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크크를 통해 두 권의 책을 발간했다.

by 향기로울형

부크크를 통해 두 권의 책을 발간했다. 시와 에세이를 묶은 『시시한 밤』, 그리고 소설 『아직 도착하지 않은 나에게』다. 두 책은 장르도, 결도 다르지만 같은 시간 안에서 함께 만들어졌다. 길지 않은 기간이었지만, 그만큼 밀도 있게 나의 글을 책이라는 형태로 완성한 시간이었다.

먼저 기존에 써 두었던 글들을 다시 읽으며 선별하는 과정부터 시작했다. 『시시한 밤』은 일상의 단면과 감정을 담은 시와 짧은 에세이들을 중심으로 구성했다. 내용은 크게 '시를 쓰는 밤'과 '시를 읽는 밤'으로 구성했다. '시를 쓰는 밤'은 그동안 쓴 시들을 묶었다. '시를 읽는 밤'은 좋아하는 시에 얽힌 일화나 내 생각들을 쓴 산문들을 담았다. 제목 그대로 ‘시시한’ 밤이지만, 그래서 더 솔직하고 가까운 나만의 이야기들이 모였다. 이 책의 정가는 11,000원이다. 분량이 정해지면 부크크가 알아서 가격을 책정해 준다. 부담 없이 손에 들 수 있는 가격이면서도, 책의 가치가 가볍게 느껴지지 않기를 바랐다.

『아직 도착하지 않은 나에게』는 브런치스토리에 올라있는 <담장 위 하얀 찔레꽃>을 수정 보완한 것이다. 고심 끝에 소설 제목도 바꿨다. 소설이라 조금 다른 방향의 작업이 되었는데 하나의 이야기 흐름을 유지해야 했기 때문에, 전체 구조와 문장의 호흡을 여러 번 점검했다. 아직 완전히 성장하지 못한 상태, 가능성과 불안이 함께 존재하는 청소년 시기를 소설로 풀어내고 싶었다. 분량이 많지는 않아서 이 책의 가격은 9,300원으로 책정되었다.


부크크 플랫폼을 활용한 책 제작 과정은 비교적 간결했다. 원고를 정리한 뒤 내지 파일을 만들어 부크크 홈페이지에 올리면 된다. 표지는 부크크에서 디자인한 유료 표지를 구매했다. 책의 분위기와 잘 어울리는 것으로 골랐는데 인쇄본을 받아보니 색깔이나 디자인이 마음에 들었다. ISBN은 부크크가 알아서 넣어주었다. 판형 선택, 종이 옵션과 같은 실무적인 선택들도 차분히 하나씩 진행했다. 짧은 기간이었지만, 책 한 권이 만들어지기까지 필요한 단계들을 직접 경험하며 ‘출간’이라는 일이 결코 단순하지 않다는 것도 체감했다.

이 작업은 나에게 작은 성취이자 기록으로 남는다. 글이 파일에서 머무르지 않고, 실제로 구매하고 읽을 수 있는 책이 되었다는 사실은 생각보다 큰 감격을 주었다. 『시시한 밤』과 『아직 도착하지 않은 나에게』는 그렇게 진지한 과정 속에서 세상에 나왔다. 지금 당장은 부크크 서점에서만 구매가 가능하고, 승인이 나면 알라딘, 교보문고 같은 온라인 서점에서도 판매가 된다고 한다. POD출판의 특성이 주문을 받은 후 인쇄해서 배송하는 시스템이라 구매자가 기다리는 동안 인내심이 많이 요구된다고 한다. 부크크에서는 작가에게 일정 수수료를 받고 8권을 미리 인쇄해서 확보해놓고 주문 즉시 배송하는 서비스를 하고 있다. 이런 서비스도 좋은 것 같다.


후일담. 책이 다 나온 다음에야 알게 된 사실이 있는데 ‘나는 아직 도착하지 않았다’라는 책 제목이 기존 도서로 검색되었다. 일본 작가의 책인데 다행히 지금은 절판된 책이라고 한다. 제목이 완전히 똑같은 것은 아니지만 깜짝 놀랐다. 다음에 책을 낸다면 이런 것들도 꼼꼼하게 살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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