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태윤 Sep 03. 2023

가짜 실패에 쫄지 않으려면

인생의 리바운드 성공 법칙

실패는 늘 예상치 못한 순간에 찾아온다. 


불현듯 다가온 그것은 나를 당황하게 만들고, 어설프게 대응해 상황을 더욱 악화시킨다. 어찌어찌 실패의 쓴맛을 이겨내고 극복한다고 해도 끝이 아니다. 실패는 다양한 상황에서 찾아오고, 이것을 반복하다 보면 실패라는 단어만 들어도 왠지 모를 두려움을 느끼게 된다.



저번주에 리바운드라는 영화를 봤다. 어찌 보면 뻔한 청춘 스포츠 드라마의 플롯이다. 망해가던 어느 한 농구팀이 실패를 맛본 후, 깨달음을 얻고 성장해서 말도 안 되는 성과를 도출하는 그런 이야기 말이다.


그런데 그 흔한 이야기에 나는 감동했다. 그들의 모습에 큰 희열을 맛보았고, 강코치의 명대사는 나의 마음속에 새겨졌다. 왜 이렇게도 익숙한 이야기에 나는 매료되었을까? 나도 지금 비슷한 상황이기 때문일까? 아니면 그들은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없이 이겨낸 모습을 보며 대리만족하기 때문일까?


최근 내가 겪고 있는 실패에 대한 회고와 더불어 드라마에서 인사이트를 얻은 극복방법을 정리해 나만의 극복 가설을 만들어보고자 이 글을 준비했다.


최근, 마침내 헤어질 결심을 했다. 


마케팅 대행사 생활이 아닌 내가 속한 브랜드를 키우기 위해 호기롭게 퇴사하고 차가운 6개월의 구직 시간을 보낸 후 만난 그 회사와 말이다. 나름 잘 보내보기 위해 마음을 다잡는 글도 써보았지만 결론은 이별을 준비하게 되었다. 슬프게도 말이다.


이번 실패는 생각보다 타격이 크다. 새로운 직장을 구해 떠나야 하는 것은 머리로는 인지하고 있다. 그러나 낯선 환경에서 적응해야 한다는 스트레스 보다 더 크게 다가오는 것은 또 다른 실패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다. 이번에도 또 실패하지 말라는 보장이 있지는 않기에 더 마음이 무거워졌다. 


그렇다고 버티기 모드에 돌입하기엔 상황이 좋지 않다. 이번에 찾아온 이별은 로미오와 줄리엣만큼은 아니지만 외부 상황이 좋지 않고, 시점의 문제이지 언젠가는 찾아와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그렇다. 지금 나는 엄청 쫄아있다. 실패도 반복되면 내성이 생기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았다. 하긴 반복만으로 쉽게 내성이 생겼다면, 내 몸은 김종국 뺨치게 몸짱(?)이 되었겠지. 하루만 무리해도 쉽게 생기는 근육통에 금방 운동을 포기하지 않고 말이다.


그렇다고 넋을 놓고만 있을 수는 없는 법. 실패를 극복하기 위해 내가 인사이트를 얻은 것을 토대로 나름의 해법을 정리해 보고 이 글을 이후로 이겨내보고자 한다.


결국, 쫄지 않기 위해선 마음이 중요하다.


실패에 대한 부담감을 낮춰야 한다. 그렇게 위해서는 나의 사고를 바꿔야 한다. 왜 실패가 두려운가? 그것을 해결하기 위한 나의 정열을 불태우고 또 태우다 보면 내 안에 아무것도 남지 않는다는 생각 때문이다. 이러한 생각을 없애야 한다. 그래야 도전에 대한 부담감이 해소되어 실패를 극복할 움직임을 시도할 수 있다.


디지털 마케팅을 하다 보면 모든 광고 소재가 좋은 성과를 가져오진 않는다. 예산은 한정되어 있고, 계속 실패만 할 수는 없기에 가설을 세우고 검증하는 실험을 토대로 나만의 성공방법을 찾아야 한다. 매달 성과가 안 나온다고 좌절할 필요는 없다. 내가 세운 가설이 틀렸다는 것을 검증했다고 생각하면 된다. 그리고 또 다른 가설을 도전하고 또 검증하면 된다. 그렇게 반복해지만 발견할 수 있는 것이 있다. 이것은 비단 디지털 광고에서만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이번 이직은 내가 세운 가설 중 하나가 실패한 것이다. 내가 세운 가설이 틀렸으면 다른 가설을 세우고 도전하면 된다. 가설 하나가 잘못되었다고 내 인생 전체가 실패한 것은 아니다. 7년간의 마케팅 대행사의 경험. 그리고 1년 넘게 쌓은 인하우스 마케팅의 경험. 그와 동시에 경험한 대학원 생활. 이러한 경험이 축적되어 지금의 내가 있는 것이다. 그러니 걱정할 필요는 없다. 조금(?)은 피곤하겠지만, 가설이 검증되면 거기서 오는 행복이 더 클 것이기 때문이다.


리바운드를 보다 보면 이런 대사가 나온다.


" 농구하다 보면 슛 쏴도 안 들어갈 때가 있다. 아니, 안 들어갈 때가 더 많지. 근데 그 순간의 노력에 따라서 기회가 다시 생기기도 한다. 리바운드. 내 선수생활 실패하고 제대로 이기는 방법도 모르면서 느그들 내몰았거든. 왜? 겁이 났으니까. 그러다 실패를 했지. 근데 그거는 진짜 실패는 아니더라고. 그리고 지금 여기에 같이 있을 수 있는 것은 그 가짜실패 덕분이더라고. 어떻게든 리바운드를 잡아낸 거지. 느그들이 앞으로 무엇을 하던 겁먹지 말고 달려들어가지고 다시 잡아내라. 명심해라. 농구는 끝나도 인생은 계속된다. 중앙고. 함할까? "  - 출처 : 영화 리바운드 대사


누구나 실패는 두려울 것이다. 나도 그렇다. 그러나 영화 속 대사처럼 그것은 가짜 실패이다. 내가 극복할 또 다른 찬스를 얻게 만들 순간 중 노력의 일부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두산백과를 보면, 리바운드를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 "농구 경기에서 슛을 한 공이 바스켓 안에 들어가지 않고 림(rim)이나 백보드(back board)에 맞아 튕겨 나온 것을 잡아내는 기술이다. 농구 경기에서 리바운드 장악은 경기의 승패를 결정짓는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농구에서 리바운드는 치열하다. 그 순간 공을 잡느냐 아니냐에 따라 점수를 획득할 수도 잃을 수도 있다. 어찌 보면 인생은 리바운드의 연속이다. 슛을 쏘다보면 어김없이 실패하는 순간은 찾아올 것이다. 그 가짜실패에 쫄아서 적극적으로 뛰지 않으면 실점할 수도 있다. 가짜 실패를 극복할 때 찬스를 잡을 수 있다. 이번 헤어짐이 또 다른 헤어짐이 아닌 찐한 로맨스이길 바라며 이만 글을 마친다.

작가의 이전글 뜨겁거나 차갑거나, 계속 나아가야 하는 이유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