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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거북 Aug 14. 2020

정신에 투자하고, 도전하고, 배우라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

 학교 다니던 시절 도서관에서 스쳐가듯 읽었던 책이다. 기억이 가물가물해져가던 찰나에 서점에 갔는데 20주년 기념판이 눈에 띄어 구매했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직설적인 화법이 아닐까 생각한다. 정말 쉽다. 난 책을 읽는게 매우 더디다. 꾸준히 읽으려고 노력하지만 그래도 아직 유튜브를 보는게 재밌고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에서 시간을 때우길 좋아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다 읽는데 3일이 채 걸리지 않았다. 


1. 무슨 책인가?

 이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부자 아빠와 가난한 아빠를 등장시키고, 돈을 위해 일하는 평범한 사람과 돈이 자신을 위해 일하는 시스템을 구축해둔 사람을 비교한다. 그리고 부자 아빠가 되는 방법에 대해 쉽게 서술한다. 최근에 읽었던 부의 추월차선도 그렇고, 이 책도 그렇고 공통적으로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하나로 수렴된다. "자산이 현금을 창출하게 해라. 재정적인 독립을 이루어내서 한살이라도 젊을 때 자유를 누려라" 너무 좋은 말이다. 


2. 당신의 정신에 투자하라

 일관되게 "정신"을 강조한다. 가장 먼저 투자해야 할 자산은 금융 지능을 발전시키고 모르는 것을 배워 자신을 부자로 만들어줄 정신이고, 그 정신에 꾸준히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사실 경제/투자 서적에 이런 이야기가 나와서 좀 놀랐고 신선했다. 나는 개인적으로 긍정적인 마인드와 인내심, 배우고자 하는 마음이 향후 남은 인생을 지배한다고 생각해왔다. 이런 것들도 어떻게 보면 건강한 정신이라고 할 수 있겠지. 꼭 부자가 되겠다는 거창한 목표가 아니라도 삶을 주도적으로 살아가는데 있어 필수적인 태도라고 생각한다.


3. 가난한 아빠는 나쁜가?

 정말 진심으로 자신의 업이 좋아서, 재정적 자유와 관계없이 본인의 업을 최선을 다해서 하는 그 자체를 즐기는 사람. 유재석은 아직 자신의 집이 아닌 전세에 거주한다고 한다. 연예인들이 하는 사업이라던가 부동산 투자 등을 일절 하지 않고 오로지 본업인 방송을 통한 수입으로만 삶을 영위하고 있다. 유재석을 예로 든 것은, 이 책에서 이런 부류의 사람들, 소위 말하는 가난한 아빠(유재석은 부자지만)를 너무 무능하게만 묘사한 것 같아서이다.

 개인적으로 자신의 본업에 충실하며 평생을 살아왔고, 비록 풍족하지는 못하더라도 가족을 부양하고, 자식을 교육 시키고 독립시킨 역사속의 수 많은 이름없는 아버지들을 폄하하고 싶지는 않다. 삶의 방향성이 다른것이라고만 생각하고 싶다.


4. 사업은 고도의 전문성인가?

 사업이라고 함은 보통 고도의 전문성을 떠올린다. 한 사람이 직접 장을 봐서 사온 최고급 재료로 정확한 레시피를 따라 햄버거를 만든다면 그건 맥도날드 햄버거보다 훨씬 맛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그 사람이 맥도날드보다 부자인 것은 아니다. 사업은 얼핏 보면 고도의 전문성을 요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그 어떤 것보다도 철저히 분업화된 "시스템"이다.

 특히 지금은 그 어느때보다도 창업에 대한 진입장벽이 낮은 시대다(쉽다는 건 아니다). 인스타그램, 블로그, 스마트스토어, 오픈마켓 등 앉은 자리에서 자신의 서비스와 제품을 판매할 수 있고 유튜브나 블로그, SNS와 같은 개인 채널을 통해 트래픽을 만들고 광고 수익을 얻는다. 이 책의 초반부에 뭐든지 실행하라는 말이 나온다. 이 책의 저자는 9살때부터 치약뚜껑을 녹여 돈을 만들어내려고 한 사람이다. 일단 부딪혀 보는게 중요하다.


5. 실패가 두려운가?


 이 책에서는 성공하는 사람과 실패하는 사람을 이렇게 정의한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경험삼아 극복하는 사람이 성공하고, 실패가 두려워 시도조차 하지 않는 사람을 실패자로 규정한다. 그들은 실패하지 않을 지언정 결코 성공하지 못한다. 성공하는 사람들은 몇번 실패할지언정 결국 성공한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하지만 인격이 형성될 시기에 하루의 대부분을 보내는 학교에서는 실패하면 점수를 깎아버린다. 회초리로 두들겨팬다. 점수로 선택권을 제한하고 인생을 결정짓는다. 학창시절 경험한 교육이 실패를 그저 두려워하게끔 사람을 만든다. 그래서 그런지 이 책의 작가는 한결같이 학교를 싫어하는 태도를 보여준다. 쓰다보니 나도 열받네.


 10대 시절에 이 책을 읽고 감명을 받아 그때부터 득달같이 자산을 만드는데 집중했으면 어땠을까? 운이 정말 좋았다면 재정적 독립을 이루어냈을수도 있고, 그게 아니더라도 최소한 경험은 많이 쌓았을 것이다. 하지만 슬프게도 30대 유부남이 된 나는 적어도 현재로선 이 책에서 말하는 가난한 아빠가 되었다. 돈을 위해 5일을 일하고 남은 2일은 그 다음 5일을 위해 재정비에 몰두하는 사람이 되었다.


 KFC의 창립자인 샌더스 대령은 전역 후 돈이 없어 치킨 레시피를 들고 거리를 헤매야했고, 인생의 황혼기에 접어든 60살에 KFC를 설립하여 벼락부자가 된다. 나의 모토이자 우리집 1호 가훈은 "small success"이다. 너무 늦게 알아버린게 아니라 지금이라도 안 것이 다행이다. 산 정상으로 워프하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등산로 입구에서 스트레칭을 하고 신발끈을 묶는 "작은 성공"부터 차근차근 시작할 것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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