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자치기구 의견청취모델1

by 숟가락

각자가 겪은 삶의 궤적과 그 과정에서 만들어진 다양한 생각은 사람들 사이에 다름을 만든다. 교육현장은 다른 분야와 비교할 때 인간관계의 밀도가 대단히 높은 편으로 다름이 갈등으로 표출되기도 한다. 학교에서 구성원 간의 갈등이 많아지고 있다. 갈등을 꼭 부정적으로 볼 필요는 없다. 사람들이 의사 결정에서 배제되었을 때 갈등이 보이지 않기도 한다. 민주주의는 갈등을 합리적으로 해결하는 방법이다. 갈등은 피한다고 해결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관계를 개선하는 방향으로 처리되어야 한다. 특히 학교에서 벌어지는 갈등은 교육적 차원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그러나 학교에서는 합리적인 방식으로 갈등이 해결되지 않고 있다. 학교 구성원에 의해 제기된 민원이 학교 교육을 잠식하는 현상도 종종 발생한다. 교사는 학부모 민원을 가장 두려워하고, 학부모는 자신들의 의견이 존중받지 못한다고 생각한다. 민원은 국민이 행정 기관에 원하는 바를 요구하는 일을 뜻한다. 서비스를 제공하는 행정 기관과 서비스를 제공받는 국민이 나뉜다. 학부모의 요구는 민원의 성격과 다르다. 학부모는 학교 교육주체이기 때문에 학부모들의 생각들은 민원이 아니라 의견이다. 그 의견은 학교 구성원들이 함께 고민하고 해결해야 할 문제이다.

학교에 제기된 의견을 해결할 사람은 누구일까? 원칙적으로 따지면 학생 의견은 학생자치회가, 학부모 의견은 학부모회가, 교직원 의견은 교직원회가 처리해야 한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다. 학생이나 학부모가 학교 운영에 대해 의견을 말할 수 있는 소통 구조가 체계화되어 있지 않은 학교가 많다.

학생, 학부모의 의견 제시는 정당한 활동이지만 표현 방식이나 처리 과정에서 갈등이 유발되기도 한다. 교직원은 학생, 학부모의 의견을 해결해야 할 숙제처럼 여기거나 학교에 대한 공격으로 받아들이기도 한다. 학교에 제기되는 의견에 대한 교직원의 부정적 인식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교직원 스스로 변해야 하지만 인식 변화에는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 또한 학교자치가 자리 잡지 못한 현재 상황에서 중간 단계가 필요하다.

그래서 학부모가 중심이 되는 ‘학교의견청취모델’을 제안하고자 한다. 학교의견청취모델은 작은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민주적 장치이다. 학생자치회, 학부모회, 교직원회의 공식적인 기구에 포함되지 못한 사람들의 목소리를 청취할 수 있고, 그 목소리가 전체에게 울릴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다. 이러한 제안은 새로운 것은 아니다. 학부모가 교육주체로 선 학교에서는 다음과 같이 학부모회를 운영하고 있다.

학부모회 임원이 정기적으로 한 달에 한 번씩 전체 학부모들의 의견을 받는 자리를 마련했어요. 학부모가 학교에 직접 의견을 전달하는 것은 서로 부담스러워서 학부모회에서 공식적으로 의견을 받았어요. 그 의견을 교감, 교무부장 선생님께 전달하고 해결 방법을 함께 고민했어요. -B학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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