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 웨이
난 커피를 좋아하는 편이고, 주말에 카페에 가서 책을 읽는 것을 좋아한다. 비까지 오면 완전 땡큐다. 카페에 갈땐 무조건 스타벅스를 간다. 스타벅스 팬이라고 지칭할 수 있겠다. 이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스타벅스 찬양과, 비즈니스적 관점에서 배워야 할 점에 대한 설명으로 이루어져있다. 현재 내가 몸담고 있고, 앞으로 독립을 하게 되면 영위할 온라인 커머스와 오프라인 위주의 카페 사업은 분명히 차이가 있을것이나 배울점은 있었다.
하지만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그렇게까지 공감이 느껴지지 않았다.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스타벅스와, 실제로 스타벅스를 좋아하는 고객 입장에서 보는 스타벅스는 좀 다른 것 같다. 개인적으로 인상깊었거나 배울만한 점, 공감가는 부분들은 다음과 같다.
스타벅스 커넥션
브랜드와 고객의 정서적 교감. 고객이 지속적인 구매를 창출하게 하는 힘이다. 독점기업? 이라고 정의하기는 애매하다. 하지만 카페에 갈 일이 있다면 무조건 스타벅스만 찾는 나같은 고객들이 많아지면 그것도 일종의 독점이 아닐까 싶다.
이 책은 바리스타들의 미담을 소개한다. 이를테면 고객의 이름을 외우고, 그의 표정이 어두우면 커피잔에 "프랭클린, 오늘은 표정이 어두워보여요. 힘내요 :)" 와 같은 메시지를 적어 감동을 준다. 그리하여 궁극적으로 프랭클린이 스타벅스에 계속 방문하게 한다는 것이다. 난 스타벅스와 깊은 커넥션을 갖고 있지만 솔직히 이 대목은 공감가지가 않았다.
내가 스타벅스만 찾는 이유는 카카오 선물하기로 받은 기프티콘과 스타벅스 카드 때문이다. 스탬프를 모아 기념품을 받고자 하는 사람들도 많다. 하지만 그게 잘못됬다는 것은 아니다. 다만 다를 뿐이다. 땅이 넓고 인구밀도가 널널한 미국과 땅이 좁고 성격 급한 사람들이 사는 IT 강국인 한국은 분명히 다르니까.
어떤 형태로든 브랜드와 고객의 지속 가능한 커넥션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마법처럼 특별한 경험을 추구하라
밥집이든 옷가게든, 고객이 시간을 보내는 장소는 특별하고 인상 깊어야 한다. 우리나라 스타벅스들도 나쁘진 않은 것 같다. 카페들이 다 거기서 거기같아 보이지만 스타벅스는 특유의 스벅다움이 있다. 이를테면 서울 종로에 있는 스타벅스에는 전통적인 기와가 있다던가, 부산 송정에 있는 스타벅스는 파도 모양이 여기저기 있다던가 하는 등의.
2017년에 방콕에 여행을 갔는데, 랑수언 스타벅스라는 곳에 방문했었다. 단순히 이쁘다는 느낌이 아니라, 태국이라는 특성을 정말 잘 살려서 감탄을 했다. 온라인 쇼핑몰로 치환해서 생각해보면 어떨까? 배너 디자인이나 컨텐츠, UI/UX 등이 있을 것 같다.
안에서 번창해야 밖에서도 느껴진다
소위 말하는 입에 발린 소리. 우리 회사에 입사하면 이런것도 해주고 저런것도 해줍니다. 업계 최고의 대우를 해줍니다. 이런 메시지를 요즘 기업들은 마케팅으로도 활용하는 것 같다. 블랭크 코퍼레이션의 남대광 대표는 "난 아무것도 모르는 모지리다. 블랭크의 모든 업적은 직원들이 만들어 낸다. 직원들에게 모든것을 주는것 외에는 난 할수 있는게 없다."라는 취지의 말을 했다. 너무 멋진 말이다.
스타벅스도 모든 파트너에게 의료보험 혜택을 파격적으로 제공했다고 한다. 하지만, 경계해야 한다. 번지르르한 혜택과 복지를 결정하고 자랑하는 것은 쉽지만 실천은 어렵고, 제대로 실천되지 못했을때의 부작용은 매우 크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전에 몸담았던 기업이 업계 최고 수준의 초봉과 전격 자율근무제를 실시했다. 그리고 그것으로 마케팅을 했다. 하지만 현실적인 문제 때문에 유지되지 못하고 바로 중단되었다. 하지만 경영진은 실패를 선언하지 않았다. 회사 홈페이지에는 아직 "업계 최고 대우"라는 글귀가 있다. 운좋게 그 시기에 그 회사에 다닌 직원과 그렇지 못한 직원의 대우가 크게 갈라졌다. 그리고 혜택과 복지를 기대하고 입사 한 많은 직원들은 굉장한 반감을 가지게 되었다.
기업 입장에서 직원이 반감을 갖는 것 만큼이나 큰 리스크는 없다.
접점을 만들어 관계를 성장시켜라
마법처럼 특별한 공간을 통해 인상깊은 경험을 만들어 주었다면, 그 경험을 만들 접점을 확대시켜야 한다. 이를테면 유튜브나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이 있을 것이다.
이건 정말 쉽지 않다. 정답도 없고 가이드도 없다. 사람이 다 다르듯이, 성공사례들을 봐도 각 브랜드들의 컬러가 있을 뿐 정해진 공식이 없다. 하지만 채널을 통해 매출을 올리겠다라던가 팔로워를 늘리겠다는 등의 눈앞의 당근만 보지 말고, 고객과 소통한다는 큰 그림을 보며 꾸준히 진행할 필요가 있다.
스타벅스 파트너가 되어본 적이 없기에, 그들의 입장이 어떤지는 잘 모르겠다. 이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스타벅스에 대한 감동적인 사례들을 나열하고 있지만 그것에 대해 공감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난 스타벅스 커넥션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앞서 말했듯이, 난 고객 응대 과정에서 받은 감동때문이 아니라 스타벅스 카드 및 선물받은 기프티콘 때문에 스타벅스만 찾는다.
미국에서 스타벅스 카드에 충전된 금액이 웬만한 지방 은행의 전체 예금액보다 더 크다는 이야기를 들은적이 있다. 이 책에서 계속 강조하는 고객과 파트너에게 감동을 주는 경험이라는 부분은 기본기다. 반면 스타벅스 카드, 사이렌 오더, 기프티콘 등은 기술의 발전을 통한 스킬이다.
아무리 좋은 스킬이 있어도 스타벅스가 구축해온 기본기가 없다면 지금처럼 성장하지는 못했을 것이다. 그 기본기에 대한 인식을 다시 한번 상기시켜준다는 점에서 좋은 책이었다.
끝.