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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거북 Sep 11. 2023

참 괜찮은 태도

인생은 쿠키 상자와 같다

 나는 브런치에 에세이를 쓰고 있지만 에세이를 진지하게 읽어본 적은 없다. 이 독후감 매거진을 봐도 알겠지만 에세이는 한권도 없다. 참 아이러니하다.


 이 책에는 다양한 삶의 의미가 담겨져 있다. 등장인물도 수 없이 많이 등장한다. 나를 이 책의 등장인물이라고 생각하고 갖춰야 할 태도에 대해 생각해보기로 했다.


 2022년부터 지금까지 2년 조금 되지 않는 시간, 나는 인생이 참 안풀린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중간중간 좋은 일도 있었지만 좋지 않은 일이 와르르 밀려 들어왔다. 가장 슬픈점은, 출산이라는 인생 최대 행복이 찾아왔지만 중간중간의 불행 때문에 마냥 행복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1년 정도 되는 기간 세 곳의 회사에서 최악의 경험과 함께 퇴사를 경험했다. 회사에 치명적인 피해를 끼친것도 아닌데 반성문을 쓰기도 했고, 가족을 들먹이는 패드립도 들었다. 꾸준히 한길로 걷던 커리어는 방향을 잃고 격랑을 맞았다. 지금은 좌초하기 직전이다. 재취업이 가능할까. 이 일을 하며 가정을 꾸리긴 했는데, 이 일로 계속 가정을 부양할 수 있을까.


 그리고 2022년에는 아버지와 어머니가 동시에 암 투병을 하셨다. 부모님을 돌보기 위해 회사를 쉬어야했다. 어머니는 다행히 완치되셨지만 아버지께서는 작년 이맘때 돌아가셨다.


 팔자가 사나워서 그런가? 전생에 죄를 많이 쌓아서 벌을 받나? 한창 괴로울 때, 특히 부모님 두분이 동시에 투병하실때는 별의 별 생각이 다 들었다. 이름이 좋지 않다는 말을 듣고 개명을 해볼까 하는 생각도 했다. 부모님이 주신 이름을 바꾸기 싫어서 개명은 하지 않았지만, 그런 생각까지 할 정도로 나름 심각했다.


 그런 상황에서 이 책에 등장하는 다양한 사람들을 보며, 삶의 태도에 대해 다시 돌아보게 되었다. 이 책에는 좋은 말들이 정말 많지만 내 상황에 가장 와닿았던 문구는 아래와 같다.


"고진감래 홍진비래는, 쓴 것이 다하고 나면 단 것이 오고, 흥이 다하면 슬픔이 온다는 말로, 인생에서 어려움이 지나가면 좋은 시점이 오고, 즐거운 일이 지나가면 슬픈 일이 닥쳐오니 세상 일에 너무 낙담하지도, 너무 자만하지도 마라."


 이 문구가 정말 위로가 되었다. 인생은 쿠키 상자와 같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2022년부터 2023년까지 인생이 안풀린다고 투덜대고 있었지만, 인생이라는 쿠키상자에서 연달아 두번 맛 없는 쿠키를 집어먹었다고 생각하자.


 2024년의 쿠키가 혹여나 또 떫은맛이면 어떠랴. 그 다음에는 맛있는 쿠키가 선물처럼 다가오겠지. 그런게 인생 아니겠는가. 이 책을 쓴 작가도 다큐멘터리 작가로 일하며 엄청나게 많은 고생과 시련을 맛보았을 것이다.


 나는 직업 특성 상 떨어지는 매출에 대한 방어를 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럴때 보통 이런 식으로 방어하곤 한다. 


"매출이라는 건 한주도 빠짐없이 오를수가 없습니다. 떨어질 때 떨어지더라도 장기적으로 보고, 일희일비하기 보다 전체 추세를 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항상 입에 달고 살던 말인데 왜 내 인생에는 이 말을 대입하지 못했을까. 왜 남들에게는 잘하고 있다, 힘내라고 숱하게 말해주면서 나 스스로에게는 그런 말을 하지 못했을까. 짧은 반성을 하며 이제는 나 자신을 조금 더 사랑해보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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