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화 -
미니멀에 대해
군대 가기 전에 라코스테 피케셔츠를 색깔별로 모았고, MLB모자도 팀별로 모았습니다. 그런데 군대를 다녀오니 이것들을 아주 구식이 되어있었고 모두 중고나라 매물이 되어버렸죠.
그래서 유니클로만 찾기 시작했습니다. 로고 없고. 유행을 타지 않는. 3년 뒤에도 5년 뒤에도 똑같을 그런 베이직한 느낌을. 그러다 누군가가 그러더라고요. 제 옷이 재미가 없다고. 최소한 아이템 하나 정도는 취향을 드러낼 수 있는 것을 입으면 어떻겠냐고요.
그쯤 무신사를 만났던 것 같아요. 쏘로굿 부츠를 사서 신었고, 큼지막한 로고와 그래픽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또 그러다가 어느새 놈코어가 유행이 되었고, 미니멀을 추구하는 브랜드들이 속속들이 생긴 것 같아요.
이런 흐름 속에서 깨달은 바는 패션도 음식과 같다는 점이에요. 미니멀은 흰쌀밥과도 같아요. 자주 먹지만 그것만 먹기엔 심심한 것이죠. 그래도 확실한 건 질리지 않아요. 아마 몇 년 뒤에 꺼내 입어도 별 어색함이 없을 그런..
셔터. SHIRT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