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칙과 마음

규칙에 흔들리거나 규칙을 따라 휘청이어야 하는 규칙

by 아주작은행성

시를 거울에 비춘다. 투명하고 불투명한 빛들이 프리즘을 통해 여러가지 갈래로 쪼개진다. 시를 통해 보아온 것들이 있었다. 어쩌면 삶의 경험보다 더 값진 깨달음을 얻은 적도 있었다.


시의 세계에는 각 세계에 맞는 규칙이 존재한다. 반드시 알고 있어야 하는 것들. 어길 수 없는 약속이 있다. 세계를 알아가면 알아갈수록 수많은 규칙과 숨막히는 약속이 많아졌다. 알고 싶지 않았던 것들을 알게 되었다. 아는 규칙들이 좋아하는 마음을 보다 늘어나자 세계는 거대한 톱니바퀴처럼 무서운 규칙이 되어 걷잡을 수 없이 굴러갔다. 나는 거대한 움직임에 대항할 수 없는 규칙이 되었다. 규칙에 흔들리거나 규칙을 따라 휘청이어야 하는 규칙.


미지의 세상을 알아 가는 것보다 이리저리 파헤쳐도 알 수 없는 세계를 좋아했다. 수수께끼로 가득찬 세계가 좋았다. 세계를 좋아하는 시간보다 세상을 알아가는 시간이 많아질수록 세상은 원치 않는 답을 계속 알려주었다. 이윽고 결말이 나올 것 같았다. 재미없는 세상이 될 것 같았다.


이미 알고 있는 세상


아는 마음보다 좋아하는 마음이 크기를 바란다. 아는 것보다 모르는 게 많기를 바란다. 그리고 모르는 것을 좋아하기를 바란다. 알아도 필요없는 답을 아는 사람보다 수수께끼의 규칙을 푸는 사람이길 바란다. 지식보다는 지혜를 얻기를 바란다. 똑똑한 바보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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