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은 신중하게 골라야 Day 6
책을 읽는 일은 아주 즐거운 일이다.
그런데 나는 책 때문에 두 번의 곤욕을 겪었다.
하루는 평소와 마찬가지로 방에서 아주 편안한 자세로 책을 보고 있었다.
그때 8살짜리 아들이 방으로 들어와 잠시 나를 본 후 거실에 있는지 엄마에게 갔다.
그리고 방에 있는 나도 들을 수 있게 큰 소리로 말했다.
- 엄마, 아빠가 엄마랑 결혼한 거 후회하나 봐.
- 왜?
- 결혼한 거 후회하는 책 보고 있던데.
나는 그때 김정운교수의 '나는 아내와의 결혼을 후회한다'를 보고 있었다.
별일은 없었지만 아들이 미웠다.
그리고 얼마 후 나는 늘 하던 대로 재미있게 책을 보고 있었다.
이번에도 아들이 내 방에 와서 나를 바라보다가 황급히 지 엄마에게 달려가며 다급히 소리쳤다.
- 엄마, 아빠가 위험한 책 보고 있어.
- 무슨 책?
- 아내 죽이기. 엄마 조심해!
그날 난 일찍 내 방 이불속으로 들어가서 잠든 척했다. 그리고 밤에 몰래 일어나 예스 24 장바구니에 담아뒀던 한 권의 책을 삭제하고 다시 내 방으로 들어와 잘 수 있었다.
삭제한 책제목은 혼자 사는 즐거움이었다.
때론 신중하고 들키지 말아야 할 일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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