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 극복해보자
그런 순간이 있다. 내가 지금 제대로 하고 있나 하는 생각. 인생을 살아오며 속도를 중요하게 생각했던 적은단 한번도 없다. 오직 방향성만을 생각하며 살아오고 있다. 방향성만 옳으면 된다. 나를 믿고, 나를 믿어주는 사람들을 믿고 그냥 뚜벅뚜벅 걷자. 다짐은 뿌리와 같이 단단하게 마음에 박히고, 그 뿌리는 내가 살아가는 하루의 원동력이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단히 박힌 뿌리가 무색해질만큼 한 없이 두려워지는 순간이 있다. 모든 것을 포기하고 싶은 순간. 초기화하고 새로 시작하고 싶은 순간. 아직 제대로 무언가를 시작했다고 하기도 어렵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발을 내딛기가 무서운 순간. 쌓아온 것을 내다 버리고 새로 시작하고 싶은 순간. 나는 어디에 서 있는 걸까. 올바른 방향을 바라보고 서 있는걸까? 다 던지고 그저 초보라는 방어막 뒤에 숨고 싶은 순간.
그런 순간을 극복해야 한다. 절대로 포기하지 말자. 사람은 살아가며 숱하게 많은 "그런 순간"을 겪는다. 기어다녀도 충분한데 굳이 일어 서서 걸어야 하나? 고통스럽게 넘어지며 걸음마를 배워야 할 필요가 있을까. 하지만 새는 탄생하기 위해서 알이라고 하는 하나의 세계를 파괴해야 한다.
하루하루 마음이 약해져가지만 그래도 이겨내보겠다. 시간보다 강력한 것은 없어서, 시간은 모든 감정을 무디고 말랑말랑하게 만들어준다. 지금 내 가슴을 찢어놓는 날카로운 두려움도 시간이 지나면 순두부처럼 말랑해질 날이 올 것이다. 그러면 나는 웃으며 지금 이 순간을 되돌아보겠지. 별것도 아닌데 그때는 왜 그렇게 무서워했을까? 하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