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이 설령 사실이라 하여도 나는 일어서야 한다.

by 향기로울형


모든 아이들의 불안한 눈빛(설마! 모든 아이들은 아니겠지)과 그것에 동조하는 몇몇 아이들의 냉소적인 태도에도 나는 일어서야 한다. 등에서 식은 땀이 흐르고 얼굴이 숨기려고 해도 붉어지고, 뭔가 허둥대는 손짓에도 불구하고, 나는 수업을 마친다. 아... 그것은 의무의 세계, 지독한 책임감의 세계, 그리고 관습형의 슬픈 자화상.. 사람에게 얽매일 수밖에 없는 사회형의 비극. 사회형과 관습형이 빚어낸 아이러니 교사... 그 어디에 교사로 적합한 자질이 있다는 말인가. 나는 손을 씻고 나서 거울 속에 비친 어두운 낯의 자신을 바라본다. 그리고 노려본다. 굳어진 표정, 교사들이 연륜이 묻어날수록, 무표정에 익숙하다.


쉽게 마음을 주지 마. 쉽게 마음을 열지 마. 그럼 다쳐. 상처를 받지 않으려면 네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생각해. 무엇을 향해 나아간다는 뜻도 없이 자꾸만 헛발길질을 하는 축구선수처럼. 골 한번 넣지 못하면 되겠니?


아니지. 아니야. 그때 보성이가 고개를 끄덕였던 것은 뭐지? 보성이가 눈을 감았던 것은 뭐지? 그렇다.. 소통이 있다면, 함께 하는 사람이 있다면... 노래를 불러도 좋지 않은가. 자는 사람이 있다 하더라도, 깨어서 듣는 사람이 나와 함께 한다면 나는 그들의 귀에 아름다운 노래를 부르리. 파랑새가 노래하듯이, 나의 노래가 그들에게 행운을 가져다 주기를 노래하리. 나의 목소리가 헛된 울림이 되지 않도록 나, 노력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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