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독후감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글거북 Aug 14. 2020

예언할 수는 없지만 예측할 수는 있다

세계 미래 보고서 2035-2055

 현명하게 잘 살고 싶은 욕망을 가진 사람으로서 미래라는 단어는 언제나 솔깃하다. 물론 미래 서적을 읽는다고 그 미래를 온전히 안다고 할 수는 없다. 미래는 아무도 "예언"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예측"은 가능할 것이다. 2016년에 읽은 미래 서적과 2020년에 읽은 미래 서적은 분명한 차이가 있다는 것이 느껴졌다. 기술이 발전한 만큼 미래를 예측하는 기술도 발전했기 때문일 것이다. 이 책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내용은 아래와 같다.


"2019년 11월에 중국 우한에서 정체불명의 폐렴이 최초 보고되었을때,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AI는 과거의 빅데이터를 분석하여 이 바이러스가 2차 세계대전 수준으로인류 역사를 바꿔놓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리고 인공지능이 예측한대로 이 바이러스는 2차 세계대전 이후 처음으로 인류의 패러다임을 바꿔놓았다. 


우리가 생각했던 미래는 지금 현재가 되어있다


세상은 빨리 변화한다.


 책을 읽으면서 내내 느꼈던 감정은 경이로움과 두려움이었다. 코로나-19에 대한 AI의 예측은 정확히 일치했다. 인공지능의 발전, 테슬라의 자율 주행 등등. 기술은 우리 생각보다 너무나 빠르게 발전하고 있지만 사람들은 그것을 잘 모른다. 흔히 인공지능, AI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산다. 하지만 와닿지 않을 것이다. 당신은 인공지능하면 뭐가 떠오르는가? 1980년대에 개봉한 터미네이터? 2004년에 개봉한 아이로봇? 스카이넷이 인류를 멸망시킬것 같은가? 아니, 인공지능은 지금도 우리 곁에 있다. 


 최근에 피부에 염증이 나서 피부 염증을 검색했는데, 그때 이후로 유튜브를 켜면 피부관리 영상이 나오고, 인터넷 브라우저에 접속하면 계속 피부과 배너 광고가 나온다. 


 이게 인공지능이다. 멀리 있지 않다.


 페이스북, 유튜브를 실행하면 나오는 컨텐츠들, 웹상의 언론지면에 접속하면 노출되는 맞춤형 광고들. 이 모든 것들이 소위 머신러닝이라고 불리는 인공지능이다. 이렇게 하면 좀 와닿을 것 같다.


인류는 답을 찾을 것이다. 늘 그랬듯이


책의 내용에 의거, 지금 시점에서 20년만 더 생존할 수 있다면 빅데이터로 축적한 의학지식과 3D프린터 등을 활용하여 장기를 뽑아낼 수 있다. 과거에 치아가 부식되어 빠지면 끝이었지만 지금은 임플란트가 가능한것처럼, 20년 뒤에는 간, 심장, 혈관, 관절과 같은 인체의 소모품들을 3D프린터로 뽑아낼 수 있다고 한다. 심지어 이 20년이라는 타임라인은 허무맹랑한 희망이 아니라 생명공학의 합리적 예측이라고 한다.


 지구 온난화로 인해 몇년안에 해수면이 상승하여 도시들이 사라질 것이라고 하지만, 이미 인류는 화성에 식민지를 건설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교통 체증이 극도로 심각하다고 하지만, 이미 인류는 자율주행과 단거리 드론을 활용할 교통 혁신을 준비하고 있고 실제 상당 부분 구체화 되어있다.


 인류에게 양질의 고기를 공급하기 위해 지구 곡물 생산량의 15%가 소, 돼지, 닭에게 소비되고, 가축들이 배출하는 탄소량이 매우 심각하다고 하지만 이미 인류는 인공 배양육 공급에 대한 계획을 구체화시키고 있다.


 솔깃하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오래오래 건강하게 살고 싶고, 인류가 어디까지 갈지 궁금하니까. 하지만 나는 개인적으로 초반에는 경이롭게 읽었으나, 어느순간 처음부터 끝까지 "기술이 경이로울 정도로 발전해서 인류는 멸망하지 않고 잘 살거야" 라는 이 책의 내용이 조금 불편해지는 순간이 있었다.


그렇다면 인류의 미래는 편안할까?

 

 인류까진 모르겠지만 나의 미래는 편안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싶다. 난 나의 게으른 본성을 거슬러(진짜 고통스럽다. 슈발치킨) 책을 읽고 독후감을 쓰려고 노력하고 뭐라도 배우려고 노력하니까. 꾸준함이라는 것이 장착되어있지 않아 작심삼일이라도 하려고 노력하니까. 적어도 시류에 뒤쳐져 낙오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럼 인류적 관점에서 보면 어떨까?

 과거에는 업무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말을 달려 파발을 전달해야했고 봉화를 피워야했다. 하지만 지금은 앉은 자리에서 지구 반대편에 실시간으로 구체적인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리소스가 획기적으로 감소했다. 하지만 그로 인해 업무량이 감소하고 노동자들의 삶의 질이 나아졌는가?

 농업 기술 발전으로 현재 미국의 식량 생산량은 전 세계 인구 모두를 먹이고도 남을 수준으로 올라섰다. 하지만, 전 세계도 아닌 당장 미국 내에서도 수많은 사람들이 식량 부족으로 인한 기아로 고통받고 있다. 반면 부유층들은 음식물 쓰레기들과 일회용 플라스틱을 엄청나게 버려대서 지구를 위협하고 있다.

 기술의 발전이 인류의 문제를 해결할 능사가 아니라는 것이다.

 당장 지금만해도 일각에서 인공지능, 자동화로 인해 사라질 일자리들에 대한 소득을 보편적 기본 소득으로 책정해야 한다는 주장을 한다. 기술 만능주의나 정치적 관점을 떠나서 인문학적 관점으로 봤을때 매우 발전적인 논의라고 생각된다.


독후감의 서두에 미래를 예언할 수 없다고 했듯이, 솔직히 잘 모르겠다. 기술이 발전한다고 해서 인류가 잘 산다고 하기는 어렵다. 지구상에 70억명의 사람이 있는게 아니라, 70억 종류의 사람이 있으니까. 인류는 몇번의 대변혁을 거치며 퀀텀 리프와 같은 혁신을 몇번이나 이루어냈고 앞으로도 이루어낼 것이다. 그 주기는 점점 더 빨라지고 있다.


 하지만 한가지 확실한점은 아무리 미래를 예언할 수 없다고 해도 제한적으로나마 예측하려고 노력하고, 또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길이 있다는 점이다. 


끝.















매거진의 이전글 정신에 투자하고, 도전하고, 배우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