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감 없이 일이 안 되는 내게 꼭 필요한 프로젝트
나는 마감을 좋아한다.
업무의 데드라인이 다가올수록 마감에 대한 압박이 극한의 집중력을 만들어낸다. 그렇게 아슬아슬하게 결과물을 만들고, 또 다른 마감을 마무리하러 움직인다.
곰곰이 생각해 보면 나는 스스로를 몰아세우면서 일하는 스타일인 것 같다. 극한의 위기를 스스로 만들고, 그 상황에서 이겨내는 과정을 좋아하는 것 같다. 성취감이 좋아서인지 아니면 게으름의 극치인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이런 내가 최근 변화해야 하는 상황에 봉착하게 된다.
그 계기는 내가 올해부터 시작한 글쓰기를 하면서 발생했다.
오글클이란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매주 글을 쓰는 미션을 진행하고 있다. 쓰기 습관을 만들고 싶은 마음에서 시작한 것이지만, 나의 습관대로 마감을 두고 진행하게 되었다.
(최근 작성한 콘텐츠는 해당 링크로 확인 가능하다.)
6주가 지나도 변한 없이 글쓰기 마감(?)을 진행하던 어느 날. 운영자로부터 조언을 듣게 된다.
마감을 앞두고 여러 번 수정해서 그런지
문장이 매끄럽게 이어지지 않는다.
치열한 윤문 과정이 필요해 보인다는 말이 이어지자 평소 나의 글쓰기 형태를 고백하게 되었다. 평소 마감을 앞두고 쓰다 보니 글쓰기 교정에 시간 투자가 힘들다고 이야기하자 아래와 같은 이야기를 전달받았다.
마감은 내가 필요한 결과물을 만들어 내기 위해 스스로를 극한으로 몰아세우는 행위이다. 그러나 글쓰기와 같은 행동을 진행하기에는 적합한 형태는 아니다. 운영자의 이야기처럼, 정해진 루틴을 만들고 꾸준히 글을 써야 윤문 과정을 통해 나만의 날카로운 글이 나올 수 있는 것이다.
변화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운영자의 글을 읽었고, 루틴에 대한 답이 하나 둘 보이기 시작했다.
루틴을 만들 수밖에 없는 환경으로 스스로를 몰아넣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작고 가벼운 것부터 차근차근 나에게 맞는 루틴을 찾아가는 것이 중요하다.
출처: 루틴의 힘 - 생산성을 붙잡는 비밀
그것이 루틴을 만드는 첫 발걸음이라는 생각이 크게 공감을 주었다. 그래서 먼저는 이것을 공론화하고, 스스로 할 수밖에 없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일을 만들기 시작했다.
먼저, 이 사실을 아내에게 공유하고 함께 지키자고 결단했다.
나만의 루틴을 잘 행하는지 누군가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큰 힘이 되고, 러닝메이트가 있어야 완주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것도 공론화의 과정이다. 이 글에서 내가 앞으로 만들고자 하는 올해 루틴을 적고 실천하며, 겪은 경험을 기록하는 공간으로 브런치를 사용하고자 한다.
다음으로는 나만의 루틴을 프로젝트로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꼭 일을 할 때만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것일까? 내 삶에서 나만의 프로젝트가 필요한 시점이 아닐까? 프로젝트는 회사에 업무에서만 적용한다는 생각의 틀에서 벗어나고자 한다.
내가 생활하고 있는 삶의 영역 역시 다양한 프로젝트가 이루어질 수 있는 공간이다. 평소 과업중심적인 나의 성격을 고려할 때 루틴을 프로젝트화해야 추진력을 발휘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해서 앞서 조언과 같이 소소하지만, 나에게 꼭 필요한 3가지 루틴화 하고자 하는 목표를 정리했다. 이 목표는 실제 실행하면서 자주 바뀌겠지만, 최소 1달간 유지하며 고정화하고자 한다.
나만의 루틴 만들기 1. 매일 1시간 이상 글쓰기
점심 쉬는 시간 30분
저녁 모든 일과를 마치고 30분
총 글쓰기 시간을 늘 1시간 이상 유지하기
주말에는 집중해서 1시간 이상 글쓰기
최소 1주일에 1~2개 콘텐츠 업로드 목표
나만의 루틴 만들기 2. 매주 1권의 책 읽기
출근길 지하철 시간 1시간
퇴근길 지하철 시간 1시간
일과 중 쉬는 시간 활용
매주 책 1권을 읽기
인사이트를 요약해 블로그에 기록하기
(글쓰기 소재로 활용)
나만의 루틴 만들기 3. 매주 1개 이상의 브랜드를 경험하기
평소 관심 있는 브랜드 보이면 핸드폰에 기록하기
매주 1가지 금주에 경험할 새로운 브랜드 선정하기
해당 브랜드를 직접 경험하기
경험한 내용을 정리해서 블로그에 기록하기
(글쓰기 소재로 활용)
이러한 나만의 글쓰기 루틴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위와 같이 정리해서 블로그에 업로드했다. 그리고 오글클 운영자에게 공유하자 다음과 같은 조언을 들었다. 이오플래닛에서도 이와 같은 글이 사람들에게 많은 공감을 얻을 수 있으니 한번 이 글을 공유해 보라는 이야기였다. 참고로 이오플래닛은 스타트업 창업자, 종사자들이 스타트업 관련 글 올리는 커뮤니티이다. 어차피 공론화라는 단계가 이곳저곳에 떠벌려야 가능한 것이기에 기쁜 마음으로 포스팅했다.
그리고 포스팅한 지 3일 만에 이오플래닛 뉴스레터에 내 글이 실리게 된다.
이제는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넜다. 한 말이 있기에 부끄러워서라도 글쓰기 루틴을 유지할 수밖에 없으며, 함께하는 러닝메이트가 있기에 끝까지 완수해 보고자 한다. 루틴을 실행하면서 이런저런 시행착오를 겪게 되겠지만, 함께하는 사람들이 있어 힘내서 꾸준히 글을 쓰고자 한다.
그리고 처음 글쓰기 루틴을 다짐하고 지금까지 5일의 시간이 지났다. 다행히 아직까지 루틴을 잘 수행하고 있으며, 금주 목표인 1권의 책을 읽고 책리뷰 겸 나의 생각을 정리해서 포스팅 완료했다. 또한, 최근 독일의 카메라 브랜드 '라이카'가 공개한 신제품이 카메라가 아닌 시계라는 소식을 접하게 되었다. 시계의 명칭은 'ZM 모노크롬 에디션'인데 평소 카메라와 시계에 관심이 많아 해당 브랜드를 알아보고 체험해보고자 한다.
이 프로젝트는 기한이 없다.
마감을 좋아하는 나에겐 참 힘든 업무가 될 것이다. 하지만 이미 공론화가 되어있고, 함께할 러닝메이트가 있으며, 이것이 주는 힘을 경험하고 싶다. 이 글을 쓴 1달 후 후기 때 다양한 결과가 쌓여있길 소망하며 이만 글을 마치고자 한다.
F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