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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태윤 Apr 30. 2023

‘나’라는 브랜드 알아가기

나만의 특별한 경험을 기록하는 마케터

  나는 브랜드를 좋아한다. 각 각의 브랜드만이 가지고 있는 이미지, 이야기 등 다양한 매력이 있으며, 그것을 알아보고, 소유하고, 사용하면서 얻는 특별한 경험이 좋았다.


  20대 중반 대학내일 인턴 시절, 대학생 서포터즈를 운영하면서 처음 DSLR을 찍어보게 되었다. 참가자들이 환하게 웃고 즐기는 순간을 포착해 공유하면 사람들이 즐거워하는 모습이 좋았다. 이러한 사진이 주는 즐거움이 좋아서 카메라를 구매하기 위해 여러 카메라 브랜드를 알아보았다. 그러다 캐논의 캐논 EOS 60D 광고 카피를 보고 큰 감명을 받아 본격적으로 캐논 브랜드에 대해서 찾아보기 시작했다.


취미라면, 진심으로

  좋은 사진을 찍기 위해서 지하철 위에서까지 올라가는 위트 있는 일본 TVCF와 매력적인 카피를 보며 사진을 취미로 찍을 나의 모습을 상상하며 즐거워졌다. 이후 국내 여러 정보를 찾아보던 중 당시 광고하던 "EOS 700D의 the DSLR moment 탄생"광고를 보고 캐논 카메라를 사야겠다고 결심하게 되었다.


출처: 캐논 EOS 700D 광고_the DSLR moment 탄생 캡처

  인생을 살아가면서 다시 오지 않을 순간이 많다. 그 순간을 기록하기 위해선 DSLR이 좋으며, 지금까지 이야기가 가장 공감되는 캐논 카메라를 사야겠다 결심했고, 10년을 넘어 지금까지 사용하게 되었다. 이러한 브랜드를 경험한 기억이 좋아 대학생 이후 나의 목표는 브랜드 마케터가 되는 것이며, 현재 그것을 직업으로 살아가고 있다.


  전문적인 브랜드 마케터가 되기 위해 지금까지도 노력하고 있다. 브랜드와 관련된 다양한 책을 읽고 공부하는 것을 시작으로 대학원까지 진학했으며, 최근에 졸업했다. 심지어 전공은 브랜드 커뮤니케이션이지만, 사실 아직도 브랜드에 대해서 잘 알고 있다고 당당하게 말하기엔 모호하다. 그 모호함이 주는 갈급함이 지금까지도 브랜드를 공부하게 하는 원동력이 되었지만, 답답함이 남아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다 오글클 3기 첫 번째 미션으로 퍼스널 브랜딩에 대한 주제를 받게 되었다. 운영자로부터 공유받은 여러 가지 자료를 읽어보던 중 김키미 작가가 쓴 “오늘부터 나는 브랜드가 되기로 했다”를 읽고 큰 영감을 받았다. 브랜드의 모호함은 나만 느낀 감정이 아니란 것에 대한 안도감과 그가 브랜드의 모호함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 흥미로웠다.


  “브랜드는 ‘거시기’할 정도로 모호하다면 무척이나 모호한 영역이고 두루뭉술한 개념이다. 하지만 그러므로, 누구나 쟁취할 수 있기도 하다. ‘브랜드를 형성하는 것 자체가 곧 브랜드다’라는 말이 있다. 나와 나의 동료, 나의 친구들, 그리고 당신처럼 평범한 개인도 브랜드가 될 수 있다. … (중략) …  ‘오늘부터 나는 브랜드가 되기로 했다’ 하면 내가 살아온 삶은 브랜드 스토리가 된다. 나의 이름은 브랜드 명이 된다.”

*출처: 오늘부터 나는 브랜드가 되기로 했다 - 김키미 저.


  나에게 모호하고 어렵게 다가왔던 브랜드가 갑자기 가깝게 느껴지는 영감을 주었다. 내가 좋아하는 캐논 카메라와 아이폰, 토스 등뿐만 아니라 나라는 존재도 브랜드가 될 수 있다는 것이 이전과는 다른 새로운 울림으로 찾아왔다. 브랜드를 알고자 노력했지만, 정작 나라는 브랜드에 대해서 알아보고 고민하고 답을 찾는 시간에 대해서는 시간이 너무나도 적었구나.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나라는 브랜드를 알아가고 나만의 브랜드 스토리를 만들어 가기에 앞서 “나라는 브랜드가 가진 변하지 않을 가치”를 먼저 찾아보고자 한다. 이 과정을 통해 나는 무엇을 보여주고 싶을지 알아갈 수 있으며, 나아가 내 안의 브랜드를 발견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1) 자신을 이루는 키워드를 생각나는 대로 모두 나열

남성, 30대 중반, 3인 가구, 브랜드 마케터, 직장인, 사진 촬영. 영상 촬영, 책 보기, 글쓰기, 달리기, 정리하기, 기획, 서비스 기획, 프로모션 기획, 브랜딩, 마케터, 디자인, 일잘러, 무라카미 하루키, 음악, 조립하기, 영상 보기, 육아, 대화하기, 여행, 탐험, 기록하기, 공감, 소통, 함께 공유하기, 경험하기, 체험하기


2) 키워드의 유사성과 맥락에 근거해 그룹으로 정리

그룹 1) 남성, 30대 중반, 3인 가구

그룹 2) 브랜드 마케터, 직장인, 기획, 서비스 기획, 프로모션 기획, 브랜딩, 마케터, 디자인, 일잘러

그룹 3) 기록하기, 사진 촬영. 영상 촬영, 글쓰기

그룹 4) 경험하기, 체험하기, 여행, 탐험, 육아 정리하기, 조립하기, 영상 보기, 독서, 무라카미 하루키, 달리기, 음악

그룹 5) 대화하기, 공감, 소통, 함께 공유하기


3) “보여주고 싶은 나”에 해당하는 그룹 정리

그룹 2) 브랜드 마케터, 직장인, 기획, 서비스 기획, 프로모션 기획, 브랜딩, 마케터, 디자인, 일잘러

그룹 3) 기록하기, 사진 촬영. 영상 촬영, 글쓰기, 경험하기, 체험하기

그룹 4) 경험하기, 체험하기, 여행, 탐험, 육아 정리하기, 조립하기, 영상 보기, 독서, 무라카미 하루키, 달리기, 음악


4) 그룹을 한 문장으로 정의

나만의 경험을 기록하는 사람

브랜드 마케터


5) ‘보여주고 싶은 나’를 한 문장으로 정의

나만의 특별한 경험을 기록하는 마케터


  나라는 브랜드에 있어 “경험하기”는 매우 중요한 키워드라 생각한다. 경험할 당시의 생각, 기분, 느낌이 좋았기에 다양한 도전을 할 수 있었고, 지금의 내가 만들어지게 되었으니 말이다. 그러나 경험이 주는 기쁨은 수명은 생각보다 짧았다. 인간의 기억력은 한계가 명확하며, 시간이 지남에 따라 경험했던 당시에 주는 기쁨이 점차 사그라지는 것이 슬펐다. 그래서 기록에 대한 중요성이 머릿속에 각인되었으나, 그것을 꾸준히 하기엔 나의 게으름이 큰 걸림돌이었다.


  나만의 변하지 않는 가치를 찾는 과정에서 알게 된 “나만의 특별한 경험을 기록하는 마케터”는 그래서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내가 경험할 특별하고 귀중한 경험을 잘 기록하고, 그것을 스토리로 잘 가공해 이야기하면서 살아가야 긴 시간이 흘러도 기록이란 매개체를 통해 다시금 회상하고 기뻐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까지는 캐논 카메라를 통해 사진으로 기록하는 것에만 만족감을 누렸다. 내가 행복한 당시의 순간을 기록했기에, 기록한 사진을 보며 당시의 기억을 회상하며 즐길 수 있어 좋았다. 그러나 아쉬운 점도 존재한다. 시간이 오래 지나면 당시의 감정이나 생각까지는 명확하게 상기하긴 어려웠다.


  이번 글을 통해 나라는 브랜드를 찾아가는 여정이 시작되었다. 이전보다는 선명한 목표를 설정하게 되었고, 나만의 특별한 경험을 기록하는 방식으로 나는 “글쓰기”를 선택하게 되었다. 글쓰기만큼 내 생각을 잘 정리하게 하는 방법은 없다고 생각하며, 글이야말로 긴 시간이 흘러도 가장 훼손에 대한 염려가 적은 방식은 없다고 생각한다. 내가 늘 모호하다고 생각했던 브랜드가 나라는 브랜드를 배우며 조금씩 명확해지는 기분을 느끼고 있듯이 꾸준한 글쓰기 기록을 통해 명확한 브랜드에 대한 이해도가 생기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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