동에 참여하느라 너무 바빠서 좋아하던 연인과 헤어졌다고 한다.
대학교 졸업반 때 그녀는 기라성 같은 배우가 소속된 기획사에 찾아갔고, 그때 우연히 소속사 대표님을 만나서 오디션을 보고 합격했다고 한다. 당찬 성격과 실력으로 신인 배우로 다양한 작품에 주연, 조연으로 출연할 수 있었다. 화제성은 높았지만, 촬영한 영화나 드라마가 흥행하지 못하면서 그녀 또한 유명세에서 한걸음 떨어졌던 것 같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흘러 그녀는 8년 만에 <더 글로리>로 유명 배우가 되었다.
내가 하고 있는 일에서 연차를 따질 수도 없고, 성공한 사람의 스토리대로 성공할 수 있을지 여부는 알 수 없지만 가끔은 차근차근 자신의 역할에 최선을 다한 사람이 빛을 볼 때 나도 그나 그녀처럼 그렇게 될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지게 된다. 누구에게나 처음은 있는 거고, 힘든 과정 속에 웃으면서 즐기는 사람이 승자라고. 그렇지, 연진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