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 3 독일 - 베를린
품격있는 자태. 영롱한 빛깔.
모든 걸 꿰뚫어 볼듯한 날카로운 눈빛.
공작섬의 공작님.
베를린에서 교환학생을 하고 있는 승훈이 덕분에 가이드 북에는 나와있지도 않은 공작섬에 방문했다. 강렬한 태양 때문에 조금 힘들었지만, 자유롭게 돌아다니는 공작들이 갑자기 날개를 펼치기 시작하면 나도 모르게 탄성을 내지르게 된다. 공작섬 가운데에 있는 카페에 앉아서 맥주를 마시고 있으면 저 멀리서 공작 한 마리가 눈치를 보며 슬금슬금 다가온다. 뭐라도 얻어먹어 볼 심산이다.
사람들을 워낙 많이 만나서 겁을 상실한 우리 도도한 공작님은 테이블 사이 사이를 신나게 헤집고 다닌다.
카페 앞에 설치된 스프링쿨러는 무지개를 만들었고, 그 주위에서 신나게 물장난을 하는 남매의 모습도 너무 귀여웠다.
- 베를린 공작섬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